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서원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소수서원 사주문 앞에는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서원이 문을 열던 무렵부터 같은 자리를 지킨 나무로, 굵은 가지가 담장 높이를 넘어 문 위까지 뻗어 있다. 잎이 물들면 드나드는 사람 머리 위에 노란 천장이 한 겹 생긴 것처럼 보인다.
올해 이곳 은행나무 단풍 절정은 10월 30일로 예상돼 있다. 지금은 잎 끝부터 색이 도는 시기여서, 앞으로 보름 정도가 가장 노랗게 물든 모습을 볼 수 있는 기간이다. 사주문을 지나면 경내에도 은행나무가 길을 따라 이어져, 강학 공간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동안 노란 잎이 계속 머리 위에 머문다.
사주문 앞 두 그루에서 시작하는 은행나무길
소수서원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
소수서원은 1543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백운동서원에서 시작했고, 1550년 명종이 '소수서원'이라는 이름을 적은 편액을 내렸다. 임금이 직접 이름을 내린 첫 서원이어서 한국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꼽히며, 2019년에는 다른 여덟 곳과 함께 '한국의 서원'으로 세계유산에 올랐다.
서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은행나무보다 소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붉은 껍질의 적송이 개울가를 따라 줄지어 서 있고, 그 사이로 죽계천 물소리가 들린다. 개울 쪽으로 난 경렴정에 앉으면 물 건너 바위에 새긴 붉은 글씨와 솔숲이 한눈에 보인다. 솔숲의 짙은 초록과 담장 안쪽의 노란 잎이 몇 걸음 사이에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 이 서원 가을 풍경의 특징이다.
소수서원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
담장 안으로 들어서면 강학당과 서재, 장서각이 낮게 앉아 있어 하늘이 넓게 열린다. 건물 지붕선 위로 은행나무 가지가 걸쳐 보이고, 바닥에 잎이 쌓이기 시작하면 마당 흙빛이 노란색으로 바뀐다. 서원 뒤편 탁청지 연못까지 걸으면 물 위에 비친 나무와 기와를 함께 볼 수 있다.
저녁 5시부터 밤 9시까지 무료로 여는 밤 서원
소수서원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
영주시는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아흐레 동안 소수서원 하반기 야간개장을 운영한다. 시간은 매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이고, 야간개장 시간의 관람료는 받지 않는다. 해가 지면 서원 건물과 솔숲에 조명이 들어와 낮과는 다른 윤곽이 드러나고, 담장과 지붕이 어둠 속에서 또렷하게 떠오른다.
기간 중에는 경렴정에서 선비문화 야간 음악회 '월하소수, 밤을 잇는 가락'이 열렸다. 10월 4일과 5일, 9일 저녁에 진행돼 공연 일정은 이미 끝났지만, 야간개장 자체는 11일까지 이어진다. 그 이후에 찾는다면 낮 시간에 맞춰 일정을 잡는 쪽이 낫다.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소수서원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
사주문 앞 은행나무에서 출발해 경내를 돌고 탁청지까지 보는 데는 30분에서 1시간이면 넉넉하다. 길이 대부분 평탄해 걸음이 느린 일행과 함께 가도 무리가 없다. 바로 옆 선비촌은 조선시대 가옥을 복원해 꾸민 한옥 마을로, 여기까지 더하면 반나절 일정이 된다. 9월과 10월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자가용으로는 중앙고속도로 풍기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순흥 방향으로 달리면 된다. 서원과 선비촌이 주차장을 함께 쓰기 때문에 차를 한 번 세우고 두 곳을 모두 볼 수 있다. 기차를 이용하면 풍기역에서 내려 소수서원 방향 시내버스로 갈아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