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해남에서 100년 된 한옥 폐가를 1년 8개월 동안 손수 수리하며 보금자리를 가꿔온 최경하·민현자 부부는 버스 운전대까지 내려놓고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했습니다.
- 전남 장흥 남포마을의 이성선·현명숙 부부는 겨울철 보름에 한 번 열리는 갯벌에서 30년 넘게 자연산 석화를 채취하며 바다의 순리에 응답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빠른 성과와 효율을 다투는 현대 사회에서, 오랜 시간과 구슬땀이 들어간 노동 그리고 가족 간의 따뜻한 정이 노년의 참된 안식과 행복을 만들어줍니다.

도시의 분주한 삶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가꾸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전남 해남의 100년 된 한옥 폐가를 사들여 6년째 손수 고쳐가며 살아가는 최경하, 민현자 씨 부부와, 전남 장흥 남포마을에서 30년 넘게 바다가 내어주는 석화를 채취해 온 이성선, 현명숙 씨 부부의 사연이 그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두 부부는 은퇴와 귀향이라는 인생의 거대한 전환점에서 소박하지만 단단한 일상을 일궈내고 있습니다.
해남의 최경하 씨는 정착을 위해 잡았던 시골 버스 운전대를 3년 만에 내려놓으며 은퇴를 맞이했고, 1년 전 귀촌한 아들 가족과 함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축하했습니다. 장흥의 이성선 씨 역시 보름에 한 번, 단 3일 동안만 모습을 드러내는 차가운 겨울 갯벌로 향하며 바다가 주는 선물에 감사하는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오래된 폐가를 직접 고치며 부부의 애정이 깃든 안식처로 가꾸어 나가는 일상입니다.
왜 지금 이러한 삶의 방식이 주목받는가
속도와 효율만을 강조하는 현대 사회에서 은퇴 후의 삶은 자칫 상실감이나 방향성을 잃기 쉬운 시간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남들이 외면한 버려진 폐가나 고된 갯벌 노동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삶의 의미와 든든한 안식처를 발견해 냈습니다.
손수 칠을 하고 몰딩을 붙이며 1년 8개월 동안 고친 한옥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부부의 땀방울과 추억이 담긴 '꿈의 집'이 되었습니다. 또한 인위적인 양식이 아닌 100% 자연산 석화를 채취하는 어촌의 노동은 자연의 순리에 겸손히 순응할 때 비로소 얻어지는 고귀한 결실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세월을 지나 비로소 자신만의 속도로 채워가는 일상의 풍경입니다.
새로운 인생 2막을 움직이는 원동력
이처럼 고단한 시골 정착과 고된 노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오랜 시간 축적된 부부간의 깊은 신뢰와 가족들의 따뜻한 응원입니다.
한옥을 고치며 서로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완벽한 2인 1조가 되어 마침내 낭만적인 창고 카페까지 완성해 냈습니다. 남편의 은퇴식 날 한자리에 모인 아들과 며느리, 손녀는 축하 파티를 열어주며 아버지의 지나온 노고에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습니다.
은퇴 이후 새로운 활력을 찾아 나선 부부의 일상이 따뜻한 응원 속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장흥의 굴 밭에서도 사랑은 피어납니다. 칼바람을 맞으며 갯벌에서 가져온 석화를 아내 현명숙 씨가 시원한 굴 떡국과 참숯 불에 구워낸 석화구이로 찰진 한 상을 차려내면, 부부는 서로의 입에 먼 저 굴을 넣 어주며 하루의 피로를 녹여냅니다.
보름에 한 번, 바다가 허락한 시간에 맞춰 갯벌로 향하는 부부의 부지런한 일상입니다.
일상에서 무엇이 달라지고 어떻게 바뀌는가
직장에서의 은퇴는 삶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 6막'의 시작점으로 재정의됩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매일 달리던 버스 운전대를 내려놓은 남편은 조급함을 버리고 정성스럽게 마당을 쓸고 꽃을 심는 여유를 되찾았습니다.
계절과 물때에 맞춰 바다로 나가는 일은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삶의 일부입니다.
자연과 호흡하는 삶은 먹거리와 마음가짐 또한 변화시킵니다. 빈 껍데기를 가려내기 위해 석화를 하나하나 두드려 소리를 확인하는 세심한 작업 과정은,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거짓 없는 진짜를 골라내는 시골 삶의 철학과 닮아 있습니다.
제철 맞은 자연산 굴을 듬뿍 넣어 끓여낸 정성스러운 굴 떡국으로 새해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삶의 자세
집을 완성한다는 것은 한 번에 끝나는 일이 아니라 계절마다 정성을 더해 가꾸어 가는 과정입니다. 부부는 여전히 창문에 나무를 덧대고 겨울 팬지를 심으며 집을 가꾸듯 자신의 삶을 새로이 다듬어 가고 있습니다.
서로를 챙기는 따뜻한 배려 속에 고된 어촌 생활도 기쁨이 됩니다.
새해 아침 정남진 소등섬 위로 타오르는 붉은 일출을 바라보며 두 부부가 빈 소원은 화려한 부귀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마음에 쏙 들게 변해가며 건강하게 오래도록 함께하는 소박한 소원,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삶에서 끝내 지켜내야 할 가장 귀중한 가치일 것입니다.
FAQ
100년 된 한옥 폐가를 수리하는 데 얼마나 걸렸나요?
최경하·민현자 씨 부부는 매입 후 내부를 다 뜯어내고 칠과 페인트 작업을 거쳐 약 1년 8개월 동안 손수 가꾸어 보금자리와 창고 카페를 완성했습니다.
장흥 남포마을 석화 채취는 언제 이루어지나요?
겨울철 물때에 맞춰 보름에 한 번씩, 바닷물이 빠지는 약 3일 동안만 갯벌에 들어가 자연산 석화를 채취합니다.
좋은 석화를 가려내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채취해 온 석화를 하나하나 두드려보았을 때, 꽉 찬 석화는 돌멩이 소리가 나고 알이 비어 있는 석화는 둔탁한 북소리가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