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하게 부친 해물메밀파전이 담긴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비 오는 날이나 주말 저녁이면 해물파전 한 장 부쳐 먹고 싶어지는데, 막상 집에서 부쳐 보면 가게에서 먹던 맛과 어딘가 다르다. 밀가루 반죽이 두껍게 깔려 쪽파와 해물보다 밀가루 맛이 먼저 느껴지고, 몇 조각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해 젓가락을 내려놓게 된다.
부침가루를 바꿔 보거나 달걀을 하나 더 풀어 봐도 반죽 맛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늘 먹던 해물파전이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반죽에 쓰는 가루를 메밀가루로 바꿔 보는 것이 좋은데, 메밀가루 2컵으로 반죽하면 익숙한 해물파전이 구수하고 담백한 맛으로 바뀐다.
밀가루 반죽과 다르게 고소한 맛이 나는 메밀 반죽
메밀가루를 찬물에 풀어 묽게 만든 반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집에서 부친 파전이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개 반죽에 있다. 밀가루는 물과 만나 저을수록 쫀득한 성질이 생기는데, 이 반죽이 두껍게 깔리면 겉은 익어도 속은 떡처럼 눅진해지고 쪽파와 오징어의 맛이 반죽에 묻혀 버린다.
메밀가루는 밀가루처럼 끈기가 강하게 생기지 않아 반죽이 묽고 가볍게 풀린다. 팬에 얇게 펴면 금방 익으면서 가장자리가 바삭해지고, 씹을수록 메밀 특유의 구수한 맛이 올라와 기름에 부쳐도 느끼한 맛이 한결 덜하다.
다만 메밀 반죽은 끈기가 약한 만큼 가루를 많이 넣고 두껍게 부치면 뒤집을 때 갈라지기 쉽다. 그래서 메밀가루로 부치는 해물파전은 가루를 되도록 적게 쓰고, 반죽을 팬 위에 얇게 펴서 재료끼리 붙어 있을 정도로만 부치는 것이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재료가 붙을 만큼 얇게 편 메밀 해물파전 반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해물파전 반죽을 팬에 얇게 부치는 순서
메밀 반죽에 쪽파와 해물을 고루 섞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4인분 기준으로 쪽파 2줌, 오징어 1마리, 홍합살 100g, 메밀가루 2컵을 준비한다. 쪽파는 뿌리를 다듬어 씻은 뒤 팬 크기에 맞춰 반으로 자르고, 오징어는 내장을 빼고 씻어 한입 크기로 썬다. 홍합살은 찬물에 흔들어 씻은 다음, 기름에 부칠 때 튀지 않도록 체에 밭쳐 물기를 충분히 빼 둔다.
큰 볼에 메밀가루를 담고 찬물을 조금씩 부어 가며 덩어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저어 준다. 숟가락으로 떠서 떨어뜨렸을 때 주르륵 흘러내릴 만큼 묽으면 알맞고, 여기에 손질한 쪽파와 오징어, 홍합살을 넣어 반죽이 재료에 고루 묻도록 가볍게 섞는다.
팬을 중불에 올려 충분히 달군 뒤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반죽을 한 국자 떠서 올린다. 숟가락 뒷면으로 넓게 펴 바닥이 군데군데 비칠 만큼 얇게 만드는 것이 좋으며, 가장자리가 노릇해지고 윗면에 물기가 거의 없어지면 뒤집을 때가 된 것이다.
숟가락 뒷면으로 얇게 펴는 해물파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뒤집은 다음에는 팬 가장자리로 기름을 조금 더 돌려 넣고 뒤집개로 가볍게 눌러 준다. 양면이 노릇하고 오징어가 하얗게 익으면 다 된 것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 반죽이 자꾸 갈라진다면 너무 두껍게 폈거나 일찍 뒤집은 경우가 많으니 다음 장은 더 얇게 펴는 게 좋다.
이번 주말 파전을 부칠 때는 밀가루 대신 메밀가루를 한번 꺼내 보길 권한다. 반죽에 쓰는 가루 하나만 바꿔도 늘 먹던 해물파전을 식구들이 질리지 않고 새로운 맛으로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