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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바이는 단순한 부자의 도시가 아니라, 척박한 사막과 바다를 개척해 온 상인들의 치열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 천연 냉방 장치 '바람탑'과 400원짜리 전통 배 '아브라'는 과거의 고단함을 이겨낸 지혜를 오늘날까지 이어주고 있습니다.
  • 세계 최대 인공섬 팜 주메이라의 경이로움부터 할랄 인증 한우가 잇는 문화적 교감까지, 두바이의 진화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눈부신 햇살 아래 끝없이 펼쳐진 모래빛 풍경, 그리고 그 위로 솟아오른 경이로운 마천루들. 오늘 우리는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사막의 기적, 두바이로 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두바이를 떠올릴 때 세계 최대의 야자수 모양 인공섬 '팜 주메이라'나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금붙이 등 그야말로 압도적인 자본의 상징만을 떠올리곤 하죠. 하지만 이 거대한 현대 도시의 이면에는 척박한 자연에 순응하며 묵묵히 삶을 일궈낸 사람들의 고단한 땀방울이 배어 있습니다.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번영이 어떻게 이토록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그 숨겨진 비결을 찾아 떠나볼까요?

모래와 바다가 일군 기적, 올드 두바이의 시간

두바이 시내 중심을 관통하는 약 14km의 자연 물길, '두바이 크릭(Dubai Creek)'은 이 도시의 출발점입니다. 바다에서 채취한 진주가 모이고 수많은 상선이 드나들던 이 물길을 따라 두바이 사람들은 삶터를 꾸렸습니다. 19세기 페르시아만을 건너온 상인들이 터를 잡았던 알 파히디 역사 지구에 들어서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듯한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이곳의 좁은 골목을 마주한 집들은 산호와 진흙, 석고 등 자연에서 얻은 꾸밈없는 재료로 지어졌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사방으로 뚫린 독특한 구조의 '바람탑(Barjeel)'입니다. 여러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모아 실내로 내려보내고, 더운 공기는 위로 빼내는 대류 현상을 활용한 옛날식 에어컨이죠. 가혹한 사막의 열기를 견뎌내기 위해 자연의 순리에 따랐던 옛사람들의 지혜가 묻어나는 눈물나게 따뜻한 공간이랍니다.

400원의 전통 배 '아브라'가 잇는 과거와 현재

올드 두바이의 부르 두바이와 데이라 지역을 오가기 위해 사람들은 지금도 전통 목선인 '아브라(Abra)'에 오릅니다. 다리와 도로가 없던 시절부터 사람과 물건을 묵묵히 실어 나른, 두바이에서 가장 오래된 대중교통 수단이죠.


두바이 크릭에서 전통 배 아브라를 운전하는 항해사가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승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단돈 400원으로 두바이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아브라는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소중한 이동 수단입니다.


놀라운 것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아브라의 운행 방식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뱃삯은 단 1디르함(한화 약 400원). 오직 현금으로만 결제되며, 선장이 승객들의 얼굴을 기억해 직접 동전을 걷는 모습이 무척 정겹습니다. 400원의 동전 하나로 현지인과 상인, 그리고 이 도시를 처음 찾은 여행자가 한 배에 앉아 크릭의 물결을 가르는 모습은, 빠르고 복잡한 도시의 삶 속에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느리고 여유로운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120억 원의 금반지와 붉은 금, 수크의 진풍경

아브라에서 내려 도착한 데이라 지역은 600개 이상의 상점이 밀집한 중동 최대 규모의 금 시장과 향신료 시장(수크)이 자리한 곳입니다. 전 세계의 금을 다 모아놓은 듯한 이곳에서 단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것은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상에서 가장 큰 금반지입니다.


검은 히잡을 쓴 여성과 정장 차림의 남성이 금은방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규모의 금반지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습니다.


무려 64kg의 무게에 추정 가치만 107억 원을 훌쩍 넘는 이 반지는 55명의 세공사가 45일 동안 직접 손으로 만들어낸 정성의 결정체입니다. 두바이는 순금 부가가치세가 5%로 낮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금을 구매할 수 있어 매일 수많은 방문객으로 북적입니다.

금 시장 곁에는 두바이 가정식의 핵심인 향신료 시장이 이어집니다. '붉은 금'이라 불리는 귀한 샤프란부터 아라비아 커피의 풍미를 부드럽게 해주는 카다멈까지, 코끝을 맴도는 다채로운 향기가 가득합니다. 한국에서 김치를 담가 이웃과 나누듯, 두바이 사람들도 각자의 비법으로 향신료를 배합해 가족과 나누며 따뜻한 정을 이어간대요. 향신료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사막을 건너온 교역의 기억이자 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식문화랍니다.

사막의 생존식 '제시드'부터 할랄 한우까지

전통은 맛으로도 전해집니다. 사막이 대부분이었던 두바이에서 과거 사람들의 든든한 단백질원이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새끼 상어'였습니다. 상어 살을 으깨 말린 레몬(루미)과 마늘, 각종 향신료를 함께 볶아 만든 전통 요리 '제시드(Jesheed)'는 고단했던 시절 생존을 위한 일상식에서, 오늘날 두바이의 역사를 상징하는 특별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고유한 전통을 자랑하는 두바이의 미식계에 최근 반가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무려 7년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100% 할랄 인증을 받은 한국의 한우가 두바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죠.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지켜 도축된 한우는 현지인과 외국인 모두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전체 인구의 90%가 외국인인 거대한 국제도시 두바이. 나이도, 국적도 다르지만 정성이 담긴 음식 하나로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이들의 모습이 참 든든합니다. 당신에게도 삶의 철학과 따뜻한 위로가 깃든 음식 한 그릇이 있나요?


FAQ

두바이 크릭을 건너는 전통 배 아브라의 요금은 얼마인가요?

아브라의 요금은 1디르함(한화 약 400원)이며, 오직 현금으로만 승선 요금을 결제하는 전통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두바이 금 시장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600개 이상의 상점이 모여 있는 중동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순금 부가가치세가 5%로 낮아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또한 기네스북에 등재된 64kg(약 107억 원 상당)의 초대형 금반지 등 압도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두바이 사람들이 전통 요리로 상어 고기를 먹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과거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이었던 두바이 사람들에게 바다는 생존의 터전이었습니다. 당시 상어는 척박한 환경을 견디게 해주는 구하기 쉽고 중요한 단백질원이었기 때문에 '제시드' 같은 요리가 발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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