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김동환 기자] 가을 나들이 화성으로 가보자. 동탄에서는 호수를 따라 도심 산책을 즐기고, 안녕동에서는 정조의 역사를 품은 왕릉 숲길을 걸어도 좋다. 요트가 떠 있는 전곡항과 제부도에서 궁평항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이 기다리고, 매향리에서는 전쟁의 기억을 ‘평화와 회복’의 여행으로 바꾼 웰니스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밤에는 루나쇼…동탄호수공원에서 시작하는 도심 산책
화성 동탄 산척동과 송동 일대에 조성된 동탄호수공원은 가볍게 걷기 좋은 도심 속 휴식 공간이다. 호수를 중심으로 넓은 잔디 공간과 숲, 산책로가 이어지고 컨테이너 브릿지를 지나며 수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서 쉬거나 물놀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잘 맞는다.
동탄호수공원 루나쇼 / 사진-화성시 |
낮과 밤의 분위기도 다르다. 해가 진 뒤에는 루나쇼 분수 공연이 호수 위를 밝히며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든다. 낮에는 산책과 휴식, 밤에는 야경과 공연을 즐길 수 있어 동탄에서 저녁 시간을 보내기 좋은 코스다.
정조의 시간을 걷다…융건릉 숲길
도심을 벗어나 조용한 가을 산책을 원한다면 안녕동 융건릉이 어울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가운데 하나로, 추존 장조의황제와 헌경의황후 홍씨가 잠든 융릉, 조선 22대 정조선황제와 효의선황후 김씨의 건릉이 함께 자리한다.
왕릉을 잇는 길에는 울창한 숲이 이어져 역사유적을 둘러보는 동시에 고즈넉한 자연 풍경도 즐길 수 있다. 화려한 관광지보다는 천천히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잘 맞는 공간이다.
이곳의 이야기는 10월 역사행사로도 이어진다. 화성특례시는 10월 4일 ‘2026 정조대왕능행차 화성구간’을 진행한다. ‘효 퍼레이드: 왕의 길을 따르다’는 시민들이 직접 행렬을 기획하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정형화된 재현에서 벗어나 참가팀이 각자의 방식으로 정조의 행차와 의미를 표현한다.
퍼레이드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된다. 동탄센트럴파크~병점사거리 2.6㎞ 구간과 안녕초등학교~정조효공원 1.6㎞ 구간에서 행진이 펼쳐진다.
요트가 만든 이국적인 풍경…전곡항에서 서해 바람 맞기
화성 서신면 전곡리에 위치한 전곡항은 제부도와 누에섬을 마주하고 있는 항구다.
전국 최초 레저어항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다기능 테마어항으로 조성됐으며, 요트와 보트가 정박한 마리나 풍경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전곡항 /사진-경기관광공사 |
파도가 비교적 잔잔하고 수심이 깊어 수상 레저 활동에도 적합하다. 인근 대부도와 이어진 방파제 영향으로 밀물과 썰물에 관계없이 24시간 선박의 입출항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복잡한 관광지보다 바다를 바라보며 조용히 걷고 싶다면 전곡항 산책이 잘 맞는다. 전곡항은 화성국가지질공원을 즐기는 출발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화성특례시는 오는 11월까지 ‘웰컴 투 지오랜드(Welcome to Geoland)’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룡알화석산지, 전곡항 층상응회암·제부도, 백미리해안, 우음도, 국화도 등 대표 지질명소를 활용한 5개 코스로 구성된다.
초등학생 대상 ‘지오랜드 탐험대’는 6회, 중학생과 청소년 단체를 위한 ‘지오랜드 원정대’는 5회 진행된다. 초등학생 이상 가족과 개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6월부터 매월 1회씩 총 5회 운영된다. 지질공원해설사와 생태관광 코디네이터가 동행해 화성의 자연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제부도에서 궁평항까지 17㎞…노을 따라 걷는 황금해안길
서해 풍경을 좀 더 길게 즐기고 싶다면 ‘화성 황금해안길’을 따라가도 좋다. 제부도에서 출발해 백미항을 거쳐 궁평항까지 총 17㎞를 연결한 해안 관광코스다. 서해로 떨어지는 해가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인다는 데서 이름이 붙었다.
바다와 갯벌, 포구가 이어지는 만큼 구간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취향에 따라 코스를 골라 걸을 수 있다. 특히 늦은 오후에 길을 잡으면 서해 낙조와 함께 걷는 여행이 가능하다.
폭격의 기억이 ‘평화의 소리’로…매향리 웰니스 여행
화성의 서해 여행에서 조금 더 깊이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매향리평화기념관을 눈여겨볼 만하다. 매향리평화기념관은 올해 화성시 최초로 ‘경기형 웰니스 관광지’에 선정됐다. 경기도에서는 총 7개소가 새롭게 선정됐으며, 화성에서는 이곳이 첫 사례다.
매향리는 약 50년 동안 미 공군 사격장으로 사용되며 폭격과 전투기 소음의 기억을 간직한 지역이다. 기념관은 이 아픈 역사를 ‘평화와 회복’이라는 가치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향리의 자연과 일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리 산책 프로그램 /사진-화성시 |
대표 콘텐츠는 ‘소리 산책(사운드워킹)’이다. 과거 군사시설과 주변 자연을 걸으며 전투기와 폭발음이 아닌 바람과 풀, 새소리 등 현재의 일상적인 소리에 집중하는 체험이다.
요가와 싱잉볼 등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해 역사 공간을 단순히 관람하는 데서 벗어나 감각으로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올해 사운드워킹은 9월 19일 열리는 ‘제1회 매향리평화기념관 M:UTE CAMP’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낮과 밤의 다른 분위기를 체험하도록 주간과 야간 프로그램으로 나눠 운영하며 행사 당일 현장 예약이 가능하다.
화성시는 향후 프로그램 동선과 체험 요소를 보완해 2027년에는 사운드워킹을 매향리를 대표하는 웰니스 콘텐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백영미 문화관광국장은 “매향리는 오랜 폭격과 소음의 기억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평화와 일상의 공간으로 바꿔낸 곳”이라며 “이번 선정을 계기로 매향리만이 가진 역사와 자연, 그리고 고요의 가치를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켜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평화와 회복의 의미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06면 캠핑장에 전망대까지…새롭게 문 연 화성에코팜테마파크
서신면 궁평리에는 새로운 농촌관광 공간도 등장했다. 이달 5일 정식 개장한 ‘화성에코팜테마파크’는 화옹간척지 4공구 일대에서 6개 기관이 함께 조성하는 768ha 규모 복합관광단지 ‘에코팜랜드’ 가운데 화성특례시 부지인 4-9공구에 들어섰다.
화성특례시 서신면 궁평리 일원에 조성된 화성에코팜테마파크 전경 / 사진-화성시 |
이곳에는 106면 규모의 오토캠핑장을 비롯해 전망대와 어린이체험관 등이 마련됐다.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징검다리 활력센터’에서는 농가레스토랑과 카페, 공유주방을 운영한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교류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화성특례시 서신면 궁평리 일원에 조성된 화성에코팜테마파크 전경 / 사진-화성시 |
향후 화훼정원 등 휴식 시설도 단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정식 개장과 함께 9월 5~6일에는 화성송산포도축제가 열렸으며, 9월 12일에는 선셋콘서트가 이어진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화성에코팜테마파크가 시민에게는 자연 속에서 휴식과 농업을 경험하는 공간이 되고, 지역 농민에게는 새로운 소득 기회를 창출하는 상생의 거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농업에 생태와 관광을 접목한 화성만의 농촌관광 모델을 만들어 지역 농업과 관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화성특례시 서신면 궁평리 일원에 조성된 화성에코팜테마파크 전경 / 사진-화성시 |
무료로 만나는 화성의 시간…화성시 역사박물관
향남읍 행정리에 자리한 화성시 역사박물관에서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지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마련돼 있으며, 전시물마다 이해를 돕는 설명이 더해져 있어 화성의 역사를 처음 접하는 방문객도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야외 활동이 많은 여행 일정 중 잠시 쉬며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알아보고 싶을 때 들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