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섬 / 한국관광공사-김영호 |
충청남도 공주시를 가로지르는 금강 한가운데에는 강물에 둘러싸인 섬 정원 미르섬이 있다. 강 남쪽 금강신관공원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닿는 곳으로, 섬 전체가 계절마다 다른 꽃을 심는 꽃밭으로 쓰인다. 올가을 공주시가 이 섬에 심은 꽃은 모두 24만 본이다.
이번 꽃밭은 수해를 딛고 만들어졌다.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미르섬 일대가 피해를 입자 공주시는 복구 작업을 서두르는 한편, 백제문화제 개막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꽃을 심었다. 물이 휩쓸고 간 자리가 두 달여 만에 다시 꽃섬으로 돌아온 셈이다. 9월 30일 공주시 발표를 전한 보도에서는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국화가 모두 활짝 핀 모습으로 소개됐다.
코스모스 15만 본과 해바라기 5만 본
미르섬 / 한국관광공사-김영호 |
가장 많이 심은 꽃은 빅스타 코스모스로 15만 본에 이른다. 흔히 보는 코스모스보다 꽃송이가 크고 색이 화려한 품종이다. 섬 땅이 평평해 꽃밭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넓게 펼쳐지며,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길 양옆이 그대로 코스모스 꽃길이 된다.
해바라기는 빈센트 품종 5만 본이다. 꽃잎이 고르게 둘러난 고급 품종으로, 분홍빛 코스모스 밭 사이에서 노란 구역을 따로 만든다. 여기에 국화를 비롯한 다른 가을꽃 4만 본이 더해졌다. 한 종류의 꽃만 이어지는 꽃밭과 달리 걷는 구간마다 색과 꽃 모양이 바뀐다.
미르섬은 계절마다 꽃을 바꿔 심는 곳이어서 봄과 여름에는 다른 꽃이 섬을 채운다. 가을 꽃밭은 그중 규모가 가장 큰 편이다. 강바람이 막힘 없이 지나가는 섬이라 키 큰 코스모스가 한쪽으로 흔들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꽃 너머로 보이는 강물과 공산성
미르섬 / 한국관광공사-김영호 |
미르섬이 다른 꽃밭과 다른 점은 꽃 뒤의 배경이다. 강 건너 북쪽 언덕에는 백제 시대 성곽인 공산성이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공산성은 백제가 웅진에 도읍을 두었던 시기의 왕성으로,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의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다.
섬 안에는 전망대가 있어 높은 곳에서 금강 수면과 공산성, 성의 북문 누각인 공북루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꽃밭 가장자리에서 강 쪽을 바라보면 앞에는 꽃, 가운데에는 강물, 뒤에는 성곽이 차례로 겹친다. 꽃과 강, 옛 성을 사진 한 장에 함께 담을 수 있는 자리다.
둘러보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미르섬 / 한국관광공사-김영호 |
차로 간다면 금강신관공원에 차를 두고 다리를 건너 섬으로 들어가면 된다. 섬은 계단 없는 평지여서 꽃밭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전망대에 들렀다 나오는 데 1~2시간이면 충분하다. 금강신관공원은 공주 시내 신관동 쪽 강변에 있어 공산성과도 가깝다. 꽃섬을 둘러본 뒤 강을 건너 성곽길까지 이어 걷기 좋다.
미르섬 / 한국관광공사-김영호 |
공산성 성곽은 둘레가 약 2.6km로, 성벽 위를 따라 걸으며 금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섬에서 꽃 너머로 성곽을 올려다본 뒤 성곽 위에서 다시 강 가운데 꽃섬을 내려다보면 같은 풍경을 두 방향에서 보게 된다. 높은 곳에서 보면 섬을 채운 꽃밭의 색이 구역별로 나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주 시내 구경까지 하루 일정으로 묶기에도 무리가 없는 거리다.
9월 말에 이미 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이 나왔고, 코스모스는 한창때가 길지 않은 꽃이다. 꽃밭이 가장 풍성한 모습을 보려면 10월 중순보다 이른 시기에 찾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