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정원 / 한국관광공사-전지민 |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변에는 물이 드나들던 땅을 그대로 살려 만든 공원이 있다. 물의정원은 약 48만 4,000㎡ 터에 잔디광장과 습지, 초화단지를 나눠 놓은 곳으로 강 쪽으로 걸어 나가면 물길이 넓게 트이고 뒤로는 운길산 능선이 이어진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뱃나들이교는 붉은 아치 모양의 보행교여서 다리 위에 서면 강물과 꽃밭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가을에 이곳을 찾는 이유는 강변 초화단지를 덮는 황화코스모스다. 흔히 보는 분홍 코스모스와 달리 꽃잎에 주황빛이 도는 노란색이고 키가 낮아, 꽃밭 전체가 한 덩어리로 노랗게 보인다. 꽃은 가을로 접어들며 피기 시작해 10월 말까지 이어진다. 다만 파종 시기와 그해 날씨에 따라 꽃이 오르는 속도가 달라 절정 시기는 해마다 조금씩 차이가 난다.
강변을 노랗게 덮는 꽃밭
물의정원 / 한국관광공사-전지민 |
초화단지는 산책로 옆 평평한 땅에 넓게 펼쳐진다. 꽃 높이가 사람 키보다 낮아 시야를 가리지 않고, 꽃밭 너머로 강과 건너편 산줄기가 같이 보인다. 단지 사이로 흙길이 나 있어 꽃밭 안쪽까지 들어가 볼 수 있고, 바람이 불면 노란 꽃대가 한꺼번에 같은 방향으로 눕는다.
같은 자리는 계절마다 색이 바뀐다. 봄에는 붉은 꽃양귀비가 이 초화단지를 채우고, 여름이면 물가 쪽 습지 구간에 갈대와 물억새가 올라온다. 강과 맞붙은 지형이라 아침 시간대에는 수면 위로 물안개가 낮게 깔릴 때가 있어, 같은 길을 걸어도 시간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네 갈래 길을 이어 걷는 한 시간
물의정원 / 한국관광공사-전지민 |
공원 안에는 강변산책길과 물향기길, 물빛길, 물마음길 네 갈래 산책로가 있다. 강을 바로 끼고 도는 길과 잔디광장 안쪽을 지나는 길이 서로 연결돼 있어, 한 바퀴만 도는 대신 갈래를 이어 붙이며 걷는 방식이 된다. 전체를 차분히 둘러보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쯤 걸린다.
길은 대부분 평지다. 오르막이나 계단 구간이 거의 없어 무릎에 부담이 적고, 유아차를 밀고 걷는 가족이나 나이 든 부모와 함께 온 방문객도 속도를 맞추기 쉽다. 잔디광장 쪽에는 앉아 쉴 자리가 있어 중간에 한 번 멈췄다가 다시 걷기에도 좋다.
물의정원 / 한국관광공사-전지민 |
걷는 동안 보이는 풍경은 위치에 따라 바뀐다. 강변 쪽 길에서는 물 위로 시야가 곧장 열려 건너편 산까지 한 번에 보이고, 안쪽 길로 들어서면 나무와 잔디밭이 강을 가리면서 공간이 한결 좁고 조용해진다. 뱃나들이교 위는 두 풍경을 동시에 내려다보는 자리여서, 다리 한가운데에 서면 강물과 노란 초화단지가 아래위로 나뉘어 보인다.
전철역에서 걸어서 10분
물의정원 / 한국관광공사-김지연 |
찾아가는 길은 단순하다. 경의중앙선 운길산역에서 내려 강 쪽으로 걸으면 10분이면 공원 입구에 닿는다. 역에서 내려 뱃나들이교를 건너는 순간부터 강과 꽃밭이 보이기 시작하므로, 차를 몰고 주차 자리를 찾는 대신 전철로 움직이면 이동 자체가 산책의 시작이 된다.
공원은 연중무휴로 열려 있고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문 여닫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도 걸을 수 있다. 꽃밭과 강물을 함께 보려면 햇빛이 낮게 드는 늦은 오후가 적당하고, 사람이 적은 조용한 산책을 원한다면 평일 오전을 고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