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m 둑길이 통째로 수백 년 왕버들 터널이에요"... 입장료·주차비도 안 받는 저수지 반영 사진 명소


반곡지 / 한국관광공사-임태원

반곡지 / 한국관광공사-임태원

경상북도 경산시 남산면 반곡지는 저수지 북동쪽 둑을 따라 왕버들 20여 그루가 약 150m 늘어선 곳이다. 나무마다 수령이 200~300년으로 추정되고, 굵은 줄기가 물가 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 가지 끝이 수면 가까이 내려온다. 바람이 없는 날에는 둑 위의 나무와 물에 비친 나무가 위아래로 맞붙어 한 장면을 이룬다.

저수지는 경산시 저수지관리대장에 1903년 축조로 기록된 농업용 저수지다. 120년 넘게 주변 논밭에 물을 대 온 곳이라 둑과 나무 말고는 꾸민 시설이 거의 없다. 이 꾸밈없는 풍경으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명소'에 이름을 올렸다. 늦가을에는 왕버들 잎이 누렇게 물들면서 초록이던 반영도 금빛으로 바뀐다.

둑 아래에서 찍는 왕버들 반영

반곡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반곡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둑길은 흙길이고 걷는 내내 나무 그늘 아래를 지난다. 줄기가 길 위로 휘어 자라 곳곳에 나무 터널이 생기고, 가지 사이로 저수지 수면과 건너편 산자락이 번갈아 보인다. 길이가 150m 남짓이어서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오가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왕버들은 물가에서 잘 자라는 버드나무 가운데 덩치가 큰 종류로, 오래된 나무는 줄기가 굵게 갈라지고 껍질이 울퉁불퉁해진다. 반곡지의 나무들도 저마다 줄기가 휘어진 방향과 굵기가 달라 한 그루씩 살펴보며 걷게 된다.

반영 사진은 둑 위보다 물가 쪽으로 내려가 낮은 자리에서 찍을 때 잘 나온다. 나무 밑동부터 가지 끝까지, 그리고 물에 거꾸로 비친 모습까지 한 화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바람이 약한 오전이 유리하고, 기온이 떨어진 이른 아침에는 수면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기도 한다.

반곡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반곡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져 같은 자리를 여러 번 찾는 사진가도 많다. 봄에는 저수지 주변 과수원에 복사꽃이 피어 연둣빛 새순과 분홍 꽃이 함께 물에 비친다. 겨울에는 잎이 모두 진 가지의 굽은 선이 드러나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오래된 나무와 저수지만 있는 단순한 배경은 촬영지로도 쓰였다. 영화 '허삼관', 드라마 '아랑사또전'과 '보보경심 려' 등이 이곳에서 장면을 담았다. 시대극과 현대극을 가리지 않고 어울리는 풍경이라는 뜻이다. 둑 위에서 물 쪽을 바라보면 늘어진 가지 사이로 저수지가 액자처럼 들어와, 화면에서 본 구도를 그대로 찾아볼 수 있다.

입장료 없는 저수지와 찾아가는 길

반곡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반곡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반곡지는 입장료가 없고 문을 닫는 시간 없이 늘 개방된다. 저수지 앞 공영주차장도 무료로 쓸 수 있으며 장애인 주차구역과 전기차 충전 구역을 갖췄다. 주차장이 저수지 바로 앞이어서 차를 세운 뒤 곧장 둑길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자가용으로는 경산 시내에서 남산면 방향으로 가다 반곡2리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

반곡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반곡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경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399번 버스를 타고 반곡리입구 정류장에서 내린다. 정류장에서 저수지까지는 걸어서 1분 남짓이라 차 없이도 찾아가기 어렵지 않다.

경북 지역 단풍은 대개 10월 하순부터 11월 초 사이에 짙어진다. 올해도 비슷하게 물든다면 다음 달 초까지 노랗게 변한 왕버들이 물에 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둑길이 좁고 물가에 머무는 사람이 많은 편이어서 주말에는 오전 일찍 도착하면 사진 찍을 자리를 고르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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