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프라이팬에서 들기름에 익힌 달걀프라이와 가장자리에 조려진 국간장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에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가장 쉽게 꺼내는 것이 달걀이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하나 부쳐 밥 위에 올리면 금방 한 끼가 되지만, 늘 같은 맛이라 며칠 이어 먹다 보면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다. 바쁜 아침에 따로 반찬을 만들 여유는 없으니 결국 같은 달걀프라이를 또 부치게 된다.
그래서 소금과 후추를 조금 더 뿌리거나 간장을 찍어 먹어 보지만, 양념은 다 익은 달걀 겉에만 묻어 있어 한입 먹으면 간이 된 곳과 밋밋한 곳이 따로 느껴진다. 노른자를 터뜨려 밥에 비벼도 고소한 맛이 더해지기보다 달걀 맛만 진해질 뿐이라 금세 비슷한 맛에 질리기 쉽다.
이럴 때는 나물을 무칠 때 두르던 들기름을 달걀프라이 굽는 기름으로 써 보는 것이 좋다. 작은 팬에 들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달걀을 부친 뒤 국간장을 조금 둘러 조리면, 들기름의 고소한 향과 조린 간장의 짭짤한 맛이 달걀에 고루 배어 반찬 하나로도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
식용유 대신 들기름에 부친 달걀프라이가 고소한 이유
들기름에 반쯤 잠긴 달걀프라이의 흰자가 익어 가는 작은 팬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식용유로 부친 달걀프라이가 밋밋한 이유는 굽는 기름에 향이 거의 없기 때문인데, 식용유를 두르면 달걀이 팬에 들러붙지 않고 가장자리가 노릇하게 익지만 맛은 더해지지 않는다. 결국 달걀 맛과 위에 뿌린 소금 간이 전부라서 몇 번 먹다 보면 맛이 단조롭게 느껴진다.
다 부친 뒤에 양념을 뿌려도 맛이 잘 들지 않는 것은 흰자가 이미 익어 겉이 매끈해진 뒤라서, 양념이 표면에만 묻어 있다가 접시로 흘러내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을 더하려면 다 익은 다음이 아니라 달걀이 익어 가는 동안 향이 있는 기름과 간을 함께 닿게 해야 한다.
들기름은 따뜻하게 데우면 고소한 향이 확 올라오는 기름이라, 달걀이 기름에 반쯤 잠긴 채 익으면 흰자가 굳는 동안 그 향이 함께 스며든다. 마지막에 두르는 국간장은 뜨거운 들기름과 섞여 보글보글 조려지면서 짭짤하고 진한 소스가 되는데, 이 소스를 달걀 위에 끼얹으면 겉과 속에 고루 간이 밴다.
달걀프라이를 들기름에 고소하게 부치는 순서
달걀과 들기름, 국간장을 작은 프라이팬 옆에 필요한 만큼만 준비한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달걀과 들기름, 국간장이 전부다. 팬은 달걀을 깨 넣었을 때 바닥이 거의 꽉 차는 작은 프라이팬을 고르는 것이 좋은데, 팬이 크면 기름이 넓게 퍼져 달걀 아래에 고이지 않기 때문이다. 들기름 약 5큰술과 국간장 1큰술을 미리 덜어 두면 불 앞에서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작은 팬을 중불에 올려 달군 다음 들기름을 약 5큰술 두른다. 식용유를 쓸 때보다 훨씬 많아 보이지만 작은 팬에서는 바닥에 얕게 고이는 정도라서 달걀이 기름에 반쯤 잠기게 된다. 들기름은 센 불에 오래 두면 타면서 쓴맛이 나니, 기름이 데워져 향이 올라오면 바로 달걀을 깨 넣는 것이 좋다.
중불의 작은 팬 바닥에 들기름이 얕게 고여 달걀이 반쯤 잠길 준비가 된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달걀을 넣었으면 팬 손잡이를 잡고 살짝 들어 기울여, 한쪽에 고인 들기름이 달걀 아래로 흘러 들어가게 한다. 방향을 바꿔 가며 몇 번 기울이면 흰자 밑이 고루 익는데, 흰자가 투명한 곳 없이 하얗게 변하고 가장자리가 노릇해지면 달걀이 다 익은 것이다.
팬 손잡이를 살짝 기울여 한쪽에 모인 들기름이 달걀 가장자리로 흐르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달걀이 익으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국간장 1큰술을 팬 가장자리에 빙 둘러 붓는다. 뜨거운 기름에 간장이 닿으면 튈 수 있으니 달걀 위가 아니라 팬 가장자리 쪽으로 천천히 붓는 것이 안전하다. 간장과 들기름이 섞여 보글보글 조려지면 숟가락으로 떠서 달걀 위에 두세 번 끼얹어 마무리한다.
나물 반찬에만 쓰던 들기름을 아침 달걀프라이 부칠 때 한 번 꺼내 써 보길 권한다. 팬에 남은 간장 섞인 들기름은 밥에 조금 끼얹어 비벼 먹어도 좋다. 굽는 기름 하나만 바꿔도 매일 먹던 달걀프라이가 따로 반찬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한 접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