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에 담긴 노릇한 김치전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고 저녁 공기가 쌀쌀해지면 냉장고에 남은 신 김치를 꺼내 김치전을 부치는 집이 많다. 팬 가득 둥글게 펴서 노릇하게 뒤집어 놓으면 보기에는 그럴듯한데, 막상 접시에 올려 찢어 보면 바삭한 곳은 가장자리 한 바퀴뿐이고 가운데는 눅눅하게 늘어져 있다.
그래서 식구들 젓가락이 가장자리로만 몰리고 가운데 부분은 마지막까지 남는 경우가 많다. 불을 세게 올리면 겉만 타고 속은 그대로이고, 기름을 더 두르고 오래 부쳐도 가운데는 여전히 말랑해서 결국 가장자리만 골라 먹게 된다.
김치전 반죽을 빈틈없이 펴지 않고 가운데를 동그랗게 비워 도넛처럼 고리 모양으로 부치면 가운데가 눅눅해지지 않는다. 바깥쪽뿐 아니라 안쪽에도 가장자리가 하나 더 생겨 한 장 전체가 고르게 바삭하게 익는다.
가운데만 눅눅하게 남는 김치전의 이유
가운데가 두껍게 남은 김치전 단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전이 바삭해지는 곳은 반죽이 얇게 퍼져 뜨거운 기름에 바로 닿는 가장자리다. 가장자리는 물기가 금방 날아가 튀기듯 익는 반면, 가운데는 반죽이 두툼하게 모여 있어 속의 물기가 빠져나갈 길이 없고, 그 물기가 김이 되어 전 안에 갇히면서 반죽이 찌듯이 익는다.
김치에서 나오는 국물도 가운데에 그대로 고인다. 게다가 가운데 반죽 밑에는 기름이 얇게만 남기 쉬워서, 뒤집기를 몇 번 해도 바깥만 진하게 색이 나고 가운데는 허옇게 남는다.
가운데를 비우면 두툼하게 뭉치던 자리가 사라지고 반죽 전체가 고리 모양으로 고르게 얇아진다. 비운 자리로 김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기름이 고여 안쪽 둘레도 튀기듯 익기 때문에, 바깥과 안쪽 두 군데에 바삭한 가장자리가 생기는 셈이다. 그래서 불을 세게 올리거나 오래 부치지 않아도 한 장 전체를 바삭하게 부칠 수 있다.
안쪽과 바깥쪽 둘레가 노릇한 고리 모양 김치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안쪽까지 바삭한 김치전 부치는 방법
한입 크기로 썬 김치와 오징어, 양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김치 1/3포기와 오징어 반 마리, 양파 1/4개, 튀김가루 1컵이다. 김치와 양파는 한입 크기로 썰고 오징어는 손질해 비슷한 크기로 썬다. 김치 국물이 많으면 반죽이 묽어지니 김치는 국물을 살짝 덜어 내고 넣는 것이 좋다.
반죽은 맹물 대신 얼음물로 푼다. 차가운 물로 풀면 반죽이 덜 끈적해져 부쳤을 때 바삭한 식감이 살아나는데, 볼에 튀김가루를 넣고 얼음물을 조금씩 부어 가며 젓다가 숟가락으로 떴을 때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가 되면 썰어 둔 재료를 넣고 가볍게 섞는다. 너무 오래 저으면 반죽이 질겨지니 가루가 보이지 않을 만큼만 섞는 것이 좋다.
숟가락에서 천천히 흘러내리는 김치전 반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팬은 먼저 충분히 달군 뒤 기름을 넉넉히 두른다. 반죽을 국자로 떠서 팬 가운데를 비워 두고 바깥쪽부터 동그랗게 둘러 고리 모양을 만드는데, 가운데에 팬 바닥이 동그랗게 보이면 된다. 젖은 김치가 뜨거운 기름에 닿으면 기름이 튈 수 있으니 반죽은 팬 가까이에서 살살 내려놓는다.
중불에서 바닥이 노릇해지고 바깥과 안쪽 둘레가 갈색으로 변하면 뒤집개로 뒤집어 반대쪽도 같은 색이 날 때까지 부친다. 뒤집은 뒤 뒤집개로 꾹 누르면 기름이 튀고 반죽이 납작하게 눌리니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기름이 모자라 보이면 비운 가운데 자리에 조금 더 둘러 준다.
접시에 옮겨 젓가락으로 찢어 보면 바깥 둘레뿐 아니라 안쪽 둘레도 바삭하게 부서지고, 어느 조각을 집어도 고르게 바삭해 가운데만 남던 접시가 금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