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씻을 때 식초·소금 풀지 마세요"…'이 시간'만 지키면 맹물로 충분합니다


스테인리스 볼에 받은 맹물에 딸기가 완전히 잠겨 있고, 옆에 아무것도 타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두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스테인리스 볼에 받은 맹물에 딸기가 완전히 잠겨 있고, 옆에 아무것도 타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두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장을 봐 온 딸기나 방울토마토를 씻을 때 물에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리거나 소금을 한 숟갈 풀어 넣는 집이 많다. 그냥 물로만 씻으면 농약이 남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이지 않기 때문인데, 식초 냄새가 배지 않게 다시 헹구고 소금기까지 빼려면 설거지통 앞에 서 있는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난다.

그렇게 공을 들여 씻어 놓고도 정작 제대로 빠진 건지는 알 수 없다. 껍질째 먹는 과일일수록 찜찜함이 남아 아이들 줄 것만 한 번 더 씻거나, 아예 껍질을 깎아 버리고 먹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과일과 채소에 남은 농약을 씻어낼 때 결과를 가르는 것은 물에 무엇을 풀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담가 두었다가 어떻게 문질렀느냐다. 식초도 소금도 넣지 않은 맹물만으로도 담그는 시간과 문지르는 시간만 지키면 충분하다.

식초물과 소금물이 맹물과 차이가 나지 않는 이유

식초병과 소금통을 옆에 둔 채 뚜껑을 닫아 두고, 볼에는 물만 받아 방울토마토를 담갔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식초병과 소금통을 옆에 둔 채 뚜껑을 닫아 두고, 볼에는 물만 받아 방울토마토를 담갔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농산물에 뿌린 농약은 대부분 껍질 바깥면에 얇게 묻어 마른 상태로 남는다. 안쪽까지 스며들어 자리를 잡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 붙어 있는 형태라서, 물에 충분히 닿기만 하면 불어서 떨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식초나 소금을 푼 물로 씻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식초의 신맛이나 소금의 짠맛이 표면에 붙은 성분을 따로 녹여 내는 것이 아니라, 결국 물에 담가 두는 동안 불려서 떼어 내는 똑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실제로 수돗물과 식초를 탄 물, 소금을 탄 물로 각각 씻어 비교했을 때 제거되는 정도는 비슷했다.

대신 담가 두는 시간을 건너뛰고 겉만 한번 헹궈 내면 표면에 마른 채 붙어 있는 것이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무엇을 타느냐를 고민하는 대신, 물에 잠기게 두는 시간과 손으로 문지르는 시간을 챙기는 쪽으로 방법을 바꾸는 편이 낫다.

과일과 채소에 남은 잔류농약 씻어내는 방법

물을 받기 전에 주방 가위로 딸기 꼭지를 잘라 도마 위 접시에 모아 두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을 받기 전에 주방 가위로 딸기 꼭지를 잘라 도마 위 접시에 모아 두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물은 과일이 넉넉히 잠길 만한 볼과 깨끗한 물뿐이다. 물을 받기 전에 먼저 할 일은 농약이 몰려 있는 부위를 잘라 내는 것으로, 딸기는 꼭지를, 대파는 잎끝을, 고추는 꼭지를 가위로 정리한 다음 씻기 시작한다. 딸기 꼭지는 씻고 나서가 아니라 씻기 전에 따야 속살로 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손질을 마쳤으면 볼에 물을 받아 과일이 완전히 잠기게 넣고 5분을 그대로 둔다. 한 번쯤 손으로 살살 저어 주면 표면에 골고루 물이 닿는다. 5분이면 충분하고 한참 담가 둔다고 더 빠지지는 않으니, 물이 뿌옇게 흐려질 만큼 오래 두지 않는다.

꼭지를 딴 딸기가 잠긴 볼에 한 손을 넣어 물을 살살 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꼭지를 딴 딸기가 잠긴 볼에 한 손을 넣어 물을 살살 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5분이 지나면 담가 둔 물은 버리고 수도를 틀어 흐르는 물에서 30초 동안 문지른다. 손바닥으로 굴리듯 표면을 쓸어 주고, 사과나 오이처럼 단단한 것은 손가락으로 한 번씩 눌러 가며 문지른다. 잎채소는 한 장씩 펼쳐 앞뒤로 훑어 주는데, 깻잎처럼 잎에 잔털이 있는 것은 이 과정에서 특히 잘 씻긴다.

수도를 틀어 흐르는 물 아래에서 사과 한 알을 두 손으로 돌려 가며 표면을 문지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수도를 틀어 흐르는 물 아래에서 사과 한 알을 두 손으로 돌려 가며 표면을 문지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씻은 뒤에는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바로 먹거나 물기를 닦아 보관한다. 주방세제를 풀어 씻는 방법은 쓰지 않는 것이 좋은데, 헹굼이 덜 되면 세제가 남을 수 있어서다. 씻어 둔 채소를 젖은 채로 냉장고에 넣으면 금방 물러지니, 먹을 만큼만 그때그때 씻는 것이 안전하다.

식초와 소금을 따로 사다 풀지 않아도 되고 헹구는 손도 한결 줄어든다. 5분 담그기와 30초 문지르기를 습관처럼 지켜 보길 권한다. 날마다 식구들 입에 들어가는 것을 챙기는 데 필요한 것은 특별한 재료가 아니라 물에 담가 두고 기다리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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