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진포 / 한국관광공사-테마상품팀 IR 스튜디오 |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의 화진포는 바다 쪽에 쌓인 모래톱이 만의 입구를 막으면서 생긴 석호다. 둘레는 약 16km, 넓이는 2.3㎢로 국내 석호 가운데 가장 넓다. 호수는 허리가 잘록한 8자 모양이어서 남호와 북호로 나뉘는데, 면적은 남호가 더 크고 바다와 이어지는 물길은 북호 쪽에 있다.
물가에는 갈대와 물억새, 부들이 자라고 그 뒤를 소나무숲이 둘러싸고 있다. 가을이 되면 갈대가 누렇게 익어 호숫가가 황금빛으로 바뀌고, 주변 산자락의 단풍이 잔잔한 수면에 그대로 비친다. 예부터 꼽아 온 화진포팔경의 제1경이 바로 가을 들녘과 단풍이 호수에 비치는 풍경이다. 갈대가 가장 짙게 물드는 10월 중순 무렵에는 산을 오르지 않고도 갈대와 단풍, 소나무숲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갈대밭과 솔숲 사이로 걷는 남호 둘레길
화진포해수욕장 / 한국관광공사-황성훈 |
호숫가를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이어져 있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둘러볼 수 있다. 16km를 모두 걸을 필요는 없다. 화진포생태박물관 주차장에서 출발해 남호 주변을 돌면 1~2시간 안에 갈대밭과 조류관찰대까지 다녀올 수 있다. 길이 호숫가를 따라 평탄하게 이어져 등산화 없이 가벼운 차림으로 걷기에 알맞다.
남호 둘레에는 갈대밭이 넓게 펼쳐지고 그 사이에 조류관찰대가 있다. 키 큰 갈대 사이로 걸으면 호수가 보였다 가려지기를 되풀이하고, 관찰대에 오르면 갈대밭 너머로 트인 수면을 내려다볼 수 있다. 물 위에 내려앉은 새를 가까이서 지켜보기 좋은 자리다.
화진포 / 한국관광공사-테마상품팀 IR 스튜디오 |
호숫가 소나무숲 구간은 그늘이 짙어 한낮에도 걷기 편하다. 솔숲 사이로 한쪽에는 호수가, 다른 쪽에는 동해가 번갈아 모습을 드러낸다. 호수와 바다를 같은 길에서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석호 둘레길만의 특징이다.
호수 전체의 생김새를 보고 싶다면 호숫가 응봉에 오르면 된다. 응봉 산림욕장 쪽에서는 북호와 남호가 한꺼번에 내려다보여, 모래톱 하나를 사이에 두고 호수와 바다가 나란히 놓인 석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둘레길에서 가까이 본 갈대밭이 위에서는 호수를 두른 누런 띠처럼 보이고, 그 바깥을 소나무숲이 한 겹 더 감싸고 있다. 아래에서 걷는 길과 위에서 보는 풍경이 서로 달라 함께 둘러볼 만하다.
호숫가 별장과 박물관 함께 둘러보기
화진포 / 한국관광공사-테마상품팀 IR 스튜디오 |
둘레길 주변에는 근현대사의 흔적이 남은 건물이 여럿 있다. 김일성 별장으로 알려진 화진포의성은 호수와 바다 사이 언덕의 소나무숲에 자리한 돌 건물로, 내부에 한국전쟁과 북한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겨울철에는 오후 4시 30분에 문을 닫는다.
호숫가 솔숲에는 이기붕 별장도 있어 전시관으로 공개되고 있고,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도 가까이 있다. 한때 나라의 지도층이 앞다퉈 별장을 지었을 만큼 호수와 바다가 함께 보이는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화진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출발점인 화진포생태박물관에서는 석호가 만들어진 과정과 호수에 사는 생물을 먼저 살펴볼 수 있다. 여름철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겨울철에는 오후 5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박물관을 먼저 둘러본 뒤 남호 갈대밭으로 걸어 나가면 눈앞의 호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이해하며 풍경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