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폭포·거리까지 예술이 된다…가을 안양, 도시 전체가 ‘문화예술 여행지’

[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가을 안양 도시 전체가 문화예술 여행지로 변신한다. 숲과 폭포, 공원과 거리, 건축물까지 도시 곳곳이 전시장과 공연장으로 바뀌면서 단순히 명소를 둘러보는 여행을 넘어 걷고 보고 체험하는 도심형 문화여행이 가능해졌다.

특히 올해 10월에는 제8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8)를 중심으로 안양1번가 넘버원 페스티벌과 김중업건축박물관 특별전까지 잇따라 열리면서 예술과 축제, 건축, 자연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삼성산과 삼막사계곡, 안양천생태이야기관, 삼덕공원까지 더하면 도시의 활기와 자연의 여유를 함께 느끼는 가을 여행이 완성된다.

낙원의 위상학(박재훈)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안양시

낙원의 위상학(박재훈)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안양시

숲과 폭포가 미술관으로…APAP8 두 달간 이어진다

안양 가을 여행의 중심에는 제8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PAP8이 있다.지난 9월 30일 개막한 APAP8은 ‘아르떼 엑스(Arte X) : 예술 대전환_안양 무릉도원’을 주제로 오는 11월 29일까지 안양예술공원과 안양파빌리온, 아르테자이 상가동, 오감갤러리, 학운공원 내 오픈 스쿨 등에서 이어진다.3년 만에 돌아온 이번 행사에는 4개국 41명·팀이 참여한다.

AI 미디어아트와 야외 조각, 설치작품, 한·중 현대미술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무엇보다 APAP8의 매력은 미술관 안에 작품을 모아놓는 방식이 아니라 도시와 자연 자체를 하나의 전시장으로 활용한다는 데 있다. 낮에는 숲길을 따라 작품을 만나고, 해가 진 뒤에는 빛과 영상, 사운드가 더해지면서 같은 공간이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바뀐다.

낙원의 위상학(박재훈)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제8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8)이 지난달 30일 개막했다

낙원의 위상학(박재훈)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제8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8)이 지난달 30일 개막했다" /사진-안양시

해 지면 시작되는 ‘밤의 도원경’

야간에는 안양예술공원의 풍경이 또 한 번 달라진다. 308 아트크루가 선보이는 야외 미디어아트 ‘밤의 도원경’에서는 ‘빛의 폭포’와 ‘오색운’을 만날 수 있다.

벽천광장의 폭포와 산책로에 레이저와 영상, 사운드를 입혀 자연과 디지털 예술을 하나의 장면으로 연결한다. 

‘빛의 폭포’는 매 정시부터 15분 동안 운영되고, ‘오색운’은 매시 15분부터 다음 정시까지 이어진다.

야간 작품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평소 산책하던 공원이 밤이면 거대한 미디어아트 공간으로 바뀐다는 점에서 안양의 야간여행 콘텐츠로도 눈길을 끈다.

10월 16일부터 11월 6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에는 주요 야외작품을 전문 해설과 함께 둘러보는 ‘APAP8 스페셜 투어-나이트’도 진행된다. 야간 투어 참가비는 5000원이며, 일반 전시는 무료다.

AI부터 야외조각까지…걸을수록 작품이 나온다

안양파빌리온에서는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아이 파빌리온’이 열린다. 가상과 현실,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미디어아트와 조각, 설치 작품으로 풀어낸 전시다.

안양파빌리온 앞 광장과 안양박물관 야외, 안양예술공원 내 옛 ‘공동의 장’ 일대에서는 야외조각전 ‘오픈 그라운드’를 만날 수 있다.

작품 감상이 특정 건물 안에 머물지 않고 산책 동선 전체로 확장되는 셈이다.

아르테자이 상가동 오감갤러리와 학운공원 내 오픈 스쿨에서는 특별전 ‘우리가 꿈꾸는 도원’이 열린다.

한국과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이상적인 삶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예술공원에서 시작한 관람 경험을 시민의 생활공간까지 이어간다.

안양예술공원 자체도 하나의 여행지

APAP8을 계기로 안양예술공원 자체를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좋다. 만안구 석수동에 자리한 안양예술공원은 과거 안양유원지의 역사를 이어받은 공간으로, 국내 최초의 공공예술 테마파크로 알려져 있다. 공원 곳곳에는 60점이 넘는 현대미술 작품이 설치돼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숲과 계곡, 조형물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미술관 안에서 작품을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준다.

특히 가을에는 나무와 계곡, 설치작품이 함께 어우러져 예술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공공예술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도 산책하듯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매력이다.

청년의 거리로 변하는 안양1번가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는 안양1번가가 청년 문화축제의 무대로 바뀐다.

‘제4회 안양1번가 넘버원 페스티벌’은 올해 ‘원더랜드(ONE-DER LAND), 모두의 꿈이 모이는 곳’을 주제로 열린다.

안양시와 대림대·성결대·안양대·연성대 등 지역 4개 대학, 안양1번가번영회가 함께 준비했다. 축제 기간에는 대학 동아리와 관련 학과가 참여하는 거리공연과 체험부스가 이어진다.

퍼스널 컬러 진단과 메이크업, 헤어, 네일 체험부터 키링 만들기, AI 사진 촬영, 타로 체험까지 젊은 층이 즐길 만한 프로그램이 중심이다. 참가자가 직접 참여하는 즉석 댄스 이벤트와 행운 게임, SNS 행사도 마련된다.

먹거리 공간은 안양1번가번영회와 대학 조리학과 학생들이 함께 운영한다.

16일 오후 8시에는 마술쇼가 열리고, 17일 오후 8시부터는 가수 경서예지가 축하공연을 펼친다.

낮에는 안양예술공원에서 공공예술을 즐기고 저녁에는 안양1번가에서 공연과 먹거리를 만나는 식으로 하루 코스를 구성하기 좋다.

140년 외교사가 건축으로…김중업 특별전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김중업건축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10월 15일부터 내년 8월 31일까지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김중업과 로제 샹바르, 그리고 주한프랑스대사관 〈140년의 대화, 하나의 건축〉’이 열린다.

전시는 건축가 김중업과 당시 주한 프랑스대사 로제 샹바르가 만나 주한프랑스대사관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건축 하나가 어떻게 외교와 문화교류의 결과물이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김중업이 세계적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아틀리에에서 활동하던 시절 자료와 학위증, 샹바르 대사의 본국 보고서, 대사관 설계도면, 김중업의 프랑스 국가공로훈장 등도 공개된다.

주한프랑스대사관의 전통 지붕 곡선을 모티브로 한 체험공간과 포토존도 마련된다.

전시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삼성산에 오르면 안양의 가을이 한눈에

도심 예술여행 뒤에는 자연으로 발길을 옮겨볼 만하다. 안양시 만안구와 서울 관악구·금천구에 걸쳐 있는 삼성산은 해발 477m로, 도심 가까이에서 산행과 문화유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삼성산에는 677년 원효와 의상, 윤필이 암자를 짓고 수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삼막사가 자리한다.삼막사 주변에는 삼막사마애삼존불과 남녀근석 등 문화유산도 남아 있어 가벼운 산행과 역사 탐방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정상 부근에서는 안양과 주변 지역의 풍경이 넓게 펼쳐져 가을 산행지로도 좋다. 단풍이 시작되는 시기에는 능선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삼막사계곡에서 만나는 도심 속 휴식

삼성산 아래에는 삼막사계곡이 이어진다. 삼막사로 올라가는 초입에 자리한 계곡은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알려져 있지만, 가을에는 비교적 한적한 분위기에서 숲길을 걸으며 쉬기 좋다.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울창한 숲과 물길이 이어져 짧은 산책이나 피크닉 장소로도 활용하기 좋다. 안양예술공원에서 예술 산책을 즐긴 뒤 삼성산과 삼막사계곡까지 연결하면 문화와 자연을 하루에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안양천 생태 변화도 여행 콘텐츠로

안양천생태이야기관에서는 도시 하천이 되살아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안양천 살리기 사업의 과정과 하천 생태계의 변화를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소개하는 공간이다. 도시가 자연환경을 어떻게 회복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안양천을 산책하면서 생태이야기관을 함께 둘러보는 코스도 좋다. 모든 관람은 무료다.

공장터가 시민공원으로…삼덕공원

안양역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있는 삼덕공원은 도시재생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과거 인쇄용지 공장이 있던 부지가 기업의 기부를 통해 시민공원으로 바뀌었다. 공원 한가운데에는 옛 공장의 굴뚝을 축소한 형태의 타워가 남아 있어 이곳의 역사를 보여준다. 넓은 피크닉 광장과 놀이터, 바닥분수, 체력단련시설 등이 마련돼 있어 여행 중 잠시 쉬어가기 좋다. 안양역과 가까워 안양1번가 축제와 함께 둘러보기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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