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에서 윤기 나게 조려진 콩자반을 작은 반찬 그릇에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콩자반은 한 번 만들어 두면 며칠씩 꺼내 먹는 반찬이라 밑반찬이 떨어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다. 그런데 한참을 조려 놓고도 식은 뒤에 집어 보면 콩이 돌처럼 딱딱해져 있어, 이가 약한 어른이나 아이는 몇 알 집다 말고 젓가락을 내려놓게 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삶는 시간을 늘려 봐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불 앞을 지키는 동안 콩물 거품이 냄비 위로 부풀어 올라 가스레인지로 넘치고, 그때마다 불을 줄이거나 뚜껑을 덮게 되니 콩은 콩대로 덜 익고 겉에는 쪼글쪼글한 주름만 깊게 남는다.
이 성가신 과정을 한 번에 정리해 주는 것이 식용유 한 큰술이다. 콩 삶는 물에 기름을 넣는다는 말이 낯설게 들리지만, 넘치려는 거품을 가라앉혀 센 불을 그대로 쓸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콩 속까지 열이 고르게 들어간다.
오래 삶아도 콩자반이 딱딱해지는 이유
물에 충분히 불어 표면 주름이 펴진 검은콩을 투명한 유리 그릇에 담아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콩이 딱딱한 것은 삶은 시간이 짧아서라기보다 물을 덜 머금은 채로 열을 받았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른 콩은 껍질이 단단해서 물이 속까지 스며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불리는 시간이 모자라면 겉만 물러지고 속은 단단한 상태로 조림장에 들어가게 된다.
여기에 거품이 더해지면 상황이 나빠진다. 콩에 들어 있는 사포닌 성분은 끓는 물에서 희뿌연 거품을 두껍게 만들어 내는데, 이 거품이 금세 냄비 밖으로 넘치려 한다. 넘치는 것을 막으려고 불을 약하게 줄여 놓으면 물이 제대로 끓지 않아 콩 속까지 열이 들어가지 못한다.
뚜껑을 열고 끓이는 냄비 가장자리에 옅은 거품이 한쪽으로만 올라온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식용유를 한 큰술 넣으면 물 표면에 얇게 퍼지면서 부풀어 오르던 거품이 금방 주저앉는다. 거품이 넘칠 걱정이 없으니 뚜껑을 열어 둔 채 끓는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콩이 충분히 익을 때까지 같은 세기로 삶아 낼 수 있어 속까지 물러진다.
식용유 넣어 콩자반 콩 부드럽게 삶는 방법
불린 검은콩과 불린 물, 마른 생강, 다시마를 냄비에 넣어 끓이기 전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콩은 전날 저녁에 충분한 물에 담가 하룻밤 불린다. 콩이 물을 먹고 두 배 가까이 부풀어 표면 주름이 펴지면 다 불은 것이다. 불린 물은 버리지 말고 500ml를 콩과 함께 냄비에 붓고, 마른 생강 두 쪽과 다시마 한 장을 같이 넣는다.
처음에는 센 불로 올린다. 뚜껑을 열어 둔 채로 끓이다가 물이 한 번 크게 끓어오르면서 거품이 솟아오르면, 그때 불을 줄이면서 식용유를 한 큰술 넣는다. 기름이 물 위로 퍼지는 순간 올라오던 거품이 눈에 띄게 가라앉는다.
끓는 콩 냄비에 계량스푼으로 식용유를 넣는 손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후에도 뚜껑은 계속 열어 둔 채로 삶으면서 떠오르는 거품을 국자로 걷어낸다. 거품을 그대로 두면 비린 맛이 남는다. 콩 한 알을 건져 손끝으로 눌렀을 때 힘을 주지 않아도 으깨지면 다 삶아진 것이고, 이 상태가 되기 전에는 양념을 넣지 않는다.
콩물이 처음의 절반쯤으로 졸면 진간장 여섯 술, 황설탕 한 술, 미림 두 술을 넣고 조린다. 설탕을 처음부터 넣으면 설탕이 물을 끌어당겨 콩 속으로 수분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기 때문에 콩이 단단해진다. 국물이 자작해지면 물엿 세 술을 넣고 섞어 윤기를 낸 다음 불을 끈다.
식용유는 한 큰술이면 충분하다. 더 넣는다고 거품이 더 잘 가라앉지는 않고 조림장에 기름이 겉돌아 맛이 둔해진다. 콩자반은 완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은데, 식는 동안에도 콩이 조림장을 머금으면서 간이 더 배어든다.
다음에 콩자반을 만들 때는 거품이 올라오는 그 순간에 식용유 한 큰술을 넣어 보길 권한다. 불을 줄였다 올렸다 하며 애쓰지 않아도 콩이 속까지 고르게 익어, 식구 누구나 부담 없이 집어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