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m 메타세쿼이아 숲길인데 입장도 주차도 무료예요"... 50여 년 가꿔 온 3만 평 민간 정원


아가페 공원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이강래

아가페 공원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이강래

1970년 고 서정수 신부는 돌볼 가족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아가페정양원을 세우면서 시설 둘레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렇게 50여 년 동안 가꾼 숲이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황등면의 아가페정원이다. 오랫동안 시설 안의 정원으로만 쓰이다가 2021년 민간정원으로 등록되면서 일반 방문객도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정원 면적은 약 3만 평이고, 섬잣나무·공작단풍·소나무·오엽송 등 17종 1,400여 그루가 자란다. 그중 가장 큰 볼거리는 높이 40m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 500주가 늘어선 숲길이다. 메타세쿼이아는 가을이면 잎이 황금빛으로 바뀌는 나무인데, 이곳의 단풍 절정은 10월 하순부터 11월 중순 사이로 예상된다.

40m 나무가 늘어선 숲 터널

아가페정원 / 한국관광공사-강시몬

아가페정원 / 한국관광공사-강시몬

메타세쿼이아는 가지를 옆으로 넓게 펴지 않고 줄기를 곧게 위로 올리는 나무다. 이런 나무를 길 양쪽에 줄지어 심으면 양옆이 벽처럼 막히고 머리 위만 좁게 열린다. 아가페정원의 숲길이 터널처럼 보이는 이유다. 나무 높이가 40m에 이르다 보니 길 가운데 서면 하늘이 가는 띠처럼 보인다.

가을에는 같은 길의 색이 달라진다. 여름 내내 짙은 초록이던 잎이 주황빛을 거쳐 황금색으로 바뀌고, 떨어진 잎이 길 바닥을 덮는다. 메타세쿼이아는 소나무와 달리 겨울에 잎을 모두 떨구는 나무라, 잎이 노랗게 물든 모습은 늦가을 몇 주 동안만 볼 수 있다.

아가페정원 / 한국관광공사-강시몬

아가페정원 / 한국관광공사-강시몬

숲길을 벗어나면 정원 곳곳에서 공작단풍을 만난다. 잎이 가늘게 갈라져 공작 깃털처럼 보이는 단풍나무로, 키가 낮고 가지가 땅 쪽으로 늘어진다. 메타세쿼이아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고 공작단풍은 내려다보게 되는데, 두 나무 모두 단풍이 드는 시기가 비슷해 한 번에 둘러보기 좋다.

섬잣나무와 소나무, 오엽송 같은 늘푸른나무도 많아 단풍철에도 정원에 초록이 섞인다. 반세기 동안 다듬어 온 나무들이라 가지 모양이 정돈돼 있고, 같은 소나무라도 자리마다 모양이 다르다. 숲길과 정원 사이를 천천히 오가며 나무를 하나씩 보는 것이 이곳을 둘러보는 방법이다.

주말에 가려면 2주 전 전화 예약

아가페정원 / 한국관광공사-강시몬

아가페정원 / 한국관광공사-강시몬

입장료와 주차비는 받지 않는다. 평일에는 예약 없이 들어갈 수 있지만 주말과 공휴일에는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방문하려는 날의 2주 전 화요일부터 금요일 사이에 전화(063-843-7294)로 예약해야 한다. 단풍이 절정인 11월 초 주말에 가려면 10월 하순에 미리 전화를 걸어 두어야 하는 셈이다.

운영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11월부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단풍이 한창인 11월에는 문을 한 시간 일찍 닫으므로 오후 늦게 도착하면 숲길을 다 걷지 못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아가페정원 / 한국관광공사-강시몬

아가페정원 / 한국관광공사-강시몬

정원 안에는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고 반려동물도 출입할 수 없다. 상업 촬영이나 웨딩 촬영을 하려면 화요일부터 금요일 사이에 따로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아가페정원은 익산시 황등면 율촌길 9에 있으며, 주차비를 받지 않아 차를 가지고 찾아가도 부담이 적다. 주말 예약 날짜를 놓쳤다면 화요일부터 금요일 사이 평일에 찾으면 예약 없이 같은 숲길을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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