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 요리를 마친 뒤 불을 끄고 가스레인지 위에서 잠시 식히는 프라이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볶음 요리를 끝내고 나면 프라이팬에 기름이 엉겨 붙기 전에 얼른 씻어 두고 싶어진다. 불에서 막 내린 팬을 그대로 싱크대에 넣고 수도꼭지를 트는 일이 흔한데, 지직 소리가 나면서 김이 확 올라오는 그 순간에도 팬은 멀쩡해 보인다.
실제로 그날은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기름때도 잘 지워지고 팬 표면도 그대로라서 이 방법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다 반년쯤 지나면 계란프라이가 눌어붙기 시작하고, 기름을 넉넉히 둘러도 예전 같지 않아진다.
코팅이 유난히 빨리 상하는 팬은 대부분 이 찬물 습관을 오래 반복한 팬이다. 불을 끄고 설거지를 시작하기까지 5분만 기다리면 팬이 버티는 기간이 달라지는데, 그 5분이 무슨 차이를 만드는지부터 짚어 본다.
뜨거운 프라이팬에 찬물이 닿는 순간 코팅에 생기는 일
수도꼭지를 틀기 전 싱크대 옆에서 열기를 식히는 프라이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금속은 열을 받으면 늘어나고 식으면 줄어든다. 중불로 볶는 동안 팬 표면은 150~200도, 강불에서는 250~300도까지 올라가는데 여기에 10~20도짜리 수돗물이 닿으면 온도 차가 순식간에 200도를 훌쩍 넘기면서 팬 전체가 급하게 수축한다.
금속 바닥과 팬 가장자리의 형태가 보이는 사용한 프라이팬 밑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문제는 팬이 한 덩어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바닥을 이루는 금속과 그 위에 입힌 코팅은 늘어나고 줄어드는 정도가 서로 달라서, 급하게 식는 일이 반복되면 금속과 코팅이 맞닿은 면에 힘이 쌓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잔금이 생긴다.
이 잔금 사이로 물기와 기름이 스며들면 코팅이 바닥에서 조금씩 들뜨다가 결국 벗겨지고, 금속에 쌓인 피로 탓에 팬 바닥 가운데가 볼록하게 휘기도 한다. 겉은 멀쩡한데 음식만 자꾸 눌어붙는다면 이미 안쪽에서 진행된 손상인데, 한번 생긴 잔금은 되돌릴 방법이 없어 애초에 급하게 식히지 않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조리 끝난 프라이팬 코팅 상하지 않게 설거지하는 방법
팬에 닿지 않고 손등으로 남은 온기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조리가 끝나면 불을 끄고 팬을 가스레인지 위나 받침 위에 그대로 5~10분 둔다. 손등을 팬 가까이 대 보았을 때 뜨거운 김이 아니라 은은한 온기만 느껴지면 물을 대도 되는 상태다. 이때 찬물을 붓거나 젖은 행주를 덮어 억지로 식히지 않는다.
식은 팬은 30~4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헹군다. 손을 담갔을 때 따뜻하다 싶은 정도면 충분한데, 이 온도에서는 굳었던 기름이 물러져서 찬물로 씻을 때보다 오히려 때가 잘 풀린다. 부드러운 스펀지에 중성세제를 묻혀 원을 그리듯 문지르면 대부분 그대로 닦인다.
미지근한 물과 부드러운 스펀지로 프라이팬 안쪽을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눌어붙은 음식이 남아 있으면 팬에 물을 바닥이 잠길 만큼 붓고 약불로 1~2분 데운 다음 불을 끄고 잠시 둔다. 물이 식는 동안 눌은 자국이 불어서 스펀지로 밀면 떨어져 나간다. 금속 수세미로 긁는 방법은 표면에 흠집을 남기고 그 자리가 코팅이 벗겨지는 출발점이 되므로 쓰지 않는다.
다 씻은 팬은 마른 행주로 물기를 닦아 완전히 말린 뒤에 넣어 둔다. 물기가 남은 채 팬을 겹쳐 쌓으면 아랫면 코팅이 눌리고 긁히니, 사이에 종이 타월이나 천을 한 장 끼워 두면 된다. 평소에 나무나 실리콘 뒤집개를 쓰고 빈 팬을 강불에 올려 두지 않는 것도 같이 지키면 좋다.
마른 행주로 물기를 닦고 팬 사이에 종이 타월을 끼워 보관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오래 쓰는 프라이팬은 비싼 제품이 아니라 식혀서 씻은 팬인 경우가 많으니, 설거지를 시작하기 전 5분만 기다려 보길 권한다. 그 5분을 아끼지 않는 것만으로 팬 하나를 몇 년 더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