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국이 난 원목 도마 표면을 손끝으로 살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장철이 다가오면 배추와 무를 써는 일이 잦아지면서 원목 도마를 꺼내 쓰는 날도 늘어난다. 그런데 오래 쓴 도마를 불빛 아래에서 보면 가는 칼자국이 겹겹이 나 있어 표면이 거칠고, 그 틈에 김칫국물과 양념 색이 배어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보통은 세제를 묻힌 수세미로 힘주어 문지르거나 굵은소금을 뿌려 닦아 보지만, 색은 조금 옅어져도 손끝에 걸리는 거친 느낌은 그대로 남는다. 낡아 보인다는 이유로 새 도마를 사야 하나 고민하게 되는데, 칼자국이 얕은 도마라면 사포와 도마 전용 오일만으로 표면을 다시 매끈하게 정리할 수 있다.
닦아도 거친 느낌이 남는 원목 도마 칼자국
나뭇결을 따라 난 얕은 칼자국이 보이는 원목 도마 표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원목 도마의 칼자국은 칼날이 나무 섬유를 끊고 지나가며 생긴 가는 홈이라서, 홈 양쪽의 섬유가 일어나 표면이 까칠해진다. 이 홈은 겉면보다 아래로 파여 있기 때문에 수세미가 닿는 곳은 홈 주변의 높은 면뿐이고, 홈 바닥에 낀 양념 색과 일어난 섬유는 그대로 남는다.
사포질은 이 높이 차이를 없애는 방법인데, 홈 주변의 표면을 조금씩 갈아 내려 홈 바닥과 높이를 맞추면 칼자국이 얕아지고 일어나 있던 섬유도 함께 다듬어진다. 다만 거친 사포는 나무를 빨리 깎는 대신 자잘한 긁힌 자국을 남기므로, 점점 고운 사포로 바꿔 가며 앞 단계의 자국을 지워야 표면이 매끈해진다.
사포로 갈아 낸 나무는 마른 속살이 드러나 물과 음식 색을 쉽게 빨아들이는 상태가 된다. 그래서 마지막에 도마 전용 오일을 발라 나무 속까지 스며들게 해야 물기가 덜 배고, 다시 칼질을 해도 표면이 쉽게 거칠어지지 않는다.
원목 도마에 난 얕은 칼자국 지우는 방법
거칠기가 다른 사포와 도마 전용 오일을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거칠기가 다른 사포 서너 장과 식품에 닿아도 되는 도마 전용 오일, 마른 천이다. 사포는 뒷면 숫자가 작을수록 거친데, 120~150번으로 시작해 220번을 거쳐 320번 정도로 마무리하면 집에서 쓰기에 충분하다. 사포를 작은 나무토막에 감아 쓰면 힘이 고르게 들어가 한쪽만 깊게 파이는 일이 줄어든다.
사포질은 도마가 완전히 마른 뒤에 하는 것이 좋다. 젖은 나무는 섬유가 불어 있어 고르게 깎이지 않기 때문에, 설거지한 도마라면 하루쯤 세워 말린 다음 시작한다. 처음에는 가장 거친 사포로 나뭇결 방향을 따라 앞뒤로 가볍게 문지르면서, 칼자국이 몰린 가운데만 오래 갈지 말고 도마 전체를 고르게 지나간다.
나무토막에 감은 사포로 도마 결을 따라 문지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손바닥으로 쓸어 보아 걸리던 홈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면 220번, 320번 사포로 차례로 바꿔 같은 방향으로 한 번씩 더 갈아 준다. 사포를 바꿀 때마다 마른 천으로 나뭇가루를 털어 내야 굵은 가루가 다음 사포 밑에 끼어 새 자국을 내지 않고, 마지막에는 물을 살짝 적신 천으로 남은 가루까지 닦아 낸다.
마른 천으로 사포질한 도마의 나뭇가루를 닦아 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표면이 다시 마르면 도마 전용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려 마른 천으로 앞뒷면과 옆면까지 얇게 펴 바른다. 반나절에서 하룻밤 정도 두어 오일이 스며들게 한 뒤 겉에 남은 오일을 천으로 닦아 내고, 손으로 만졌을 때 끈적임이 없으면 다 된 것이다. 식용유는 시간이 지나면 냄새가 날 수 있어 도마 전용 오일을 쓰는 것이 좋다.
손 사포질은 얕은 칼자국에 맞는 방법이라 깊은 홈이 빽빽한 도마는 힘이 많이 들고, 깊게 갈라졌거나 곰팡이가 나무 속까지 번진 도마는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 안전하다. 오일은 표면이 하얗게 말라 보일 때마다 덧바르고, 사포질은 칼자국이 다시 손에 걸릴 때 한 번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