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접시에 펼친 완성 김볶음과 흰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지면 갓 지은 밥에 김을 싸 먹는 일이 잦아지는데, 봉지를 뜯어 두었던 마른김을 꺼내 보면 어느새 눅눅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손에 쥐면 힘없이 휘어지고 입에 넣으면 입천장에 달라붙어 밥상에 올려도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대로 먹자니 맛이 없어 찬장 구석에 그대로 남아 있기 쉽다.
눅눅해진 김을 마른 팬에 굽거나 전자레인지에 잠깐 돌리는 집도 많은데, 바삭함은 어느 정도 돌아오지만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이 적어 여러 장을 되살리기에는 번거롭다. 다시 구운 김도 결국 밥에 싸 먹는 것 말고는 달리 먹을 방법이 마땅치 않아, 많이 남은 김을 다 먹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눅눅한 김을 잘라 기름에 볶고 끓인 간장 양념에 섞으면 바삭하면서 달짝지근한 김볶음이 되는데, 김부각을 먹는 듯한 식감이라 흰밥 한 그릇을 금방 비우게 된다. 마른김 20~30장으로 15분 안쪽에 끝나는 반찬이라, 오래 두어 손이 안 가던 김을 한 번에 쓰기 좋다.
기름에 볶은 눅눅한 김이 다시 바삭해지는 이유
기름을 두른 팬에 고르게 볶는 잘게 자른 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이 눅눅해지는 것은 아주 얇은 해조류라 공기 중의 습기를 쉽게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봉지를 열어 둔 채 두거나 냉장고를 드나들며 결로가 생기면 금방 물기를 머금어 바삭함이 사라지는데, 이렇게 물기만 들어간 김이라면 열로 수분을 날리는 것만으로 식감이 어느 정도 돌아온다.
수분을 날릴 때 기름을 쓰면 잘게 자른 김 조각 전체에 열이 고르게 닿아 많은 양을 한 번에 볶을 수 있다. 다만 김은 워낙 얇아 조금만 오래 두어도 금방 타기 때문에, 기름은 센불로 달구더라도 김을 넣기 전에 불을 중불이나 약불로 낮춰야 한다. 볶는 내내 빠르게 풀어 주어야 타는 곳 없이 고르게 익는다.
양념을 따로 끓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인데, 볶은 김에 간장을 바로 부으면 양념이 닿은 부분만 젖어 덩어리로 뭉치고 설탕도 다 녹지 않는다. 간장과 설탕을 먼저 끓여 두면 양념이 고르게 어우러지므로, 김을 먼저 볶아 덜어 두고 양념을 나중에 끓이는 순서를 지키는 것이 좋다.
눅눅해진 김을 바삭하게 볶는 방법
가위로 2cm 크기로 자른 마른김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른김 20~30장과 포도씨유 반 컵, 간장과 설탕 각 3큰술, 맛술 1큰술, 통깨를 준비한다. 김은 먼저 한 장을 4등분한 뒤 가위로 2cm 크기로 자르는데, 눅눅한 김은 조각끼리 잘 붙으므로 손으로 한 번 털어 떼어 놓아야 볶을 때 뭉치지 않는다. 곰팡이가 보이거나 쩐내가 나는 김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흰 쟁반 위에서 서로 떼어 둔 김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넓은 팬에 포도씨유를 붓고 센불에 달군 다음 중불이나 약불로 낮추고 자른 김을 넣는다. 기름이 뜨거우니 김을 조금씩 나눠 넣어 튀지 않게 하고, 젓가락으로 빠르게 풀어 가며 볶는다. 김이 기름을 고루 먹고 만졌을 때 바스락거리는 느낌이 들면 오래 두지 말고 바로 넓은 접시에 덜어 둔다.
볶은 김을 넓은 흰 접시에 덜어 식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제 팬에 간장 3큰술과 설탕 3큰술, 맛술 1큰술을 넣고 중불에서 끓인다. 양념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인 뒤 덜어 둔 김을 넣어 뭉치지 않게 빠르게 섞는다. 양념은 금방 졸아 타기 쉬우므로 김에 색이 고르게 들면 곧바로 불을 끄고 통깨를 뿌려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다 만든 김볶음은 넓은 접시에 펼쳐 완전히 식힌 뒤 물기 없는 밀폐 용기에 담는다. 따뜻할 때 뚜껑을 닫으면 용기 안에 김이 서려 다시 눅눅해지기 쉽다. 습기와 햇빛을 피해 서늘한 곳에 두고 일주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잘 됐는지는 다 식은 뒤 젓가락으로 집어 보면 알 수 있다. 한 덩이로 들리지 않고 조각조각 떨어지면서 씹을 때 바스락 소리가 나면 제대로 된 것이고, 쓴맛이 돌면 볶을 때 불이 셌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