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걸이 사이에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갈 만큼 간격을 띄워 여름옷을 건 옷장 안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지면서 옷장 앞에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반팔 티셔츠와 얇은 셔츠를 안쪽으로 밀어 넣고 긴팔을 앞으로 꺼내야 하는데, 옷장은 이미 빈틈이 없어서 새로 넣을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여름옷을 접어 꾹 눌러 밀어 넣고 문을 닫는 것으로 계절 옷 교체가 끝난다.
그렇게 넣어 둔 옷은 이듬해 여름에 꺼낼 때 문제가 보인다. 어깨선에 눌린 자국이 남아 있거나 다림질로도 잘 펴지지 않는 주름이 잡혀 있고, 옷장 안에서 밴 눅눅한 냄새 때문에 한 번 더 빨아 널어야 입을 수 있다. 계절 옷을 바꿔 넣을 때 손이 가야 하는 순서는 세 가지인데, 거의 입지 않은 옷을 먼저 빼내고 남길 여름옷은 세탁해 완전히 말린 다음 서랍과 옷장을 용량의 80%까지만 채우는 것이다.
꽉 채운 옷장에서 여름옷에 주름과 냄새가 남는 이유
빈틈없이 눌러 담은 옷장 서랍에서 여름 셔츠 어깨선에 눌린 자국과 굳은 주름이 남아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여름옷은 얇은 대신 땀을 많이 먹는다. 한 번 입고 세탁하지 않은 채 그대로 넣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땀과 피지가 섬유 사이에 남고, 그 자리가 몇 달 지나면서 누렇게 올라오거나 냄새가 된다. 겉보기에 깨끗해 보이는 옷이라도 목둘레와 소매 끝은 사정이 다른 편이다.
세탁해서 넣었더라도 옷장을 빈틈없이 채우면 안쪽 공기가 돌지 않는다. 여름 내내 머금은 습기와 세탁 뒤에 덜 마른 물기가 옷과 옷 사이에 그대로 남는데, 문을 닫아 둔 몇 달 동안 그 물기가 빠져나갈 길이 없어서 옷장 안쪽이 바깥보다 눅눅해진다. 이듬해 꺼낸 옷에서 냄새가 나는 것도 이 물기 때문이다.
비워 둔 20%는 공기가 지나다니는 길이다. 옷 사이에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틈이 있으면 옷장 문을 여닫을 때마다 안쪽 공기가 바뀌고, 옷이 서로 눌리지 않아 접힌 자리에 굳은 주름도 덜 생긴다. 그래서 여름옷을 넣기 전에 옷 수를 줄이고 물기를 없애는 일부터 해야 한다.
여름옷 넣기 전 옷장 80%만 채우는 방법
서랍과 행거에서 꺼낸 여름옷을 침대 위에 모두 펼쳐 놓고 남길 옷과 뺄 옷을 나누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서랍과 행거에 있는 여름옷을 침대 위에 한꺼번에 꺼내 놓는다. 이 중에서 지난 1년 동안 두 번도 입지 않은 옷은 따로 빼서 버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보낸다. 내년에는 입겠지 싶어 남겨 둔 옷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나머지 옷까지 눌리기 때문인데, 이 단계에서 부피가 줄지 않으면 80%를 맞출 수 없다.
남길 옷은 한 번씩 세탁한다. 세탁기를 돌리기 전에 옷 안쪽 케어라벨을 보고 물세탁이 되는 것과 드라이를 맡길 것을 나눠 두면 옷이 줄거나 상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널 때는 직사광선을 피해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두고, 옷걸이 사이를 벌려 하루 이상 충분히 말린다.
세탁한 여름옷을 베란다 그늘에 옷걸이 간격을 벌려 널어 말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말랐는지는 겹쳐진 부분으로 확인한다. 주머니 안쪽과 옆선, 고무줄이 들어간 허리 부분을 손등으로 만졌을 때 서늘한 기운이 없어야 속까지 마른 것이다. 여기까지 확인하고 나서 개어 넣어야 옷장 안에서 습기가 다시 올라오지 않는다.
고무줄이 들어간 반바지 허리 안쪽을 손등으로 대어 남은 물기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서랍에는 옷을 차곡차곡 쌓지 말고 세워서 나란히 꽂아 두면 위에서 내려다볼 때 무슨 옷인지 바로 보이고 밑에 깔린 옷도 눌리지 않는다. 다 넣은 뒤에는 손바닥을 옷 사이에 넣어 옆으로 밀어 보는데, 손이 들어가고 옷이 스르륵 밀리면 80%쯤 찬 것이다. 걸어 두는 옷은 옷걸이와 옷걸이 사이에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가면 된다.
세워서 꽂은 여름옷 사이에 손바닥을 넣어 옆으로 밀어 보며 채운 정도를 확인한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6개월 넘게 넣어 둘 옷은 종이상자에 담고 제습제를 함께 넣어 두는데, 제습제는 한 달 반에서 두 달에 한 번씩 갈아 준다. 세탁소에서 씌워 준 비닐 커버는 벗겨 내고 넣는 것이 좋다. 비닐 안에 물기가 갇히면서 오히려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옷장을 여는 김에 한 번만 손을 대 두면 내년 여름에 꺼내 바로 입을 수 있으니, 올해 계절 옷 교체는 덜어내고 말린 다음 80%까지만 채우는 순서로 해 보길 권한다. 옷 넣는 자리를 조금 비워 두는 일은 가진 옷을 한 해 더 입을 수 있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