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불갑사 / 한국관광공사-황성훈 |
단풍철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붉은 숲길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전남 영광 불갑사 일대는 가을이면 꽃무릇 군락으로 알려진 여행지다. 나뭇잎이 아닌 나무 아래 꽃들이 붉게 피어, 고찰로 들어가는 길을 또 하나의 볼거리로 만든다.
올해 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불갑사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 꽃길 관람에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더한 행사다. 불갑천 주변 산책과 사찰 관람도 함께 할 수 있어, 꽃구경을 중심으로 하루 나들이를 꾸리기에 좋다.
꽃무릇과 물길이 이어지는 산책
영광 불갑사 / 한국관광공사-황성훈 |
불갑사는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로 450에 자리한다. 관광지 주차장 쪽에서 사찰로 향하는 약 1km 구간에는 불갑천 주변 공원과 숲길이 이어진다. 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도 물길과 꽃 군락을 둘러볼 수 있어 등산과는 다른 방식으로 불갑산 기슭을 즐길 수 있다.
꽃무릇 군락의 특징은 길게 올라온 꽃대 끝에 붉은 꽃이 모여 핀다는 점이다. 키 큰 나무 아래로 군락이 이어져 숲과 꽃밭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가까이에서 꽃 모양을 살펴본 뒤 숲길을 따라 걸으면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꽃밭의 넓이도 느낄 수 있다.
꽃무릇축제 / 한국관광공사-김성자 |
축제의 명칭은 상사화축제지만 불갑사 주변에서 붉은 군락을 이루는 꽃은 꽃무릇이다. 9월 13일 현재 축제는 개막을 앞두고 있으며, 개화 진행은 날씨와 군락의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난다. 행사 일정과 꽃이 가장 풍성하게 피는 시기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불갑천 주변에는 공원과 여러 갈래의 산책길이 이어진다. 물길을 따라 걷다가 꽃 군락을 둘러보고 사찰로 들어가는 동선이다. 한 장소에 오래 머물러 사진을 찍거나 경내까지 천천히 걸어가는 등 일행의 취향에 맞춰 시간을 나누기 쉽다.
꽃구경 뒤에 만나는 고찰
영광 불갑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불갑사 경내에는 대웅전과 천왕문 등 목조 전각이 남아 있다. 꽃길에서 경내로 들어오면 마당을 사이에 둔 건물과 지붕의 선이 눈에 들어온다. 숲 산책에 사찰 건축을 둘러보는 시간이 더해져 볼거리가 이어진다.
경내에는 각진국사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오래된 참식나무도 있다. 꽃무릇이 계절의 볼거리를 제공한다면, 참식나무와 목조 전각은 사찰이 지닌 오랜 이야기를 전한다. 꽃구경을 마친 뒤 경내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면 불갑사를 단순한 꽃밭 이상의 장소로 기억할 수 있다.
사찰을 둘러보는 일정과 불갑산 정상 산행은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관광지 진입로와 경내만 돌아보는 경우에는 정상까지 오를 필요가 없다. 꽃길과 고찰 관람을 중심으로 한 나들이에도 충분한 볼거리가 갖춰져 있다.
무료 축제와 야간경관
영광 불갑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올해 상사화축제 입장료는 무료다. 낮에는 꽃길과 공연·전시·체험을 즐기고, 밤에는 조명을 활용한 상사화 야간경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낮의 꽃과 숲을 본 뒤 야간 프로그램을 이어 보는 일정도 가능하다.
불갑사에는 주차시설이 마련돼 있다. 사찰 이용 안내는 연중무휴이지만 오후 6시 이후 이용이 제한되므로 전각을 둘러보는 시간은 낮에 배치하는 편이 좋다. 축제장의 야간경관과 사찰 경내 이용시간은 별개다. 꽃구경에 사찰과 물길 산책까지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갑사 일대는 하루를 보내기 좋은 가을 여행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