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남지의 일몰 / 한국관광공사-심영보 |
충청남도 부여군 궁남지에서는 올가을 국화 한 뿌리에 꽃 3천 송이를 피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여군농업기술센터가 국화축제에 내놓기 위해 봄부터 키워 온 '천륜작'이다. 재배는 센터 치유농업팀이 맡았다.
천륜작은 한 뿌리에서 뻗은 줄기를 수천 갈래로 나눠 키워 꽃을 반구형으로 피워 내는 국화 작품이다. 지난해 축제에서는 2,250송이 규모의 작품을 선보였고, 올해는 이보다 750송이 많은 3,000송이를 목표로 삼았다. 꽃이 고르게 피면 연못가에 거대한 꽃다발 하나가 놓인 듯한 모습이 된다.
한 뿌리에서 피는 꽃 3천 송이
서동공원과 궁남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천륜작은 거리를 바꿔 가며 보면 규모가 더 잘 드러난다. 조금 떨어져 서면 둥근 지붕처럼 빈틈없이 꽃이 덮인 전체 모양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다가가면 그 많은 꽃이 모두 하나의 뿌리에서 올라왔다는 점이 실감 난다. 다만 3천 송이는 올해의 재배 목표여서 실제 꽃송이 수는 개화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축제장에는 천륜작 말고도 여러 국화 작품이 함께 놓인다. 지난해에는 국화작품존, 사비존, 판타지존, 서동선화존, 꽃빛향연길, 연꽃존 등 6개 테마 공간으로 축제장을 나눴다. 올해 축제장의 세부 구성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연못 둘레를 따라 국화 작품을 이어 보는 방식은 해마다 이어져 왔다.
연꽃 연못에서 만나는 가을 국화
서동공원과 궁남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궁남지는 백제 무왕 때 만든 것으로 전해지는 연못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으로 알려져 있다. 연못 한가운데 작은 섬에는 정자 포룡정이 있고, 물가에서 나무다리를 건너 그 섬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여름이면 연못 주변 연밭에 연꽃이 가득 피어 7월 서동연꽃축제가 열린다.
궁남지 일대를 부르는 이름인 서동공원의 서동은 백제 무왕의 어린 시절 이름이다. 궁남지에는 서동이 신라 선화공주와 맺어졌다는 서동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지고, 지난해 국화축제의 서동선화존도 이 이야기에서 이름을 따왔다. 국화 작품 사이를 걸으며 연못에 얽힌 옛이야기를 함께 떠올려 볼 수 있다.
서동공원과 궁남지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가을의 궁남지는 여름과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 준다. 연꽃이 진 연밭 사이 길과 연못 둘레에 노랗고 붉은 국화 작품이 들어서고, 잔잔한 수면에는 정자와 물가 버드나무가 비친다. 연꽃 명소로만 알던 곳을 국화철에 다시 찾으면 같은 연못이 계절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 비교해 볼 수 있다.
천륜작과 주요 작품을 보고 연못 둘레를 한 바퀴 걸은 뒤 나무다리를 건너 포룡정까지 다녀오면 1~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연못 가운데에서 바라보면 물가를 따라 늘어선 국화 작품이 수면과 함께 한 화면에 담긴다.
축제 기간과 찾아가는 길
서동공원과 궁남지 / 한국관광공사-김석태 |
올해 국화축제는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흘 동안 궁남지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10월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열렸다. 일정이 열흘로 짧은 만큼 천륜작을 보려면 이 기간 안에 찾아야 한다.
궁남지는 별도 입장료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주소는 충남 부여군 부여읍 궁남로 52 일대로 부여 시내와 가까워 정림사지 같은 시내 백제 유적과 함께 하루 일정으로 묶기 좋다. 축제 기간 주말에는 연못 바로 앞 주차장이 붐빌 수 있어 시간 여유를 두고 움직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