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경상북도 경주시 남산 자락의 통일전으로 들어가는 길은 은행나무 가로수가 양옆으로 줄지어 선 직선 도로다. 경주시 문화관광 안내에 따르면 은행나무가 늘어선 길은 약 2km에 이르고, 그중 통일전 앞으로 곧게 뻗은 구간이 1km 남짓이다. 굽은 곳 없이 이어지는 길이라 입구에 서면 나무줄이 먼 곳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경주시는 이 길의 은행나무가 가장 노랗게 물드는 때를 해마다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안내한다. 지금부터 3주 남짓 사이가 그 시기에 해당한다. 길 끝의 통일전은 관람료를 받지 않고 전용 주차장도 무료여서, 차를 세우고 가로수 아래를 걷다가 통일전 경내와 전망 누각까지 비용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양옆 은행나무 아래 곧게 뻗은 길
통일전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길은 평지에 가깝게 이어져 경사를 오르내릴 일이 거의 없다. 은행나무가 도로 양쪽에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어 잎이 물들면 노란 나무 벽 사이를 걷는 듯한 풍경이 된다. 보행로에서 길이 뻗은 방향을 바라보면 나무줄이 멀어질수록 좁아지며 한 점으로 모인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보행로와 길가에 노란 잎이 쌓여 발밑까지 같은 색으로 덮인다. 가로수 너머로는 논과 들녘이 펼쳐져 있어, 노란 나무줄과 넓은 들판이 나란히 놓인 풍경을 걸으며 볼 수 있다. 차가 다니는 도로 옆이지만 보행로가 나무 바로 아래로 나 있어, 가지가 머리 위를 덮는 구간에서는 노란 잎 사이로 햇빛이 내려온다.
통일전은 신라의 삼국 통일을 이끈 태종무열왕과 김유신 장군, 문무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77년에 세운 곳이다. 경내에는 세 사람의 영정이 모셔져 있고, 전각을 둘러싼 회랑 너머로 경주 남산이 가까이 보인다. 은행나무길을 걷고 난 뒤 경내로 들어서면 노란 길과는 다른 단정한 전각 풍경이 이어진다.
누각에 올라 내려다보는 길 전체
통일전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통일전 위쪽의 전망 누각에 오르면 걸어온 은행나무길과 주변 들녘을 함께 내려다볼 수 있다. 아래에서 걸을 때는 나무 사이로만 보이던 길이 위에서는 한 줄로 곧게 뻗은 모습으로 드러난다. 노란 직선이 들판 사이를 가로지르는 구도를 사진에 담기 좋은 자리다.
통일전 가까이에는 신라 소지왕 때 연못에서 글이 적힌 봉투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서출지가 있다. 남산 칠불암으로 오르는 길도 통일전 쪽에서 시작한다. 들머리에서 칠불암까지는 산길로 45분 안팎이 걸려, 걷는 시간이 넉넉하다면 산 쪽으로 발걸음을 이어갈 수 있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관람 시간
통일전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통일전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은행나무 아래 보행로를 따라 원하는 만큼 걸었다가 되돌아오면 된다. 2km 전 구간을 왕복하지 않고 일부만 걸은 뒤 누각에 올라 길 전체를 내려다보는 코스라면 1~2시간이면 충분하다. 길이 곧고 평평해 유모차를 끌거나 걸음이 느린 가족과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적다. 되돌아올 때는 같은 길을 반대 방향에서 보게 되어, 올 때와 다른 쪽에서 햇빛을 받은 나무줄을 볼 수 있다.
통일전 관람 시간은 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11월부터는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은행잎이 절정에 이르는 11월 초에는 마감이 한 시간 당겨지므로, 누각까지 둘러보려면 늦은 오후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