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탑 없는 167m 다리 위를 걸으니, 호수가 통째로 보여요"... 입장료도 안 받는 호수 데크 산책로


괴산산막이옛길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괴산산막이옛길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에는 괴산댐이 만든 괴산호가 있다. 이 호수의 북쪽 벼랑을 따라 나무 데크를 붙여 놓은 길이 산막이옛길이다. 원래는 산막이마을 사람들이 뭍으로 나오던 오솔길이었는데, 그 길을 넓히고 벼랑 구간에 데크를 얹어 지금은 차돌바위나루 주차장에서 산막이마을까지 4.4km가 끊김 없이 이어진다.

길은 물가에서 그리 높지 않은 자리에 놓여 있다. 걷는 내내 왼쪽은 바위벽이고 오른쪽은 호수라, 나뭇잎 사이로 물빛이 계속 따라온다. 오르막이 거의 없어 걸음이 빨라지지 않고, 대신 소나무가 뿌리째 바위를 붙들고 선 자리나 호수 쪽으로 튀어나온 전망 데크에서 자주 멈추게 된다. 아침 물안개가 잦아지고 호반 숲이 색을 바꾸기 시작하는 초가을이 이 길의 풍경이 가장 정돈되는 때다.

벼랑에 붙어 이어지는 호수 데크 숲길

괴산산막이옛길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괴산산막이옛길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출발점인 차돌바위나루를 지나면 곧 데크 구간이 시작된다. 길 대부분이 친환경 데크로드로 조성돼 있어 비 온 뒤에도 신발이 크게 젖지 않고, 난간이 계속 이어져 물가를 바로 내려다볼 수 있다. 중간중간 호수 쪽으로 내밀어 놓은 쉼터에서는 건너편 산줄기가 물에 그대로 비친다.

길을 걷다 보면 벼랑을 타고 오르는 노루샘, 물에 잠긴 듯 서 있는 고사목 구간, 호수가 크게 휘어 도는 지점 같은 볼거리가 차례로 나온다. 노루샘에서 산막이마을까지 이어 걸으면 전체 7km, 세 시간쯤 걸린다. 끝 지점인 산막이마을은 배로만 드나들던 마을이라 물가에 집이 몇 채 모여 있는 한적한 풍경이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167m 구름다리

괴산산막이옛길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괴산산막이옛길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산막이마을에서 길을 더 이어 가면 괴산호를 가로지르는 연하협구름다리가 나온다. 길이 167m, 폭 2.1m의 현수교로, 다리 한가운데 주탑을 세우지 않아 난간 너머로 호수 양쪽이 가리는 것 없이 트인다. 다리 위에 서면 방금 걸어온 절벽길이 물가에 가느다란 선처럼 보이고, 아래로는 호수가 산자락 사이로 길게 빠져나가는 모습이 이어진다.

구름다리는 입장료 없이 건널 수 있고,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바람이 세거나 기상이 나쁘면 통행이 막힐 수 있다. 이 다리는 산막이옛길과 충청도양반길을 이어 주는 자리에 있어, 걷는 거리를 늘리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게 된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괴산산막이옛길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괴산산막이옛길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전체를 다 걸으면 4.4km에 세 시간쯤 잡으면 되고, 중간에서 돌아 나오는 2.9km 두 시간 코스도 있다. 오르막이 거의 없는 대신 데크 구간이 길어 편한 신발이 낫다. 산막이옛길 자체는 입구를 지나는 데 따로 돈을 내지 않고, 차돌바위 주차장 이용료가 중소형 3,000원, 대형 7,000원이다. 도보 구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 이용할 수 있다.

한반도의아침 / 한국관광공사-김훈회

한반도의아침 / 한국관광공사-김훈회

돌아올 때 호수 쪽에서 절벽길을 올려다보는 유람선 노선도 있지만, 올해는 댐 수위 조절로 운항이 조정된 상태다. 한 운영사는 6월 20일부터 9월 20일까지 운항을 멈췄고, 다른 운영사도 산막이마을까지만 축소 운행하며 연하협구름다리 구간은 띄우지 않는다. 배편은 수위에 따라 다시 열리는 만큼, 걸어서 왕복하는 일정으로 잡아 두면 헛걸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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