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사 (2019)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
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장안사 대웅전 앞에는 높이 2.5m쯤 되는 단풍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키가 큰 나무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가 서로 엉키며 위로 뻗어 오른 모양이 독특하다. 잎이 물드는 늦가을에는 절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나무가 된다.
단풍은 절 마당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장안사는 해발 659m 불광산 자락에 자리하고, 절 앞으로는 장안사 계곡이 흐른다. 계곡을 따라 선 나무들이 물들면 물길과 기와지붕, 산자락이 한 화면에 함께 담긴다. 이곳 단풍을 보기 좋은 때는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로 꼽힌다. 기장군 관광사진 공모전에서 '산사의 만추-장안사'라는 작품이 뽑힌 적도 있을 만큼 늦가을 풍경으로 알려진 절이다.
1,300여 년 전 세워진 절과 대웅전
장안사 (2020)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
장안사는 범어사에 딸린 절로, 673년 원효대사가 처음 세웠다고 전해진다. 처음에는 쌍계사라 불렸고 809년에 지금의 장안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탄 뒤 다시 지어졌으며, 지금의 대웅전은 1654년에 새로 세운 건물이다. 전쟁 직후 복구된 동남해안 불전 가운데 드물게 남아 있는 건물로 꼽힌다.
경내에는 대웅전 말고도 명부전과 응진전, 산신각이 있고, 석가모니 진신사리 7과를 모셨다는 3층석탑도 서 있다. 전각 사이가 멀지 않아 하나씩 둘러보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대웅전 뒤로는 불광산 자락이 이어져 있어 기와지붕 너머로 산의 가을색이 함께 보인다.
계곡 따라 걷는 한 시간
장안사 (2020)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
장안사 계곡은 여름이면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늦가을에는 물가를 따라 걸으며 단풍을 보기 좋은 산책길이 된다. 절 앞을 흐르는 물길 양옆으로 숲이 우거져 있어 계곡 쪽에서 절을 바라보면 나무 사이로 기와지붕이 보인다. 길이 완만해 가볍게 걷기에 알맞다.
경내와 계곡 주변을 함께 둘러보는 데는 1시간 정도면 된다. 절 마당의 단풍나무와 대웅전을 먼저 본 뒤 계곡 쪽으로 내려가 물가를 걷고 돌아오는 순서가 무난하다. 계곡 물 위로 떨어진 낙엽과 물가 바위 사이로 보이는 단풍은 걸음을 멈추고 사진으로 남기기 좋은 장면이다.
장안사 (2020)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절까지 걷는 거리가 5분 정도로 짧고, 경내와 계곡을 도는 길도 험하지 않다. 오래 산을 오르지 않고도 산사와 계곡 단풍을 함께 볼 수 있어 아이나 부모님과 함께 나서기에도 부담이 적다. 등산 차림을 따로 갖추지 않아도 편한 신발 정도면 충분하다.
입장료와 버스로 가는 길
장안사 (2020)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
장안사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주소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장안로 482이며, 절 주변에 주차장이 있어 차로도 찾아갈 수 있다. 경내는 스님들이 수행하는 공간이기도 해 전각 안을 둘러볼 때는 큰 소리를 내지 않고 법당 안 사진 촬영은 삼가는 것이 예의다. 낙엽이 쌓인 계곡 바위는 미끄러울 수 있어 물가로 내려갈 때는 발밑을 살피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으로는 동해선 좌천역에서 기장9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상장안 정류장에서 내려 약 5분 걸으면 절 입구에 닿는다. 부산 도심에서 동해선 전철로 좌천역까지 온 뒤 마을버스로 갈아타는 방식이라, 차 없이도 산사 단풍을 보러 가기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