- 솔파 PD와 걸그룹 리센느의 일본 트릴로지는 자극적인 '갸루' 부캐에 기대지 않고, 인격적인 맨얼굴을 보여준 뛰어난 콘텐츠 기획이었습니다.
- 그러나 장면 전체의 맥락을 무시한 채 단지 '무섭노'라는 사투리 표현 하나로 일베 낙인을 찍으려는 정치권의 행태는 대단히 추잡스럽습니다.
- 찰나의 순간만 잘라내어 상대를 매장하려는 극단적 진영 논리를 거두고, 행동의 결과와 전체 맥락을 살피는 사유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제발 미디어와 온라인 문화의 맥락을 모르면 정치인이나 기득권층이 함부로 일베몰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아저씨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너무 어이가 없고 추잡스러워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고요한 식당입니다. 하이.
최근 걸그룹 리센느가 '안원잘' 채널 콘텐츠를 시발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멤버 미나미와 원이가 일본에서 촬영한 3부작 트릴로지는 유튜브 콘텐츠 관점에서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기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뛰어난 기획에 더럽고 지저분한 이슈가 하나 붙어 버렸습니다. 영상 속에서 당황하며 내뱉은 '무섭노'라는 자연스러운 사투리 탄식을 두고 정치권과 지식인층이 느닷없이 '일베 사투리'라며 낙인을 찍고 나선 것입니다. 콘텐츠 전체의 맥락과 행위의 본질은 무시한 채, 찰나의 음절 하나만 잘라내어 매장하려는 이런 일베몰이는 미디어 권력을 이용한 추잡스러운 폭력에 불과합니다.
단물의 유혹을 떨쳐내고 인격적 서사를 완성한 영리한 기획
이번 미나미의 일본 트릴로지가 찬사를 받아야 하는 진짜 이유는 자극적인 '부캐'의 단물을 스스로 내려놓고 진짜 인물의 서사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기획된 콘텐츠의 호흡 조절을 통해 단순한 재미를 넘어 인격적 서사를 쌓아 올린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미나미는 '갸루'라는 부캐와 '거제 야호' 장면 하나로 대한민국 온라인을 뒤집어놓았습니다. 보통 유튜브 생태계에서는 이런 부캐가 대박을 치면 조회수가 10만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단물을 빠는 게 자본주의적 관성입니다. 하지만 솔파 PD는 리센느라는 걸그룹이 예능인에 머물지 않고 아이돌로서 체급을 키우려면, 미나미라는 사람 자체의 매력에 대중이 빠져들어야 한다는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았습니다.
1편에서 갸루 컨셉으로 유입을 끌어들인 뒤, 2편과 3편에서는 영상 톤을 과감히 낮추며 미나미의 학창 시절, 선생님들과의 관계, 진짜 절친과의 추억 같은 맨얼굴을 드러냈습니다. 자극적인 재미 대신 잔잔한 영상미와 진정성으로 인격적 매력을 더한 것은 그야말로 아이돌 산업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한 탁월한 연출이었습니다.
맥락을 잘라낸 찰나의 단어로 낙인찍는 미디어 권력의 폭력
그런데 이렇게 잘 만들어진 콘텐츠에 김현지 PD를 비롯해 조국 전 장관, 노무현재단 관계자 등 정치권과 특정 진영 인사들이 숟가락을 얹으며 '일베몰이'를 시작했습니다.
특정 어휘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낙인을 찍는 행위는 미디어 소비의 맥락을 왜곡하는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2편 영상에서 갑자기 소리가 나자 자연스럽게 나온 "어 무섭노"라는 경상도 사투리 표현을 두고 일베 말투라며 공격을 퍼부은 것입니다. 미디어 콘텐츠에 종사하거나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이들이라면 이런 낙인찍기가 신인 아이돌 그룹과 창작자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지 모를 리 없습니다. 경상도 주민 절반이 일상적으로 쓰는 사투리마저 '일베 말투'라는 궤변으로 포장해 매장하려 드는 행태는 온라인 맥락에 대한 무지와 자기 세력의 도덕적 우월감이 결합한 추잡한 처사입니다.
박지원 의원처럼 눈치 빠른 정치인은 발을 빼며 선을 긋는데, 트렌드 파악조차 못 한 채 섣불리 숟가락을 얹어 마녀사냥에 동참하는 모습은 참으로 눈꼴이 시려운 비극입니다.
화짱조몰이와 일베몰이, 진영 논리가 만든 대화의 불능
지금 우리 사회는 극우 세력의 '화짱조 몰이'와 거대 야당 진영의 '일베몰이'라는 양극단의 매카시즘에 빠져 소통 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있습니다.
상황을 극히 일부분만 자르고 왜곡하여 해석하는 방식은 본질을 흐리고 대화의 가능성을 닫아버립니다.
언론과 저널리즘 비평에서 자주 쓰이는 대표적인 도식이 있습니다. 도망치는 사람과 칼을 들고 쫓아가는 사람의 전체 그림에서 중간 부분만 잘라내면, 되레 쫓아가던 사람이 위협받는 것처럼 왜곡할 수 있습니다. 정치권의 일베몰이가 정확히 이런 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걸어온 맥락이나 행동의 전체 결과는 외면한 채, 찰나의 순간만 잘라내어 "너 일베지? 너 좌빨이지?" 하고 낙인을 찍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찰나의 단어로 검열하고 공격하면 2030 대중의 눈에 민주당과 기득권은 그저 "자기 눈에 거슬리면 다 일베로 몰아 아웃시켜 버리는 기득권 꼰대들"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스스로의 정치적 입지마저 깎아먹는 지독한 블랙코미디입니다.
일베 문화의 해악성과 맥락적 구분의 명확한 한계
물론 어떠한 오해도 피하기 위해 명확히 짚고 넘어갈 지점이 있습니다. 일간베스트(일베)가 생산해 온 혐오와 조롱의 문화는 대단히 더럽고 치졸하며 사회적으로 배척받아야 마땅한 악습입니다.
문제는 일베라는 악을 처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투리를 쓰는 일반 대중이나 정치적 의도가 없는 창작자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일베 프레임을 씌우는 오만함입니다. 일베 문화를 경계하는 일과 일상적 언어 표현에 일베 딱지를 붙여 검열하는 일은 엄연히 다릅니다. 진영 이익이나 개인의 도덕적 우월감을 위해 억지 꼬투리를 잡는 순간, 그 반일베 투쟁은 자신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독재적 검열과 다를 바 없어집니다.
찰나의 꼬투리가 아닌 '결과와 맥락'으로 사람을 바라보라
결국 우리가 진정 사유해야 할 핵심은 콘텐츠와 인물을 평가할 때 찰나의 단어가 아닌 전체 행동의 결과와 맥락을 보는 태도입니다.
이번 논란에서 걸그룹 리센느와 소속사는 구질구질한 정치적 억지주장에 일절 대응하거나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창작자의 선명한 의도와 완성도 높은 기획으로 대중을 설득한 신곡 '프리티걸'처럼, 자신들이 준비한 당당한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미디어 맥락을 읽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추잡스러운 프레임 놀이에 대중문화가 휘둘릴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사유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요한 식당이었고요. 구독과 좋아요는 영상 제작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면 바이.
FAQ
리센느의 '무섭노' 발언이 왜 일베 논란으로 번졌나요?
영상 중 놀라는 상황에서 나온 '무섭노'라는 경상도 사투리 표현을 일부 정치인과 지식인층이 맥락과 상관없이 온라인 특정 커뮤니티(일베) 용어라며 프레임을 씌웠기 때문입니다.
고요한 식당이 분석한 리센느 일본 트릴로지 콘텐츠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자극적인 '갸루' 캐릭터의 단물에 안주하지 않고, 톤다운된 연출을 통해 멤버 미나미의 인간적인 매력과 서사를 담아내며 그룹의 체급을 높여준 영리한 기획에 있습니다.
일베몰이와 같은 프레임 씌우기가 미디어 생태계에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창작자의 전체 맥락과 의도를 무시한 채 단어 하나로 매장하는 검열 문화가 정착되면 대중문화의 창의성이 위축되고, 사회적 대화와 사유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