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의 홍천 은행나무숲은 산골짜기 약 4만㎡ 땅에 은행나무 2,000여 그루가 줄을 맞춰 서 있는 숲이다. 평수로 1만 2천 평이 넘는 넓이인데, 다른 나무가 섞이지 않고 은행나무만 바둑판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심겨 있다. 가을에 잎이 노랗게 바뀌면 숲 전체가 한 가지 색으로 덮인다.
이 숲은 공원이나 국유림이 아니라 개인이 가꾼 땅이다. 1985년 무렵 숲 주인이 아내의 요양을 위해 이곳에 자리를 잡고 은행나무를 한 그루씩 심기 시작했고, 40년 가까이 지나면서 줄기가 굵고 키가 큰 거목 숲이 됐다. 오랫동안 외부인에게 열지 않던 숲은 2010년부터 1년에 한 달, 은행잎이 물드는 가을에만 문을 열고 있다.
줄지어 선 나무 사이를 걷는 길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숲 안에는 따로 포장한 길이 없다. 나무가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어 줄과 줄 사이 흙바닥이 그대로 산책로가 된다. 어느 줄 사이로 들어가든 앞뒤로 은행나무가 길게 늘어서 있고, 걷는 방향을 바꾸면 나무 열이 비스듬히 겹치면서 보이는 풍경도 달라진다.
잎이 절정에 이를 무렵에는 머리 위 가지와 발밑 바닥이 모두 노랗다. 바람이 불면 잎이 한꺼번에 떨어져 흙길을 덮고, 시간이 지날수록 바닥에 쌓인 잎이 두꺼워진다. 숲을 한 바퀴 천천히 둘러보는 데는 1시간 안팎이면 충분하다.
사진을 찍는다면 오전 시간이 좋다. 2023년 숲 주인은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를 촬영하기 좋은 시간으로 꼽았다. 해가 낮게 들어와 잎 사이로 빛이 비스듬히 스며들고, 나무 열을 따라 길게 그림자가 진다. 줄과 줄 사이 한가운데에 서서 길 끝까지 이어진 나무 열을 담으면 숲의 규모가 한 화면에 들어온다.
물드는 시기와 개방 기간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이 숲의 은행잎은 대개 10월 중순에 가장 짙게 물든다. 2023년 숲 주인은 그해 절정을 10월 15일에서 20일 무렵으로 내다봤다. 잎이 다 물든 뒤에는 바람과 비에 금세 떨어지기 때문에, 나무에 노란 잎이 가득 달린 모습을 볼 수 있는 기간은 길지 않다. 대신 잎이 지기 시작하면 숲 바닥이 노란 낙엽으로 덮여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개방 기간은 해마다 조금씩 다르다. 지난해에는 10월 3일부터 11월 2일까지 한 달 동안 문을 열었다. 올해도 비슷한 일정으로 개방한다면 11월 초까지는 노랗게 물든 숲이나 낙엽이 깔린 흙길을 볼 수 있다.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1년 중 한 달만 열리는 숲이지만, 2010년 처음 문을 연 뒤로 해마다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이곳을 다녀간다. 숲 주인이 오랜 세월 손수 돌본 나무를 개방 기간 동안 누구나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숲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다.
산골 마을까지 찾아가는 길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숲이 있는 내면은 홍천군 동쪽 끝 산간 지역으로 오대산 자락과 맞닿아 있다. 홍천 읍내에서도 한참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으로 찾는 방문객이 많다. 내비게이션에는 홍천군 내면 광원리 686-4를 입력하면 숲 입구로 안내한다.
개방 기간 주말에는 좁은 산골 도로로 차가 몰린다. 평일이나 이른 오전에 도착하면 숲 입구까지 수월하게 들어갈 수 있고, 사진 찍기 좋은 시간대에 맞춰 숲길을 걸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