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들로 명동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투어코리아 |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2357만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일본과 대만에서는 전체 해외여행 증가 속도보다 한국행 수요가 훨씬 빠르게 늘면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실제 여행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여행·관광 산업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는 17일 발표한 ‘2026 방한 외래 관광객수 전망’을 통해 올해 방한 외래관광객을 2356만7000명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893만7000명보다 24.5% 증가한 규모다. 지난 1월 예상했던 2076만~2126만명보다도 크게 높아졌다.
7개월 만에 1280만명…59개국 중 53개국 증가
실제 외래객 증가세도 가파르다. 올해 1~7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1280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만4000명(21.3%) 늘었다. 7월에는 209만3000명이 입국해 올해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별 방한 외래객 증가율/데이터야놀자리서치 |
증가분의 70%는 중국 85만9000명, 일본 36만1000명, 대만 34만9000명에서 나왔다. 다만 수요 확대는 동아시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홍콩·필리핀·인도네시아는 물론 캐나다·영국·호주 등을 포함해 분석 대상 59개국 가운데 53개국에서 방한객이 증가했다.
일본·대만 여행객, 다른 나라보다 ‘한국’을 골랐다
이번 전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장은 일본과 대만이다. 1~7월 일본인의 전체 해외 출국은 전년보다 4.1% 증가했지만 한국 방문객은 18.8% 늘었다. 해외여행 증가율보다 한국행 증가 속도가 4배 이상 빨랐던 셈이다.
대만은 차이가 더 컸다. 전체 해외 출국이 16.3% 증가하는 동안 한국 방문은 34.3% 뛰었다. 대만인의 해외여행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9.4%에서 10.9%로 상승했다.
야놀자리서치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K-컬처를 주목했다. Google Trends 분석 결과 일본에서 ‘한국’과 관련된 예술·엔터테인먼트 검색 관심도는 전년보다 116.0%, 식음료는 198.3% 상승했다. 대만에서도 각각 38.7%, 69.8% 증가했다. 특히 일본은 엔화 대비 원화 강세로 여행 가격 측면에서 유리하지 않았는데도 방한객이 20% 가까이 늘었다.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연구원은 “일본과 대만은 해외여행 자체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여러 목적지 가운데 한국을 고르는 비중이 높아진 시장”이라며 “검색 관심이 뛴 뒤 몇 달 후 방한객이 따라 늘어나는 패턴이 두 시장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이번 재전망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중국 398만8000명·미국 96만2000명…장거리 시장도 성장
중국과 미국 시장도 증가세를 보였다.
1~7월 중국인 방한객은 398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27.5% 증가했다. 야놀자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인의 22개 주요 해외 목적지 가운데 한국 비중도 5.4%에서 6.5%로 높아졌다.
미국인 방문객은 96만2000명으로 11.6% 늘었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영국·호주에서도 K-컬처 관련 검색 관심이 32~55% 상승하면서 한국 관광에 대한 관심이 장거리 시장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357만명 가능할까…남은 5개월 1076만명 전망
야놀자리서치는 딥러닝 시계열 모형인 LSTM에 GDP와 검색 관심도, 환율, 운항편수, 유가, 주요 시장 변수를 반영해 올해 방한 수요를 다시 계산했다. 2026년 2월까지 확보한 자료로 3~7월을 예측한 뒤 실제 수치와 비교한 결과 오차는 1.3%였다.
연간 2356만7000명을 달성하려면 남은 5개월(8~12월) 동안 1076만4000명이 한국을 찾아야 한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8만6000명(28.5%) 많은 규모다. 검색 관심과 항공 공급, 환율 등 현재의 우호적인 조건이 연말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수치는 조건부 전망이다.
‘수용과 확산'이 중요
방한객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광산업의 과제도 ‘유치’에서 ‘수용과 확산’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일본과 대만에서 해외여행보다 한국행이 훨씬 빠르게 늘고 한국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은 K-컬처와 한국에 대한 관심이 실제 여행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며 “이제 정책과 산업의 질문은 ‘외래객이 다시 올 것인가’에서 ‘확대되는 수요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수용해 관광소비와 지역 확산, 재방문으로 연결할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장거리 관광객을 지역 축제·문화 관광상품과 연결해 체류와 소비를 지방으로 분산하고, 일본·대만 시장에는 재방문을 유도할 지역·계절 콘텐츠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중국 시장은 단순한 방문객 확대보다 관광소비의 질을 함께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