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옆에 준비한 백미와 세척용 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밥맛을 챙기려면 쌀을 고르는 것만큼 씻는 과정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같은 쌀이라도 표면에 남은 쌀겨를 어떻게 헹궈내고 쌀알을 얼마나 거칠게 다루는지에 따라 밥을 지을 때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매번 손으로 박박 비볐다면, 물을 먼저 받아 쌀을 넣고 수도꼭지 물줄기로 헹구는 방법을 알아둘 만하다.
쌀을 씻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도정 과정부터 살펴보면 된다. 수확한 벼는 껍질을 벗기고 겨층을 깎아내는 과정을 거쳐 우리가 먹는 백미가 된다. 이때 쌀알 표면에 쌀겨나 미세한 가루가 남을 수 있어 밥을 짓기 전에 씻어내는 것이다. 도정 상태는 밥맛과도 연결되므로 쌀을 살 때 품종만 보지 말고 도정일과 도정한 곳도 함께 살펴두면 다음에 쌀을 고를 때 참고하기 좋다.
쌀보다 물을 먼저 받는 세척법
물을 먼저 받은 볼에 마른 쌀을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밥 지을 만큼의 마른 쌀을 계량해두고 넉넉한 볼에 깨끗한 물을 받는다. 쌀을 먼저 담은 뒤 물을 붓는 평소 순서와 반대다. 여기에 계량한 쌀을 천천히 부어주면 쌀알이 물속으로 흩어지면서 표면의 가루와 이물질이 떨어져 나오기 쉽다. 쌀이 들어갈 공간을 남겨두어야 물이 밖으로 넘치지 않는다.
쌀을 다 넣었다면 첫물은 바로 따라 버리는 것이 좋다. 마른 쌀은 물에 닿는 순간부터 수분을 흡수하는데, 처음 헹군 물에는 쌀겨와 먼지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씻는 도중 다른 일을 하느라 첫물에 오래 담가두기보다는 물을 버린 뒤 새 물을 받으면 된다. 이렇게 첫 헹굼을 빠르게 마치는 것이 쌀겨 냄새가 밥맛을 해치지 않도록 준비하는 요령이다.
손으로 비비지 않고 물줄기로 헹구기
수도꼭지 물줄기로 볼 안의 쌀을 헹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첫물을 버린 볼을 수도꼭지 아래에 놓고 쌀 전체에 물줄기가 닿도록 위치를 조금씩 옮긴다. 물이 한쪽으로만 들어가지 않게 해주면 손을 넣어 계속 휘젓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 쌀알이 밖으로 튀지 않을 정도로 물줄기를 맞추고, 쌀이 잠기도록 물을 받은 다음 수도꼭지를 잠근다.
그다음 헹군 물을 따라 버리고 같은 방식으로 한 번 더 씻는다. 처음 물에 쌀을 넣어 헹구는 과정이 한 번, 이후 수도꼭지 물줄기로 헹구는 과정이 두 번인 셈이다. 물을 버릴 때는 볼 가장자리에 촘촘한 체를 받쳐두면 흘러나오는 쌀알을 받을 수 있어 편하다. 물속에 손을 넣어 쌀을 막을 필요도 줄어든다.
체를 받쳐 쌀알이 빠져나가지 않게 물을 버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예전에는 쌀에 섞인 껍질이나 이물질을 골라내고 여러 번 힘주어 씻는 일이 익숙했다. 하지만 도정 기술이 발달한 요즘 백미는 쌀알을 세게 누르며 문지를 필요가 줄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비비면 쌀알에 금이 가거나 깨질 수 있으므로, 표면을 깎아내듯 씻기보다는 물로 가볍게 헹궈내는 편이 좋다. 깨진 쌀알을 줄이고 남은 쌀겨를 씻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면 된다.
쌀을 헹군 뒤 밥물 맞추기
헹군 쌀과 새 물을 담은 내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쌀뜨물이 조금 뿌옇다고 해서 덜 씻긴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흰 기에는 쌀에서 나온 전분도 섞여 있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 비비기보다 눈에 보이는 이물질이 없는지 살펴보고 헹굼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씻는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첫물을 빠르게 버리고 쌀알을 거칠게 다루지 않는 습관이 중요하다.
씻은 쌀은 남은 물을 따라낸 뒤 내솥에 옮기고, 처음 계량한 쌀의 양에 맞춰 새 물을 붓는다. 내솥을 평평한 곳에 두고 백미 눈금에 맞추면 매번 밥물을 일정하게 잡기 편하다. 세척을 마친 물에 그대로 밥물을 덧붓는 것보다 쌀과 물의 양을 확인하기도 수월하다.
맛있는 밥을 준비하는 과정이 꼭 복잡할 필요는 없다. 쌀을 살 때 도정 상태를 살펴보고, 씻을 때는 물을 먼저 받은 뒤 첫물을 빠르게 버리는 작은 순서부터 바꿔보면 된다. 마지막 두 번의 헹굼은 물줄기를 이용하면 손에 힘을 주어 비비지 않고도 밥 지을 준비를 마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