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수 대표는 2019년 타파스의 투자 제안을 받았으나 미국 웹툰 시장의 성장성에 확신이 없어 투자를 거절했습니다.
- 이후 타파스가 카카오에 6,000억 원에 매각되는 과정을 보며, 시장의 크기를 예측하기보다 창업자의 역량을 믿는 것이 더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 이 뼈아픈 실수를 통해 '시장이 존재하기만 한다면, 확실한 창업자를 믿고 무조건 투자한다'는 핵심 투자 원칙을 정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데모데이 김범수입니다.
오늘 글에서는 제가 투자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뼈저리게 후회했던 두 번째 회사, 바로 '타파스(Tapas)'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타파스 투자를 거절했던 것은 제 투자 커리어에서 가장 아픈 기억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실수를 철저히 복기하면서, 저는 "시장에 확신이 없더라도 창업자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투자해야 한다"는 매우매우 중요한 원칙을 얻었습니다.
1. 지금 일어난 일: 6천억 엑싯의 주인공, 타파스 투자를 거절하다
타파스는 한국의 웹툰을 미국 시장에 서비스하여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입니다. 구글 출신의 김창원 대표님이 창업하셨고, 결국 2021년 카카오에 약 6,000억 원의 기업가치로 매각되며 초대형 엑싯(Exit)을 기록했습니다.
북미 웹툰 시장을 개척하며 카카오에 6천억 원 규모로 인수된 타파스의 주요 성과입니다.
근데 저는 이 엄청난 회사가 매각되기 약 2년 반 전인 2019년, 김창원 대표님으로부터 직접 투자 제안(피치)을 받고 덱(Deck)까지 검토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기업가치도 매우 합리적이었고, 제가 투자하겠다고 커밋만 했다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투자를 하지 않았고,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아 제 결정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2. 이것이 왜 중요한가: 시장에 대한 확신보다 창업자에 대한 확신이 먼저다
이 사건이 저에게, 그리고 스타트업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투자자가 시장의 크기나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당시 저는 김창원 대표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깊이 교류하며 그 역량과 인품을 100%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 유튜브 채널의 전신인 '밸리직구'를 함께 운영할 정도로 신뢰가 두터운 사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웹툰 시장'이라는 비즈니스 아이템에 확신이 없다는 이유로 투자를 보류했습니다. 이는 창업자의 역량이라는 가장 확실한 지표를 두고, 예측 불가능한 시장성이라는 모호한 잣대로 기회를 걷어찬 격이었습니다.
3. 원인과 메커니즘: 내가 웹툰 시장의 포텐셜을 오판한 이유
그렇다면 저는 왜 그런 판단 오류를 범했을까요? 원인은 지극히 단순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웹툰을 많이 보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웹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과소평가했던 당시의 판단 착오를 솔직하게 되돌아봅니다.
스스로 해당 카테고리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보니, '미국 소비자들이 과연 한국식 웹툰을 돈 내고 볼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품었습니다. 즉, 제 개인의 경험과 취향에 갇혀 시장 전체의 확장성을 제한해서 바라보는 확증 편향에 빠졌던 것입니다. 밸류에이션이 리저너블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웹툰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모르겠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버 웹툰이 나스닥에 상장하고 카카오가 타파스를 인수하는 것을 보며, 제 시장 예측이 완전히 틀렸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4. 실무에서의 변화: 창업자가 길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의 힘
타파스 사례를 거치며 저의 투자 스크리닝 방식과 실무적 의사결정 기준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 시장과 아이템은 말만 되면 충분하다: 시장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면, 그 시장의 정확한 규모나 성장 속도를 굳이 완벽하게 증명하려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 창업자가 확실하다면 길을 찾아낸다: 진짜 뛰어난 창업자는 설령 시장이 정체되거나 변화하더라도, 본인의 수완과 허슬(Hustle)을 통해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내고 비즈니스를 피봇팅해서 성과를 만들어냅니다.
결국 투자는 비즈니스 모델에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하는 것입니다. 창업자에 대한 확신이 100%라면, 시장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구심은 내려놓고 베팅해야 한다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5.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 실수로부터 배우는 투자 원칙의 진화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투자자는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전에 몰로코(Moloco) 투자를 놓쳤을 때의 아픔과 이번 타파스 사례를 지속적으로 복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이끄는 투자에서는 두 가지 원칙을 엄격하게 지킬 것입니다. 첫째, 창업자의 지적 정직성과 실행력이 검증되었다면 시장의 크기를 재단하지 않고 투자할 것입니다. 둘째, 제 개인의 취향이나 익숙함의 영역을 벗어난 비즈니스라 할지라도, 뛰어난 창업자가 그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더 깊이 경청할 것입니다. 우리 데모데이 커뮤니티의 창업자분들도 투자 유치 과정에서 본인의 거대한 비전뿐만 아니라, 시장을 돌파해 나갈 수 있는 '행동력과 집요함'을 투자자에게 증명하는 데 더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FAQ
타파스 투자를 거절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인가요?
창업자인 김창원 대표에 대한 신뢰는 확실했으나, 웹툰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미국 시장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제 개인적인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즉, 창업자보다 시장성에 더 무게를 두고 판단했던 것이 실수였습니다.
이 실수를 통해 정립된 김범수 대표님의 새로운 투자 철학은 무엇인가요?
"시장이 존재하기만 한다면, 창업자에게 확신이 있을 때 무조건 투자한다"는 원칙입니다. 뛰어난 창업자는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스로 길을 찾아내기 때문에, 투자자는 시장 예측보다 사람에 집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웹툰을 잘 모르는 투자자가 타파스 같은 기회를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본인의 개인적 경험이나 취향에 의존하는 확증 편향을 경계해야 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라도 창업자의 트랙션과 실행력이 검증되었다면, 시장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창업자의 눈을 통해 시장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