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팬에서 물을 넣고 끓이며 파김치를 뒤집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돌기 시작하는 11월이면 제철 쪽파로 새 김치를 담그는 집이 많은데, 그러려고 냉장고를 열어 보면 지난번에 담근 파김치가 통째로 남아 있는 경우가 흔하다. 오래 둔 파김치는 잎이 힘없이 처지고 뚜껑을 열 때마다 시큼한 냄새가 먼저 올라와서, 밥상에 꺼내 놓기가 망설여진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대로 먹자니 신맛과 묵은 냄새가 강해서, 한두 젓가락 먹고는 다시 통에 넣어 두는 일이 반복된다. 기름에 볶아 보아도 신맛과 짠맛이 그대로 남는 데다 줄기가 질겨서 식구들 손이 잘 가지 않는 편이다.
이렇게 손이 안 가던 묵은 파김치도 참치 한 캔만 있으면 밥에 얹어 먹는 부드러운 반찬으로 바꿀 수 있다. 물과 소주를 넣어 센불에 푹 익힌 다음 양념과 참치를 섞어 자작하게 지지는 요리로, 20분이면 완성되고 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묵은 파김치에 손이 잘 가지 않는 이유
힘없이 처진 묵은 파김치가 담긴 투명 밀폐용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파김치는 오래 둘수록 발효가 계속되어 신맛이 세지고, 양념이 줄기 속까지 배면서 짠맛도 진해진다. 여기에 오래된 김치 특유의 묵은 냄새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생으로 한 줄기만 먹어도 입안에 신맛과 짠맛이 강하게 남는다.
신맛과 짠맛이 줄기 속까지 배어 있어서 겉에 묻은 양념을 털어 내는 정도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기름에 짧게 볶으면 겉만 익고 줄기 속은 그대로라 질긴 식감도 남는데, 그래서 묵은 파김치는 물을 붓고 오래 익히는 쪽이 잘 맞는다.
물을 붓고 끓이면 줄기가 부드럽게 익고 강한 맛이 국물로 풀려 한결 순해지며, 이때 소주를 함께 넣으면 묵은 냄새가 줄어든다. 참치는 살이 잘게 풀리면서 파김치 사이사이에 섞여 감칠맛을 더해 주므로, 물로 먼저 푹 익히고 참치를 나중에 넣는 순서를 지키는 것이 좋다.
묵은 파김치 참치 넣어 자작하게 지지는 방법
부드러워진 파김치에 참치 덩어리를 넣어 섞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묵은 파김치 2~3접시, 물 180ml, 소주 2~3큰술, 참치 200g 한 캔이고, 양념으로 설탕과 참치액, 고춧가루를 1큰술씩 쓰며 마무리로 참기름 0.5큰술과 깨소금 1큰술을 챙긴다. 참치 기름이 느끼하게 느껴진다면 기름을 따라 내고 넣어도 된다. 곰팡이가 피었거나 형체 없이 물러진 김치는 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넓은 팬이나 냄비에 파김치를 펼쳐 담고 물과 소주를 부은 다음 센불에 올린다. 끓기 시작하면 집게로 파김치를 뒤집어 가며 익혀야 아래쪽만 먼저 무르지 않고 고르게 익는다. 소주를 넣고 끓는 동안에는 알코올 기운이 올라오니 냄비 가까이에 얼굴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줄기가 젓가락으로 쉽게 끊어질 만큼 부드러워지면 설탕과 참치액, 고춧가루를 넣어 고루 섞고, 이어서 참치를 넣는다. 참치는 덩어리가 조금 남도록 살살 섞어야 씹는 맛이 살고, 국물이 줄어들수록 바닥이 타기 쉬우니 불을 조금 줄여 가며 끓이는 것이 좋다.
불을 끈 파김치 지짐에 깨소금을 뿌려 마무리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국물이 팬 바닥에 자작하게 남으면 불을 끄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마무리한다. 참기름은 불을 끈 뒤에 넣어야 고소한 향이 그대로 남는다. 맛을 보아 짜게 느껴지면 물을 조금 더 넣어 한 번 끓이고, 신맛이 강하면 설탕을 약간 더 넣어 맞추면 된다.
자작한 국물과 참치가 어우러진 묵은 파김치 지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갓 지은 밥 위에 파김치 한 줄기와 참치를 얹으면 줄기가 젓가락으로 쉽게 끊어지고, 자작한 국물이 밥에 배어 다른 반찬 없이도 한 공기를 비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