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장성의 한 노출 콘크리트 주택은 20년의 시간 동안 정원 집, 홍차 카페, 부부의 증축 공간으로 세 번 변신했습니다.
- 초기 설계 당시 2층 집을 4층 수준의 구조 강도로 튼튼하게 지은 덕분에 세월이 흘러 옥상 증축이 원활하게 가능했습니다.
- 거실 외벽을 내벽으로 품고 온실을 직접 가꾸며, 부부는 삶의 변화에 맞추어 집의 얼굴을 계속 고쳐 나가고 있습니다.

전라남도 장성의 한 오래된 마을, 구식 돌담 뒤로 20년 전 지어진 노출 콘크리트 주택이 서 있습니다. 이 집은 단순히 세월을 견딘 건물이 아니라, 거주자의 삶에 발맞추어 그 모습과 기능을 세 번이나 크게 바꾼 공간입니다. 당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던 부부는 고즈넉한 돌담 풍경에 반해 전원주택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정원지기 아내 심애경 씨와 남편 조성태 씨는 이 집에서 20년을 살며 공간의 형태를 끊임없이 재정의해 왔습니다.
오래된 돌담길의 고즈넉한 풍경과 20년의 세월 동안 점진적으로 변화해 온 현대적 주거 공간이 조화를 이룹니다.
1. 20년 동안 세 번의 얼굴을 바꾼 노출 콘크리트 집
이 집의 첫 번째 얼굴은 순수한 정원 집이었습니다. 아내가 20년 동안 형형색색으로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마다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냈고, 집은 온전히 가족의 안식처였습니다. 그러나 자녀들이 출가하고 남편이 해외로 장기 발령을 받으면서 홀로 남은 아내는 적막을 이겨내기 위해 거실과 다이닝룸을 홍차 티룸(카페)으로 꾸몄습니다. 이것이 집의 두 번째 얼굴입니다.
카페가 정원의 아름다움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방문객이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해외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남편은 거실이 카페 공간으로 바뀌어 정작 자신이 머물 주거 공간이 없어진 상황을 맞닥뜨렸습니다. 정원을 포기하고 아파트로 이사할 수 없었던 부부는 기존 옥상 공간에 H빔과 패널을 올리는 2층 증축을 단행하여 세 번째 얼굴인 단란한 사적 주거 공간을 탄생시켰습니다.
거주자의 취향이 반영된 고풍스러운 가구들로 채워진 집의 두 번째 얼굴입니다.
2. 공간의 변화가 삶을 바꾸고 확장하는 이유
주택은 완성된 순간 굳어버리는 고정물이 아니라, 사는 사람의 인생 주기에 따라 함께 변하는 생물 같은 존재입니다. 가족이 모여 살던 거실이 아내의 자아실현을 위한 카페로 변하고, 남편의 복귀에 맞춰 새로운 비밀 복도 너머의 증축 주거지로 확장된 과정은 주거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건축 초기 정원집 시절의 평면도를 통해 가족의 생활 방식에 맞춘 공간 배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층 딸 방의 작은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타나는 독립된 주거 공간은 외부에서 보았을 때 기존 노출 콘크리트 외벽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삶의 단계마다 필요한 기능에 맞춰 집을 유연하게 재배치함으로써, 거주자는 이사의 번거로움 없이 정원이라는 소중한 터전을 유지하면서도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3. 정원, 홍차 카페, 그리고 증축으로 이어진 동력
이러한 과감한 변신의 중심에는 정원에 대한 아내 심애경 씨의 애정과 이를 지지해 온 남편 조성태 씨의 노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온실을 직접 제작하고 데크와 파고라를 손수 정비했습니다.
거실 한편에 놓인 피아노는 부부에게 단순한 가구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공간의 중심이 되었다.
두 달여에 걸쳐 아크릴 대신 진짜 유리를 끼우고 환기창 디테일까지 살려 완성한 온실은 사계절 정원 생활의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또한 5년 만에 돌아온 남편을 위해 아파트를 알아보는 대신 기존 집을 증축하기로 한 결단 역시, 오랜 시간 정성 들여 가꿔온 정원과 집이라는 터전에 대한 깊은 애정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4. 견고한 골조 설계와 세밀한 직조가 만든 실질적 변화
세 번의 변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축적 비결은 초기 설계의 구조적 튼튼함에 있었습니다. 대학 동기이자 친구인 김민국 건축사는 20년 전 집을 지을 당시, 2층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약 4층 강도에 맞춘 구조 설계를 적용했습니다. 건물이 장차 세월이 흘러 다른 용도나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는 공공성과 확장성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기초부터 견고하게 설계된 덕분에 무리한 보강 공사 없이도 건물을 위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견고한 골조 덕분에 15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옥상에 H빔을 세워 안정적으로 증축 공간을 올려붙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증축 과정에서 과거 외벽으로 노출되어 있던 노출 콘크리트 벽면을 거실 실내 내벽으로 들여오는 독특한 마감을 완성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 콘크리트 질감은 실내 공간에 깊이감을 더해주는 자연스러운 도화지가 되었습니다.
5. 계절과 세월을 따라 또 다시 변모할 집의 내일
노출 콘크리트 집을 유지하는 데는 일상적인 수고와 관리가 동반됩니다. 남편은 세월이 흐르며 외벽에 끼는 이끼와 먼지를 고압 물청소로 씻어내고 발수제를 바르는 작업을 직접 맡아 집을 정성껏 가꾸고 있습니다.
부부는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더 들면, 과거 드레스룸과 피아노가 있던 공간 등을 활용해 1층 중심의 삶으로 돌아가는 '제4의 얼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집을 짓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집이 다시 사람의 인생과 시간을 오롯이 담아내는 그릇이 된다는 사실을 이 노출 콘크리트 주택이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FAQ
아파트 입주 대신 전원주택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아파트 입주 계약을 마친 상태였으나, 우연히 장성의 땅을 둘러보던 중 오래된 돌담 풍경에 반해 아파트를 포기하고 단독주택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거실 공간을 카페로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녀들이 출가하고 남편이 해외로 장기 발령을 받으면서 홀로 남게 되자, 적막을 이겨내고 정원의 기쁨을 다른 이들과 나누기 위해 거실을 홍차 티룸 카페로 바꿨습니다.
2층 증축이 안전하게 가능했던 건축적 원인은 무엇인가요?
20년 전 처음 지을 당시 건축사가 향후 확장 가능성을 고려해 2층 집임에도 4층 구조 수준의 강도로 튼튼하게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노출 콘크리트 외벽은 어떻게 유지 관리하나요?
수년 주기로 외벽에 끼는 이끼와 먼지를 물청소로 제거하고 발수제를 발라주는 지속적인 정성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