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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삼척 해발 800m 산자락에서 마지막 굴핏집을 지키며 살아가는 마지막 화전민 정상흠 할아버지의 고단한 야생 일상을 소개합니다.
  • 전기와 수도도 없는 척박한 환경이지만,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부모님의 유산과 화전의 역사를 묵묵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 빠르고 편리한 것만 쫓는 현대 사회 속에서, 정성 가득한 노동과 자발적 불편함이 주는 삶의 철학을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강원도 삼척의 해발 800미터 첩첩산중, 문명의 이기가 모두 멈춘 그곳에 대한민국에 단 하나뿐인 온전한 굴핏집과 마지막 화전민 정상흠 할아버지가 살고 계십니다. 모두가 편리함과 빠른 도시의 삶을 쫓아 떠날 때, 왜 할아버지는 여전히 척박한 산골에 남아 불편함을 자처하며 야생의 삶을 이어가고 계실까요?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온전히 손으로 일구어온 그의 삶은 우리에게 진정한 노동의 정성과 자연의 순리가 무엇인지 묵묵히 보여줍니다.

해발 800미터 산골에 홀로 남은 마지막 화전민

강원도 최남단 삼척의 험준한 산길을 꼬박 두 시간 가까이 헤치고 올라가면, 그야말로 시간이 멈춘 듯한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곳에는 굴참나무 껍질을 겹겹이 얹어 지붕을 만든, 요즘은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옛 굴핏집이 우뚝 서 있습니다. 이 집의 주인은 바로 올해로 평생을 산과 함께해 온 정상흠 할아버지랍니다.


산골 집 마당에서 낡은 옷을 입은 노인이 텃밭 채소를 들고 걸어가는 뒷모습

해발 800미터 산속에서 반세기 넘게 홀로 화전민의 삶을 이어온 정상흠 할아버지의 일상입니다.


할아버지는 1960년,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어머니와 아내, 자식들을 데리고 이 깊은 산속으로 들어와 화전을 일구기 시작하셨대요. 한때는 서른 가구, 150명이 넘는 이웃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며 활기가 넘쳤던 산골이었지만, 반 세기가 지난 지금 이 가파른 산자락을 지키는 화전민은 오직 정상흠 할아버지 한 분뿐입니다.

사라져가는 굴핏집과 화전 문화의 마지막 목격

우리가 할아버지의 고단한 일상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신기한 자연인의 삶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할아버지가 살고 계신 굴핏집과 그가 매일 구슬땀을 흘리며 일구는 1,600여 평의 밭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사라져가는 '화전민 문화'의 마지막 숨결이기 때문이죠.


거칠고 두꺼운 굴참나무 껍질 여러 장이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

지붕의 방수와 방풍을 위해 5~6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굴참나무 껍질을 정성껏 준비해 둡니다.


굴참나무 껍질로 만든 구을피 지붕은 눈비와 바람을 막아주지만, 5~6년에 한 번씩은 꼭 손수 새로 이어주어야만 제 기능을 다합니다. 할아버지는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무거운 돌과 통나무를 얹어가며 매번 지붕을 보수하십니다. 이처럼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직 사람의 손길과 자연의 재료로만 유지되는 주거 형태는 이제 결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랍니다.

"돈이 없어서"라는 씁쓸한 현실 뒤에 숨겨진 삶의 철학

"돈 있는 사람은 나가지만, 나처럼 돈 없는 사람은 이 산 밖으로 못 나가지." 할아버지는 산을 떠나지 못한 이유를 덤덤하게 돈이 없어서라고 말씀하십니다. 1960년대 정부의 화전 정리 사업 당시 이주 정착금을 받았지만, 도저히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 산에 남기를 택하셨던 것입니다.


산속 굴핏집 지붕 위에 앉아 인터뷰하는 백발의 할아버지

돈이 없어 산을 떠나지 못했다는 말 뒤에는 평생을 산과 함께해 온 한 사람의 묵묵한 삶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돈 때문만이었을까요? 아내와 네 자녀를 모두 도시로 내보내면서도 할아버지가 끝내 산에 남으신 진짜 비결은, 이 산과 집이 부모님의 정성과 자신의 인생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쓰시던 낡은 물건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손때 묻고 오래된 것이 더 편안하다고 말씀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우리는 물질적인 풍요보다 더 값진 마음의 여유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전기와 수도가 없는 야생의 삶, 스스로 터득한 지혜들

할아버지의 일상에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전기와 수도가 전혀 없습니다. 밤이 되면 캄캄한 어둠 속에서 기름을 넣은 호롱불을 밝히고,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시죠. 밥상 역시 투박하기 그지없습니다. 식은밥에 밭에서 갓 뜯어온 채소 몇 가지, 그리고 조미료를 조금 얹어 슥슥 비벼 먹는 삼시 세끼가 전부랍니다.


산길을 걷는 사람의 다리와 지팡이,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세월의 무게를 지탱하며 묵묵히 산길을 걷는 할아버지의 발걸음에서 인생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물을 얻는 일 또한 만만치 않은 수고가 따릅니다.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 깊은 산속 우물까지 지게를 지고 왕복 40분을 걸어가야 하죠. 젊은 시절에는 무거운 물통도 번쩍 들어 올리셨지만, 이제는 세월의 무게만큼 쇠약해진 다리를 지팡이에 의지해가며 한 걸음씩 묵묵히 나아가십니다. 누더기처럼 기운 옷을 입고 물을 긷는 할아버지의 구슬땀은, 자연의 순리에 온전히 순응하며 살아가는 법을 몸소 보여줍니다.

눈이 내리면 떠나야 하는 겨울, 그리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유산

산골의 겨울은 유난히 빨리 찾아옵니다. 부엌에 쌓아둔 장작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깊은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할아버지도 어쩔 수 없이 겨울 동안은 시내의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십니다. 과거 눈이 너무 많이 내려 기르던 소를 잃었던 아픈 기억이 있기에, 겨울철만큼은 안전을 위해 산을 잠시 비워두시는 것이죠.

봄이 오면 할아버지는 다시 해발 800미터의 굴핏집으로 돌아와 척박한 땅에 씨앗을 뿌릴 것입니다. 평생을 야생에 순응하며 묵묵히 정성을 다해 살아온 마지막 화전민 정상흠 할아버지. 빠르고 편리한 것만을 쫓아 조급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할아버지의 느리고 고단한 삶은 "당신이 정말 쫓고 있는 행복은 무엇인가요?"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FAQ

할아버지가 살고 계신 굴핏집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굴핏집은 기와나 초가 대신 굴참나무의 두꺼운 껍질(굴피)을 지붕 재료로 사용해 지은 전통 가옥입니다. 보온성과 방수성이 뛰어나지만, 수명이 5~6년 정도로 짧아 주기적으로 지붕을 보수해주어야 하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할아버지는 겨울철에도 계속 산속 굴핏집에서 지내시나요?

아닙니다. 강원도 깊은 산골은 겨울에 눈이 무척 많이 내리기 때문에 외딴 산속에서 고립될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겨울 깊이 눈이 내릴 때가 되면 할아버지도 어쩔 수 없이 시내에 있는 가족들의 집으로 내려가 겨울을 보내고 봄에 다시 돌아오십니다.

화전민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을 말하나요?

화전민은 산에 불을 질러 잡목을 태운 뒤, 그 자리에 생긴 재를 거름 삼아 밭(화전)을 일구어 농사를 짓던 사람들을 뜻합니다. 1960년대 이후 산림 보호와 화전 정리 사업 등으로 대부분 사라졌으며, 영상 속 정상흠 할아버지가 이 지역의 마지막 화전민으로 남아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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