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말 실리콘밸리 유니콘 기업 몰로코의 200만~300만 달러 투자 기회를 펀드 재원 한계와 분산 투자 전략을 이유로 패스했던 실제 사례를 소개합니다.
- 적당히 좋은 여러 회사에 나누어 투자하는 분산 전략보다 확실하게 탁월한 한 곳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습니다.
- 이 교훈을 바탕으로 현재는 90점 이상의 확신이 드는 극초기 스타트업에 과감하게 100만 달러씩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 철학을 완전히 전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데모데이 김범수입니다. 오늘 영상에서는 제가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몸담으며 가장 뼈저리게 후회하고 아쉬워했던 투자 기회, 바로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 몰로코(Moloco)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시 몰로코가 매우매우 좋은 회사인 것을 알았음에도 저희 펀드가 가진 재원의 한계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명분에 갇혀 투자를 패스했습니다. 이 결정은 제 VC 인생에서 가장 아픈 경험 중 하나가 되었고, 동시에 제 투자 철학을 완전히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 그 비하인드 스토리와 제가 깨달은 진짜 교훈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1. 당시 무슨 일이 있었나: 2018년 말 몰로코와의 만남
제가 몰로코의 안익진 대표님과 투자 유치를 위해 깊이 교신했던 시점은 2018년 하반기였습니다. 당시 몰로코는 이미 수천만 달러 단위의 매출을 내며 엄청난 트랙션을 증명하고 있었고, 시리즈 B 라운드를 조금 확장(Extended)하여 진행하는 상황이었습니다.
2018년 당시 투자 기회를 마주했던 몰로코와의 첫 만남을 되돌아봅니다.
당시 저희 트랜스링크 측에서 원했다면 200만에서 300만 달러 정도는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었습니다. 안 대표님이 한국인 창업자이셨기에 한국계 기관 투자자들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기회를 열어주셨던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깊은 고민 끝에 이 기회를 제 손으로 직접 패스했습니다.
2. 좋은 회사인 것을 알고도 패스했던 진짜 이유
제가 투자를 패스한 것은 몰로코라는 회사가 나빠서가 아니라, 당시 저희가 구사하던 펀드 포트폴리오 전략과 재원의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 제한된 미국 투자 재원: 당시 제가 운용하던 펀드는 이미 조성된 지 2년 정도 지난 시점이었고, 미국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 티켓 사이즈의 부담: 몰로코는 이미 매출 규모가 커서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따라서 의미 있는 투자를 하려면 최소 200만~300만 달러의 큰 금액을 집행해야 했습니다.
- 분산 투자 명분: 제한된 재원 속에서 한 회사에 큰돈을 집중하기보다, 50만~60만 달러씩 쪼개어 초기 스타트업 4~5곳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펀드 전략을 증명하는 데 더 안전하고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창업자의 탄탄한 커리어와 전문성은 투자자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였습니다.
결국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자'는 논리를 앞세워, 기회가 왔음에도 정중하게 거절의 의사를 전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 이 아쉬운 결정이 왜 뼈저린 교훈이 되는가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이 결정은 제가 VC 커리어에서 범한 가장 큰 실수 중 하나였습니다. 결국은 분산 투자했던 여러 곳의 수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몰로코 한 곳에 집중 투자했을 때 얻었을 펀드 수익이 압도적으로 더 컸기 때문입니다.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순간에 대해 깊은 고민을 이어갑니다.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명언이 있습니다. "적당히 좋은 회사를 싼값에 사는 것보다, 진짜 마음에 드는 탁월한 회사에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투자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점입니다. 저는 몰로코라는 확실하고 탁월한 기회를 눈앞에 두고도, 시스템적인 분산 투자 공식에 매몰되어 진짜 큰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4. 투자 철학의 전환: 70점짜리 분산이 아닌 90점짜리 초집중
몰로코 사태를 겪으며 제 투자 철학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초기 투자는 널리 뿌려야 리스크가 분산된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그런 적당한 분산 투자를 절대 하지 않습니다.
- 애매한 투자의 퇴출: 예전에는 기본 기준을 넘는 70점 중반대의 회사들에 50만 달러씩 분산 투자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쌓이고 보니, 애매한 75점짜리 회사는 투자해도 결국 마일스톤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 확실한 곳에 초집중: 이제는 제 마음속 기준에서 90점이 넘는 확실한 회사가 아니면 아무리 아까워도 과감하게 패스합니다. 대신 90점이 넘는 확실한 팀이 나타나면, 설립된 지 단 두 달밖에 안 된 극초기 단계일지라도 100만 달러씩 과감하게 집중 투자합니다.
확신이 드는 유망한 기업에 과감하게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투자 철학이 변화했습니다.
결국 투자는 확률을 낮추고 체급을 키우는 싸움이 아니라, 확실한 탁월함에 모든 자원을 거는 게임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5.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시사점
이 뼈아픈 비하인드 스토리는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창업자분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현실적 시사점을 줍니다.
과거의 투자 실수를 교훈 삼아 앞으로는 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여러분이 VC를 만나 투자 제안을 거절당했을 때, 그것이 여러분의 사업이 나쁘거나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VC 내부의 펀드 잔여 재원 상황, 티켓 사이즈의 미스매치, 포트폴리오 다변화 룰 등 창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VC 내부의 사정' 때문에 거절당하는 경우가 진짜로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 거절에 일희일비하며 낙담하거나 투자 생태계를 탓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창업자분들은 오직 고객 트랙션을 만들고 스스로의 마일스톤을 묵묵히 증명해 나가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확실한 탁월함을 보여주는 스타트업이라면, 결국 어떤 장벽을 넘어서라도 투자자의 선택을 받게 마련입니다.
FAQ
VC가 좋은 스타트업인 것을 알면서도 투자를 거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타트업의 역량이나 시장성 자체는 훌륭하더라도, VC가 보유한 펀드의 남은 재원 규모,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 최소 투자 집행 단위(티켓 사이즈) 등 내부의 구조적 제약 때문에 투자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몰로코 투자 기회를 놓친 후 김범수 파트너의 투자 공식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과거에는 70점 이상의 프리시드 기업들에 50만 달러씩 널리 분산 투자했으나, 현재는 어설픈 분산을 지양하고 90점 이상의 확실한 극초기 기업에 설립 두 달 된 시점이라도 100만 달러씩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자들이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요?
투자가 거절된 원인을 단순히 사업의 실패로 단정 짓거나 투자 환경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VC 내부의 다양한 사정이 작용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대신 묵묵히 시장에서 고객 트랙션과 명확한 마일스톤을 증명하며 기업 가치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