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밀폐용기, 다 냉동실에 넣지 마세요"…바닥에 '이 표기' 없으면 금이 생기고 깨집니다


유리 밀폐용기를 뒤집어 바닥 가운데의 소재 표기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유리 밀폐용기를 뒤집어 바닥 가운데의 소재 표기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이나 찌개를 넉넉히 끓이고 남으면 유리 밀폐용기에 나눠 담아 냉동실에 넣어 두는 집이 많다. 플라스틱과 달리 김치 국물이 들어가도 색이 물들지 않고 기름진 음식을 담아도 냄새가 남지 않아서, 오래 두고 먹을 음식일수록 유리에 담게 된다.

그런데 몇 주 뒤에 꺼내 보면 용기 옆면에 실금이 가 있거나 바닥이 쪼개져 있는 일이 생긴다. 얼어붙은 국과 유리 조각이 뒤섞이면 음식은 통째로 버려야 하고, 손을 넣어 치우기도 조심스럽다. 유리니까 괜찮겠지 하고 넣어 둔 것이 문제였다.

유리 밀폐용기라고 다 같은 유리가 아니다. 용기 바닥이나 포장에 적힌 소재 표기를 보면 내열유리와 강화유리로 갈리는데, 이 두 글자만 확인해서 쓰는 자리를 나눠 두어도 냉동실에서 용기가 깨지는 일이 없어진다.

냉동실에서 유독 잘 깨지는 강화유리

냉동실 칸에 놓인 유리 용기 옆면에 가는 실금 한 줄이 지나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동실 칸에 놓인 유리 용기 옆면에 가는 실금 한 줄이 지나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유리에 금이 가는 것은 온도가 갑자기 바뀔 때 겉과 속이 서로 다른 속도로 줄었다 늘어나기 때문인데, 이때 생기는 힘이 유리가 버티는 한계를 넘으면 깨진다. 여기에 국물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 용기 벽을 밀어내는 압력까지 더해진다.

강화유리는 판유리를 높은 열로 달궜다가 빠르게 식혀 표면을 단단하게 만든 것이라서, 열처리하기 전보다 강도가 2~5배 높다. 대신 온도 변화에 견디는 힘은 그만큼 올라가지 않아 얼렸다 데우는 자리에서는 생각보다 쉽게 금이 가고, 한번 깨질 때는 조각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내열유리는 만들 때부터 붕산이 상당량 들어가 온도가 급하게 바뀌어도 잘 견디도록 만든 유리다. 영하의 냉동실에 있던 것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처럼 온도 차가 큰 자리는 내열유리의 몫이고, 두 유리를 겉모양으로는 구분할 수 없으니 표기를 보는 수밖에 없다.

유리 밀폐용기 표기 보고 냉동실용 나누는 방법

싱크대 위에 유리 밀폐용기를 모두 꺼내 바닥을 위로 향하게 뒤집어 늘어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싱크대 위에 유리 밀폐용기를 모두 꺼내 바닥을 위로 향하게 뒤집어 늘어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집에 있는 유리 밀폐용기를 전부 꺼내 바닥을 뒤집어 본다. 바닥 가운데나 가장자리에 소재가 찍혀 있고, 바닥이 매끈하면 옆면 스티커나 사 왔을 때 상자에 적혀 있다. 내열유리나 붕규산유리라고 적혀 있으면 냉동실과 전자레인지에 써도 되는 용기다.

강화유리라고만 적혀 있는 용기는 냉장실과 상온에 두는 반찬용으로 돌린다. 하루 이틀 안에 먹을 밑반찬이나 썰어 둔 과일을 담기에는 단단해서 잘 맞는다. 표기가 지워져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용기도 냉동실에는 넣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냉장실 선반에 밑반찬과 썰어 둔 과일을 담은 유리 용기 세 개를 넣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실 선반에 밑반찬과 썰어 둔 과일을 담은 유리 용기 세 개를 넣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내열유리에 국물을 담을 때도 가장자리까지 채우지 않는다. 물기가 많은 음식은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에 용기의 8할 정도, 뚜껑 아래로 손가락 한 마디쯤 빈 자리를 남기고 담는다. 국물이 뚜껑에 닿을 만큼 차 있으면 뚜껑이 밀려 올라와 틈이 벌어진다.

국물을 8할까지 담은 유리 용기 옆에 손가락을 대어 뚜껑 아래 남은 빈 자리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물을 8할까지 담은 유리 용기 옆에 손가락을 대어 뚜껑 아래 남은 빈 자리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얼린 용기를 꺼냈을 때가 가장 조심할 자리다. 냉동실에서 바로 꺼낸 용기를 뜨거운 물에 대거나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실금이 생기고, 그 금이 쌓이면 나중에 아무 일도 없던 자리에서 깨진다. 냉장실로 옮겨 하루 두거나 실온에 30분쯤 두어 겉면의 서리가 사라진 뒤에 데우고, 설거지도 미지근한 물부터 받아 헹군 다음에 뜨거운 물을 쓴다. 불빛에 비춰 봤을 때 옆면이나 바닥에 가는 선이 보이는 용기는 음식을 담지 않는 것이 좋다.

오늘 반찬통을 정리할 때 바닥을 한 번씩 뒤집어 보고 냉동실에 넣을 것과 냉장실에만 둘 것을 갈라 두길 권한다. 표기 두 글자를 확인해 두는 일은 애써 끓여 둔 음식을 유리 조각과 함께 버리지 않게 해 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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