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 터가 알고 보니 옛 왕궁? 역사가 겹겹이 쌓인 고령 가볼 만한 곳

[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낙동강을 따라 비옥한 들판이 펼쳐지는 경북 고령은 한때 대가야의 중심지였다.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한 옛 왕국의 흔적이 지금도 고분과 박물관, 향교와 생활문화 공간 곳곳에 남아 있다. 선선한 가을에는 실내 전시와 야외 산책을 적절히 섞어 둘러보기 좋다.

옛 왕국의 하루를 걷다…대가야생활촌

박물관에서 대가야의 역사를 배웠다면 대가야읍 고아리의 대가야생활촌에서는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보다 입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대가야생활촌 / 사진-고령군

대가야생활촌 / 사진-고령군

대가야생활촌은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과거·현재·미래라는 흐름으로 풀어낸 체험형 공간이다. 역사적 고증을 토대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연출을 더해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대가야문화권의 여러 역사·문화 시설을 이어주는 광역관광 거점 역할도 맡고 있다. 특히 고령 지산동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대가야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령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왕궁 터에서 향교까지…겹겹이 쌓인 고령의 시간

대가야읍 중심부 연조리 성지 안에 자리한 고령향교도 천천히 둘러볼 만하다.

이 일대는 시대에 따라 공간의 역할이 달라졌다는 점이 흥미롭다. 대가야시대에는 궁성이 있었고,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는 사찰이 들어섰던 곳으로 전해진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성현을 모시고 유학을 가르치는 향교가 자리했다.

고령향교는 1413년인 태종 13년에 주산 아래 처음 세워졌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뒤 다시 지어졌고, 1701년 숙종 27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건물 배치는 교육 공간을 앞쪽에, 제향 공간을 뒤쪽에 두는 전학후묘 형식을 따른다. 외삼문과 명륜당, 내삼문, 대성전이 일직선으로 이어지고 대성전 양쪽에는 동무와 서무가 자리한다. 경북 지역 향교 건축의 특징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과학으로 보는 대가야’

가족여행이라면 대가야읍 고아리의 고령어린이과학체험관을 일정에 넣어볼 만하다.

이곳은 대가야의 역사에서 과학 원리를 찾아내고 놀이와 체험을 통해 기초 과학을 배우도록 구성된 교육 공간이다. 역사만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직접 움직이고 탐구하면서 대가야 문화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박물관과 생활촌을 둘러본 뒤 방문하면 같은 대가야라는 소재를 역사와 생활, 과학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 코스로 연결하기 좋다.

역사여행 끝엔 물가 산책…중화저수지

하루 종일 유적과 전시관을 둘러봤다면 마지막은 중화저수지가 어울린다. 고령군청 북서쪽 대가야읍 중화리에 있는 이 저수지는 과거 ‘낫못질’이라고 불렸다. 못 둘레가 십 리를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크며 6개 리의 전답에 농업용수를 공급해 온 곳이다.

지금은 농업용 저수지의 기능을 넘어 산책 명소로도 활용된다. 주변에는 우륵생태 둘레길과 수변생태공원이 조성돼 있어 물가를 따라 천천히 걷기 좋다. 다양한 식생과 수변 풍경이 이어져 복잡한 관광지보다 한적한 가을 분위기를 즐기기에도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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