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는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800m가 은행나무로 이어진다. 길 양쪽에 줄지어 선 나무가 가지를 맞대 머리 위를 덮고, 천천히 걸어도 10분 남짓이면 끝에 닿는다. 사찰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그대로 단풍 산책로인 셈이다.
800m 길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돌로 쌓은 석축과 계단이 차례로 나타난다. 천왕문을 지나 삼층석탑 옆 계단을 올라서면 봉황산 중턱 앞마당에 서게 되고, 발아래로 소백산 줄기의 능선이 겹겹이 깔린다. 노란 터널을 걷고 나서 산 전망까지 보는 코스다.
노란 터널로 시작하는 800m 오르막길
부석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은행잎은 10월 중순부터 물이 오르기 시작해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절정을 맞는다. 절정 구간이 2~3주로 짧은 편이라 같은 길도 시기에 따라 초록과 노랑이 섞인 모습, 바닥까지 노랗게 덮인 모습으로 달라진다.
사람이 적은 이른 오전에는 양쪽 나무가 가지를 겹쳐 만든 터널 모양이 그대로 드러난다. 잎이 떨어진 뒤에는 길바닥이 노랗게 덮여 걷는 내내 발밑까지 같은 색이 이어지고, 나무 사이로 아래쪽 마을과 밭이 내려다보인다.
길은 완만한 오르막이다. 포장 구간과 흙길이 번갈아 나오고 중간에 분수대 광장과 쉼터가 있어 숨을 돌리기 좋다. 유모차나 휠체어로는 천왕문 앞까지가 편하게 갈 수 있는 범위이고, 그 위부터는 석축 계단이 이어진다.
앞마당에서 능선이 내려다보이는 무량수전
부석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천왕문을 지나 석축을 오르면 범종각이 길을 가로질러 놓여 있다. 건물 아래를 통과해 다시 계단을 밟는 구조여서 몇 걸음마다 눈에 들어오는 범위가 바뀐다. 석축은 자연석을 다듬지 않고 쌓아 면이 고르지 않고, 그 위에 건물이 단을 바꿔 가며 앉아 있다.
무량수전은 고려 중기에 세운 목조 건물로 국보로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에 남은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건물 안에는 흙으로 만든 불상이 정면이 아닌 측면을 향해 앉아 있다. 부석사가 포함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올라 있다.
부석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앞마당 끝에 선 안양루에 올라서면 시야가 한 번 더 열린다. 누각 아래로 석등과 계단이 아래쪽으로 곧게 떨어지고, 그 너머로 능선이 층을 이뤄 멀어진다. 무량수전 뒤편에는 절 이름의 유래가 된 부석이 놓여 있고, 산길을 10분쯤 더 오르면 조사당이 나온다.
앞마당이 서쪽을 보고 있어 늦은 오후에 풍경이 가장 넓게 펼쳐진다. 해가 능선 쪽으로 내려앉는 시간대에는 노란 은행잎과 노을빛이 같은 자리에 겹친다.
왕복 2시간 코스와 찾아가는 길
부석사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
공영주차장에서 일주문과 은행나무길, 천왕문, 안양루, 무량수전, 조사당까지 둘러보고 돌아오면 왕복 두 시간쯤 걸린다. 계단과 오르막이 있어 평지 산책로보다 시간이 더 든다.
문화재 관람료는 받지 않는다. 주차는 아래쪽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소형차 기준 2,000원 수준이며, 절 안쪽 주차장은 몸이 불편한 방문객만 쓸 수 있다. 단풍 절정기 주말에는 주차장이 일찍 차는 편이어서 이른 오전에 도착하면 길이 한적하다.
차로는 중앙고속도로 풍기 나들목에서 30분 거리다. 대중교통은 영주역이나 영주종합터미널에서 부석사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