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봉투에 나눠 담은 새송이버섯과 느타리버섯을 냉장고 신선칸에 세워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장을 보고 온 날 버섯은 대개 사 온 비닐에 담긴 그대로 냉장고에 들어간다. 느타리든 새송이든 팽이든 묶여 있던 비닐을 뜯지 않고 채소칸에 밀어 넣어 두는 것이 가장 익숙한 방법이다. 그런데 다음 날 꺼내 보면 봉지 안쪽에 물방울이 잔뜩 맺혀 있고, 버섯 표면이 축축하게 젖어 손에 들러붙는 경우가 많다.
하룻밤 만에 질척해진 버섯은 볶아도 물이 흥건하게 나오고 씹는 맛도 흐물거린다. 물기를 털어 내고 키친타월로 감싸 두거나 반찬통에 옮겨 담아 봐도 하루 이틀이면 다시 같은 상태가 되는데, 버섯이 물러지는 원인이 담아 둔 비닐에 있기 때문이다.
사 온 버섯을 비닐에서 꺼내 종이봉투에 옮겨 담기만 해도 먹을 수 있는 기간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빵이나 약을 담아 온 종이봉투면 충분하고, 나눠 담는 분량과 봉투 입구를 어떻게 두는지만 알아 두면 된다.
비닐 안에 갇힌 물기가 버섯을 무르게 만드는 이유
투명 비닐봉지 안쪽에 작은 물방울이 맺히고 버섯 표면은 대부분 마른 상태로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버섯은 거의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사 온 뒤에도 표면으로 물기를 계속 내보낸다. 갓과 기둥에 채소 같은 단단한 껍질이 따로 없어서 물기가 빠져나오는 속도가 빠르고, 반대로 바깥에 있는 물기도 그대로 빨아들인다.
그렇게 나온 물기가 비닐 안에서는 빠져나갈 데가 없다. 봉지 안쪽 벽에 맺힌 물방울이 다시 버섯 위로 떨어지면서 표면이 내내 젖어 있게 되고, 버섯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까지 봉지 안에 쌓이면 무르는 속도가 한층 빨라진다. 봉지를 열었을 때 쉰 듯한 냄새가 올라오는 것도 이때부터다.
종이봉투는 반대로 움직인다. 종이의 섬유질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어 봉투 안에 쌓이는 에틸렌 가스가 빠져나가고, 버섯에서 나온 여분의 물기는 종이가 빨아들여 표면을 마른 상태로 둔다. 그래서 버섯은 더 좋은 자리를 찾아 옮기는 것보다 담아 두는 봉투를 바꾸는 쪽이 먼저다.
산 버섯 종이봉투에 담아 오래 보관하는 방법
깨끗한 손이 물에 씻지 않은 느타리버섯을 비닐 코팅 없는 종이봉투에 옮겨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종이봉투 하나뿐인데, 빵집이나 약국에서 받아 온 봉투처럼 안쪽에 비닐 코팅이 되지 않은 것으로 고른다. 버섯은 사 온 상태 그대로 쓰고 물에 씻지 않는다. 씻으면 그 물을 버섯이 그대로 머금어 오히려 더 빨리 물러지니, 흙이 붙어 있으면 마른 키친타월로 털어 내는 정도면 된다.
비닐을 벗긴 버섯은 한 봉투에 몰아 담지 말고 한두 번 먹을 분량씩 나눠 담는다. 봉투 안에 버섯이 가득 차면 가운데 있는 것들이 서로 눌려 그 자리부터 물이 생기기 때문인데, 봉투를 가볍게 흔들었을 때 안에서 버섯이 움직일 정도가 적당하다.
한두 번 먹을 분량의 버섯이 봉투 안에서 서로 눌리지 않게 느슨히 담긴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담은 봉투는 입구를 접어 닫지 말고 손가락 두어 개가 들어갈 만큼 살짝 열어 둔다. 입구를 꽉 막으면 결국 비닐에 넣어 둔 것과 비슷해지니, 열린 채로 냉장고 신선칸에 세워 두고 위에 다른 식재료를 올려 누르지 않는다.
입구를 살짝 열어 둔 종이봉투가 다른 식재료에 눌리지 않게 신선칸에 세워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하루 이틀 뒤 꺼냈을 때 봉투 안쪽이 보송하고 갓을 만져도 미끌거리지 않으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종이가 눅눅해졌으면 새 봉투로 바꿔 담으면 되고, 이렇게 두면 대개 닷새에서 일주일까지 산 날과 비슷한 상태로 쓸 수 있다.
이미 갈색으로 변하고 미끌거리는 버섯은 종이봉투에 옮겨도 그대로이니 그 부분은 떼어 내고 쓴다. 썰어 둔 버섯이나 데친 버섯은 종이가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므로 밀폐용기에 담아 이삼일 안에 먹는 것이 좋고, 씻는 일은 요리하기 바로 전에 한다.
장을 보고 온 날 비닐만 벗겨 종이봉투에 옮겨 담아 보길 권한다. 버섯은 사 올 때가 가장 단단한 식재료라, 담는 자리를 바꿔 주는 것만으로 사 온 값만큼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