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에 담은 배추전의 노란 가장자리와 넓은 배추 잎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0월로 들어서면 배추가 속을 단단하게 채우고 단맛이 오른다. 김장을 앞두고 배추를 한 통 사 두면 겉장은 따로 떼어 두는 집이 많은데, 이 겉장으로 가장 흔하게 해 먹는 것이 배추전이다. 반죽을 묻혀 기름에 부치기만 하면 되니 손도 많이 가지 않고, 달큰한 배추 맛이 그대로 올라온다.
그런데 배추전은 갓 부쳐 냈을 때와 상에 올려 둔 뒤에 먹을 때가 많이 다르다. 부칠 때는 테두리가 바삭하게 익었는데, 다른 반찬을 차리는 동안 식어 버리면 반죽이 축축하게 처져 젓가락으로 들 때 늘어진다. 다시 팬에 올려 데워도 처음의 바삭함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때 반죽을 개는 단계에서 전분가루를 한 큰술만 더하면 식은 뒤에도 바삭함이 남는다. 부침가루 1컵에 전분가루 1큰술, 찬물 1컵이면 비율은 끝이고, 재료를 더 사러 나갈 일도 없이 집에 있는 가루 하나로 식감이 달라진다.
식으면서 반죽이 축축해지는 이유
얇은 반죽을 입힌 배추전 한 장의 가장자리와 배추 잎 결이 가까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배추전이 식으면서 처지는 것은 배추에서 나오는 물기 때문인데, 배추는 수분이 많은 채소라서 기름에 닿아 익는 동안 잎 안에 있던 즙이 빠져나온다. 부치는 중에는 뜨거운 기름이 그 물기를 날려 주지만, 불에서 내린 뒤에는 빠져나온 물기가 그대로 반죽 쪽으로 옮겨 간다.
부침가루만으로 갠 반죽은 이 물기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부침가루는 밀가루가 대부분이라 익으면 폭신하게 부푸는 쪽에 가깝고, 부푼 자리는 물기를 빨아들이는 스펀지처럼 되어 몇 분만 지나도 눅눅해진다. 겉면을 센 불로 바짝 구워 놓아도 안쪽이 축축해지는 것은 막지 못한다.
전분가루는 성질이 다르다. 전분은 뜨거운 기름 속에서 물기가 날아가며 얇고 단단한 막처럼 굳는데, 이 막이 반죽 겉면에 생기면 배추에서 나온 물기가 반죽 안쪽으로 스며드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다. 그래서 전분가루를 섞을 때는 넣는 양과 반죽하는 방법을 같이 맞춰 주는 것이 좋다.
배추전 반죽에 전분 넣어 바삭하게 부치는 방법
흰 그릇에서 거품기로 가볍게 섞은 묽은 배추전 반죽의 농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배추 겉장 네댓 장과 부침가루 1컵, 전분가루 1큰술, 찬물 1컵이다. 마른 가루끼리 먼저 섞은 다음 찬물을 붓고 거품기로 가볍게 섞는데, 오래 저으면 반죽에 끈기가 생겨 질겨지니 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에서 멈춘다. 미지근한 물보다 냉장고에서 꺼낸 찬물을 써야 바삭한 식감이 살고, 농도는 숟가락으로 떠서 흘렸을 때 주르륵 떨어지는 정도가 알맞다.
배추는 밑동 쪽 흰 줄기가 두꺼워 그대로 부치면 잎만 타고 줄기는 설익는다. 줄기 부분을 칼등이나 밀대로 가볍게 두들겨 납작하게 펴 두면 두께가 고르게 맞는다. 씻은 배추는 물기를 털어 내고 키친타월로 한 번 눌러 닦아 주는데, 물기가 많으면 기름이 튀고 반죽도 흘러내린다.
키친타월 위에서 두꺼운 흰 줄기 부분을 눌러 물기를 닦는 배추 겉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팬에 기름을 바닥이 다 덮일 만큼 두르고 중간 불로 달군 다음, 배추에 반죽을 묻혀 팬에 펼쳐 놓는다. 한 면을 2~3분 정도 익혀 테두리가 노랗게 되고 가장자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한 번만 뒤집고, 뒤집은 뒤에는 뒤집개로 누르지 않는 것이 좋다. 누르면 배추 즙이 반죽으로 번져 금방 축축해진다.
검은 주물 받침 가스레인지 위 팬에서 한 번 뒤집은 배추전을 굽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부친 전은 접시에 겹쳐 쌓지 말고 채반이나 식힘망에 한 장씩 올려 식힌다. 겹쳐 두면 아래쪽 전에 김이 갇혀 그 자리부터 눅눅해진다. 전분가루는 1큰술을 넘기지 않는 편이 좋은데, 많이 넣으면 바삭함보다 떡처럼 질긴 식감이 먼저 올라온다. 더 바삭한 쪽을 원하면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7대 3으로 섞고 거기에 전분가루 1큰술을 더한다.
가을 배추가 가장 달아지는 철에 배추전을 부칠 일이 많다면, 다음번 반죽에는 전분가루 한 큰술을 같이 섞어 보길 권한다. 식구들이 상에 앉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려도 처음 부쳐 냈을 때의 식감으로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