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기름 향이 밴 완성 김치찜이 담긴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지면 잘 익은 김치를 꺼내 김치찜을 끓이는 집이 많아진다. 그런데 막상 냉장고를 열어 보면 돼지고기가 없거나, 고기 한 근을 사러 나가기엔 번거로운 날이 있어서 김치만으로 끓이자니 맛이 밍밍할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
고기 없이 김치찜을 끓이면 국물이 시큼하고 가볍게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설탕이나 멸치를 더 넣어 봐도 김치 맛만 짙어질 뿐 고기가 들어갔을 때처럼 묵직하고 고소한 맛은 잘 나지 않는다.
이럴 때는 김치 반 포기에 들기름 3큰술을 넉넉히 두르고 쌀뜨물을 부어 익히면 된다. 돼지고기를 넣지 않아도 들기름의 고소하고 깊은 풍미가 김치에 배어, 냄비 하나로 충분히 든든한 김치찜이 완성된다.
고기 대신 들기름이 김치에 배는 이유
김치찜 냄비 옆에 놓인 들기름 병과 계량스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찜이 고기와 함께 끓였을 때 맛있는 이유는 돼지고기에서 나온 기름이 국물에 녹아 김치의 신맛을 부드럽게 감싸고 고소한 맛을 더해 주기 때문인데, 고기를 빼면 이 기름기가 함께 사라지니 국물이 묽어지고 김치의 신맛만 도드라지게 된다.
그렇다고 식용유를 두르면 기름기만 생길 뿐 향이 없어서 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들깨를 볶아 짠 들기름은 고소한 향이 진한 편이라, 김치와 함께 오래 끓이는 동안 그 향이 배추 잎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고기를 넣었을 때 못지않게 묵직한 맛을 낸다.
여기에 맹물 대신 쌀뜨물을 쓰면 국물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김치의 날카로운 신맛이 누그러져 들기름의 고소함이 더 잘 느껴진다. 그래서 들기름은 3큰술을 넉넉히 두르고, 쌀뜨물을 부어 은근하게 오래 익히는 방식으로 끓이는 것이 좋다.
쌀뜨물을 김치가 담긴 냄비에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기 없는 김치찜에 고소한 맛 더하는 방법
통김치와 들기름, 쌀뜨물을 준비한 조리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는 잘 익은 것으로 반 포기를 준비하고, 김칫국물과 평소 김치찜에 쓰던 기본 양념, 들기름 3큰술을 함께 꺼내 둔다. 쌀뜨물은 쌀을 처음 헹군 물은 버리고 두세 번째 씻은 뽀얀 물을 받아 두면 되는데, 김치가 잠길 만큼 써야 하니 넉넉히 받아 두는 것이 좋다.
김치는 썰지 않고 통째로 냄비 바닥에 담은 다음, 꼭지가 붙은 머리 부분만 가위로 잘라 낸다. 통째로 넣어야 오래 끓여도 김치가 흐물흐물 풀어지지 않고, 상에 낸 뒤 결대로 길게 찢어 먹기 좋다. 그 위에 김칫국물과 양념을 고루 얹고 들기름 3큰술을 김치 위로 빙 둘러 붓는다.
통김치 위로 들기름을 두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제 쌀뜨물을 김치가 충분히 잠길 만큼 붓고 뚜껑을 덮어 센 불로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바로 중불로 줄여 20~30분 익히는데, 김치 줄기를 젓가락으로 눌렀을 때 힘없이 들어가고 잎이 반투명하게 숨이 죽었으면 다 익은 것이다.
익히는 도중 국물이 졸아 냄비 바닥이 드러나면 쌀뜨물을 조금 더 부어 김치가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한다. 들기름은 열어 둔 채 오래 두면 고소한 향이 금방 약해지기 때문에, 뚜껑을 꼭 닫아 냉장고에 보관한 것을 쓰는 것이 좋다.
고기가 떨어진 날에도 김치 반 포기와 들기름만 있으면 김치찜을 충분히 맛있게 끓일 수 있으니, 이번 주말에는 들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쌀뜨물로 끓여 보길 권한다. 집에 늘 있는 재료로 밥상 위 반찬 하나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알아 두면 오래 쓸모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