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가을 광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문화 여행지로 변한다. 18만㎡가 넘는 호수생태원에서는 계절의 색을 따라 걷고, 오래된 주택과 개성 있는 카페가 뒤섞인 동명동에서는 요즘 광주의 감성을 만난다. 근대 건축물이 남아 있는 양림동에선 광주비엔날레 작품을 감상하고, 밤이 되면 100년 전 광주 이야기가 골목을 무대로 펼쳐진다.
10월에는 공연예술축제까지 가세한다. 뮤지컬과 오페라, 국악, 발레부터 소향·손승연, 오존(O3ohn)·소수빈의 라이브까지 이어져 자연과 역사, 예술을 함께 즐기려는 여행객이라면 가을 광주를 주목할 만하다.
비엔날레가 양림동 골목으로…파빌리온 10곳 걸어서 본다
올가을 광주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키워드는 광주비엔날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5일 개막한 광주비엔날레와 양림동의 근대 역사·문화 자원을 연결한 ‘양림권역 마을투어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양림동 연극형투어/ 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
대표 프로그램인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전시투어는 전문안내원인 도슨트와 함께 양림동을 걸으며 파빌리온 10개소를 둘러보는 방식이다.
9월 18일부터 11월 14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 2시와 4시에 운영한다. 이장우 가옥과 이강하미술관, 우일선 선교사 사택, 이이남 스튜디오 등 전시 공간을 연결해 작품뿐 아니라 근대 건축과 골목, 지역 문화공간까지 한 번에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장과 양림동을 잇는 이동 편의도 높인다. 비엔날레 티켓 소지자는 9월 18일부터 11월 14일까지 금·토요일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셔틀은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장과 양림역사문화마을 제1공영주차장 사이를 하루 2회 왕복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경유한다.
해 지면 양림동 전체가 무대…100년 전 광주로 ‘시간여행’
낮에 미술작품을 감상했다면 저녁에는 양림동 골목 자체가 공연장이 된다. 10월 2일부터 31일까지 매주 금·토요일에는 ‘연극투어’가 열린다. 100년 전 근대 광주의 이야기를 골목 곳곳에서 연극으로 풀어내는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이다.공연은 오후 6시와 7시, 8시 하루 3차례 진행되며 회당 60분이다.
파빌리온 전시투어와 연극투어 참가비는 각각 1인 1만원이다. 참가자에게는 환영 간식과 함께 양림동 상권에서 쓸 수 있는 5000원권 쿠폰도 제공한다. 비엔날레 전시와 양림권역 전시·연극투어를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선착순 100명에게 판매한 ‘얼리버드 티켓’은 판매 이틀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양림동에서는 음악도 골목으로 나온다. 지난 4월부터 월 1회 열리고 있는 ‘양림인디’는 인디 뮤지션들이 마을 곳곳에서 소규모 라이브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피자부터 한식까지…잔디광장에서 쉬어가는 ‘어반브룩’
문화여행 사이 잠시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남구 임암동 어반브룩도 선택지가 된다. 식사와 각종 문화행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스몰·야외 웨딩과 돌잔치,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넓은 주차 공간과 잔디광장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로 찾기에도 편하다.
메뉴 역시 한쪽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 파스타와 피자를 비롯한 양식부터 비빔밥과 덮밥 등 한식까지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종류의 피자를 선보이고 있어 식사와 휴식을 한 공간에서 해결하기 좋다.
소향·손승연부터 오존·소수빈까지…10월 광주는 ‘공연 도시’
10월 1일부터 3일까지는 ‘제8회 공연예술축제 그라제’가 열려 가을 광주의 문화 열기를 이어간다.
공연예술축제 그라제 사랑은비를타고 오페라단 버블매직쇼 / 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
올해 주제는 ‘모든 곳에서, 언제나 그라제(All Ways, Always)’다. 뮤지컬과 오페라, 국악, 클래식, 발레, 대중음악 등 장르를 넘나드는 13개 프로그램이 사흘간 펼쳐진다.
첫날인 10월 1일에는 1995년 초연한 창작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비롯해 시립국악관현악단의 ‘추상(秋想)’, 프로방스 색소폰 앙상블 공연과 시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 돈키호테 하이라이트’가 관객을 만난다.
공연예술축제 그라제 사랑은비를타고 오페라단 버블매직쇼 / 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
10월 2일에는 시립오페라단이 비제의 ‘카르멘’부터 푸치니의 ‘라 보엠’까지 대표 작품을 해설과 함께 들려준다.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배 띄워라’와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골든(Golden)’ 등을 밴드 사운드와 함께 선보인다.
이날 밤의 하이라이트는 소향과 손승연이 출연하는 특별 야외 콘서트다. 두 보컬리스트의 라이브 무대가 가을밤을 채운다.
마지막 날인 10월 3일에는 어린이 체험형 클래식 공연 ‘엉클영버×백조의 호수’와 키즈 디제잉 ‘붐붐쇼’, 8년 연속 축제에 참여하는 버블 타이거의 ‘버블 매직쇼’가 이어진다.
해 질 무렵에는 분위기가 다시 바뀐다. ‘영 스테이지’에 싱어송라이터 오존(O3ohn)과 소수빈이 올라 서정적인 음악으로 축제의 마지막 가을밤을 장식한다.
공연예술축제 그라제 사랑은비를타고 오페라단 버블매직쇼 / 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
18만㎡ 호숫가가 가을빛으로…광주호호수생태원
복잡한 도심을 잠시 벗어나 가을을 먼저 만나고 싶다면 북구 충효동 광주호호수생태원으로 향해보자.
광주호 호수생태원/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
광주호 인근 18만㎡가 넘는 공간에 자연관찰원과 자연학습장, 잔디 휴식광장, 수변 습지 등이 펼쳐져 있다. 도심에서 접근하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한결 고요한 분위기가 여행객을 맞는다.
생태원에는 진달래와 개나리, 자산홍 등 야생화 17만 본과 3000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어 계절에 따라 풍경도 달라진다. 습지에서는 여러 종류의 새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천천히 걷는 여행을 원한다면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선 길과 목재 계단을 따라가면 된다. 잘 정비된 산책로와 호수 풍경이 어우러져 가을날 가볍게 걷기 좋다.
동명동에서 만나는 ‘요즘 광주’…여행자의zip부터 동리단길까지
광주의 트렌디한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동구 동명동으로 방향을 잡아보자.
‘여행자의zip’은 여행정보만 얻고 떠나는 안내소와는 조금 다르다. 여행자를 위한 휴식과 체험, 쇼핑 기능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지퍼라운지에서는 멤버십 예약자를 위한 편의시설과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고, 지퍼샵에는 광주와 동구의 색깔을 담은 관광 굿즈가 자리한다. 캠핑 감성으로 꾸민 지퍼플래닛과 테라스에서는 다음 여행 동선을 정리하며 쉬어갈 수 있다.
지퍼팬트리에서는 토스트와 음료, 커피 등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여행 중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동리단길카페거리에서는 또 다른 광주를 만난다. 과거 고급 주택과 한옥이 어우러졌던 동명동 골목에 개성 있는 카페들이 하나둘 들어서며 지금의 거리가 만들어졌다. 1970~90년대 흔적이 남아 있는 골목과 감각적인 카페가 묘하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벽화와 바닥 곳곳에 새겨진 글을 찾아보며 천천히 걸어도 좋다. 구도심 특성상 주차 공간을 찾기 쉽지 않은 편이어서 차량을 이용한다면 인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부설주차장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아이와 떠났다면? 곤충·파충류 가까이서 만나는 벅스랜드
가족여행이라면 광주패밀리랜드 안에 있는 광주벅스랜드를 일정에 넣어볼 만하다.
실내 공간은 곤충관과 파충류관, 소동물 체험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곤충뿐 아니라 도마뱀과 거북, 뱀, 앵무새, 소형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
전문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일부 동물을 직접 만나는 체험도 마련된다. 목걸이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으며 곤충 표본 만들기는 준비 중이다. 착시효과를 활용한 트릭아트 포토존도 있어 아이들과 재미있는 사진을 남기기 좋다.
호숫길에서 골목 예술까지…가을 광주는 ‘걷는 만큼’ 보인다
가을 광주는 한 가지 이미지로 설명하기 어렵다. 광주호에서는 자연을 따라 걷고, 동명동에서는 오래된 골목과 새로운 감성을 발견한다. 양림동으로 넘어가면 근대 역사가 비엔날레와 만나고, 해가 진 뒤에는 골목 전체가 연극 무대로 변한다.
여기에 10월 공연예술축제까지 더하면 여행의 시간대마다 즐길 거리도 달라진다. 단풍만 찾아 떠나는 가을여행이 조금 뻔하게 느껴진다면, 낮에는 전시를 보고 저녁에는 골목을 걸으며 밤에는 공연을 즐기는 ‘예술도시 광주’가 색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