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암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 남조천 물가에는 높이 70m 바위벽이 수직으로 서 있다. 사인암이다.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흑운모 화강암이 가로와 세로로 금이 가며 쪼개져, 네모난 돌기둥을 여러 개 세워 붙인 듯한 면이 생겼다. 멀리서 보면 돌 병풍을 펼쳐 놓은 모양이고, 가까이 서면 각진 돌결이 하나하나 보인다.
이 바위 면에는 옛사람들이 새긴 글씨가 236건 남아 있다. 단양팔경 전역에서 확인된 바위글씨 593건 가운데 가장 많은 수가 이 한 곳에 몰려 있다. 시 구절과 이름이 대부분이고 장기판을 새긴 자리도 있다. 사인암은 명승 제47호이며 단양팔경 가운데 4경으로 꼽히고,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한민국 관광 100선에도 들어 있다.
물가에서 올려다보는 돌 병풍
사인암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남조천은 바위 바로 밑까지 붙어 흐른다. 그래서 절벽을 보는 자리가 물가 높이에 있고, 고개를 들어 70m 면을 아래에서 위로 훑는 구도가 된다. 물이 맑은 날에는 돌기둥 무늬가 수면에 비쳐 절벽이 아래로 한 번 더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물길이 휘는 지점을 지나면 같은 바위도 폭이 좁고 높아 보이게 바뀐다.
사인암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바위 틈에는 소나무가 비스듬히 뿌리를 내려 회색 돌 면에 짙은 초록이 섞인다. 절벽 뒤쪽과 양옆 산비탈은 활엽수가 많아 잎이 물드는 철에 색이 크게 달라진다. 단양과 영주를 아우르는 소백산 권역의 올해 단풍 절정은 10월 23일로 예상된다. 절정 무렵이면 깎아 세운 듯한 돌 면과 붉고 노란 숲이 한 화면에서 맞붙는다.
바위에 새긴 글씨 찾아 읽기
사인암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글씨는 사람 키가 닿는 바위 아래쪽에 몰려 있다. 큼직한 글자는 몇 걸음 떨어져서도 읽히고, 작게 새긴 이름은 가까이 가야 눈에 들어온다. 새긴 시기가 서로 다르니 획의 깊이와 글자 크기도 제각각이다. 돌에 이름을 남겨 둔 자리를 하나씩 세어 보는 것만으로도 바위 앞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사인암이라는 이름은 고려 말 유학자 우탁이 사인 벼슬에 있을 때 이 바위를 자주 찾았다는 데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조선 시대 문인들도 단양을 지나며 이곳을 들러 글과 그림으로 남겼다. 바위글씨가 한 면에 쌓인 배경에는 이렇게 오래 이어진 발길이 있다.
절벽 바로 밑은 돌이 떨어질 위험이 있어 출입을 막아 두었다. 안전선 안쪽 물가 길과 바위 앞 공간에서도 70m 면이 통째로 들어오므로 가까이 붙지 않아도 볼 것은 다 본다. 오히려 몇 걸음 물러설수록 절벽 위쪽 돌기둥과 그 뒤로 이어지는 산세가 같이 보인다.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사인암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주차장에서 남조천을 따라 몇 분만 걸으면 사인암 앞에 닿는다. 산을 오르거나 긴 계단을 타는 구간이 없어 바위까지 가는 길 자체는 평탄하다. 바위를 한 바퀴 둘러보고 글씨를 살펴보는 데 20~30분이면 충분하다. 머무는 시간이 짧은 편이라 도담삼봉, 구담봉 같은 다른 단양팔경과 묶어 반나절 코스로 잡으면 이동 거리에 비해 보는 양이 많아진다.
관람료와 주차료는 받지 않는다. 주차장은 소형차와 대형차 모두 댈 수 있다. 개방 시간은 여름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겨울철에는 오후 5시까지로 안내돼 있다. 단풍 절정과 주말이 겹치는 날에는 바위 앞 공간이 좁은 만큼 오전 시간대가 둘러보기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