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즙 양념을 곁들인 국물 있는 파무침과 구운 삼겹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지면서 집에서 삼겹살이나 목살을 구워 먹는 날이 늘어나는데, 고기 옆에 곁들일 파무침을 직접 무쳐 보면 고깃집에서 먹던 맛과 어딘가 다르게 느껴지기 쉽다. 간장과 식초만 넣으면 맛이 짜고 시큼하게 튀고, 파채가 양념을 금방 빨아들여 접시 바닥이 말라 버린다.
그래서 설탕을 한 숟갈 더 넣어 맛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설탕은 단맛만 올릴 뿐 양념 양을 늘려 주지 않아 고기를 찍어 먹을 국물은 여전히 모자란다. 물을 부으면 국물은 생기지만 간이 싱거워지고 맛이 밍밍해진다.
고깃집처럼 국물이 자작한 파무침은 양념에 배 간 것을 반 컵 넣어 만든다. 지금 한창 나오는 가을 배를 갈아 대파 3대 분량 양념에 100ml를 섞으면 짠맛과 신맛이 부드러워지고, 국물까지 달큰하게 떠먹을 수 있는 파무침이 된다.
간장과 식초만으로는 국물이 모자란 파무침
국물이 적은 양념에 버무린 가는 파채가 담긴 흰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집에서 만든 파무침이 짜고 시게 느껴지는 이유는 양념 양 자체가 적은 데다 진간장과 식초가 섞이면 짠맛과 신맛이 곧바로 혀에 닿기 때문인데, 파는 가늘게 채 썰수록 겉면이 넓어져 그 적은 양념마저 금세 흡수한다.
설탕은 녹아도 양념 양을 늘리지 못하고, 물은 양을 늘리는 대신 맛을 흐려 놓기 때문에 어느 쪽을 써도 국물과 맛을 함께 맞추기 어렵다. 양념 양을 늘리면서도 맛이 옅어지지 않는 재료를 넣어야 고깃집 파무침에 가까워진다.
배는 과육 대부분이 물이라 갈면 그대로 즙이 되는데, 그 즙에 은은한 단맛이 함께 들어 있어 국물 양을 늘려도 맛이 흐려지지 않는다. 배 간 것을 섞은 양념은 진간장의 짠맛과 식초의 신맛이 부드러워져 넉넉하게 부어도 맛이 튀지 않는다.
붉은 양념에 배 간 것을 섞어 고르게 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파무침 양념에 배 갈아 넣어 국물 내는 방법
껍질과 씨를 뺀 배 조각을 강판에 가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대파 3대에 맞추는 양념은 배 간 것 1/2컵(100ml), 진간장 3큰술, 매실액 1큰술, 식초 2큰술이 기본이고, 여기에 고춧가루와 참기름, 깨를 입맛에 맞게 더한다. 배는 껍질과 씨 부분을 도려내고 강판이나 믹서에 갈아 건더기째 쓰며, 200ml 컵이라면 절반만 채우면 된다.
대파는 흰 부분과 초록 부분을 모두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른 뒤 세로로 가늘게 채 썬다. 채 썬 파는 찬물에 잠깐 담가 끈적한 진액과 아린 맛을 빼고, 체에 밭쳐 물기를 충분히 털어 내야 양념이 묽어지지 않는다.
찬물에 헹군 가는 파채를 체에 밭쳐 물기 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큰 그릇에 배 간 것을 먼저 붓고 진간장, 매실액, 식초를 차례로 넣어 고루 저은 다음 고춧가루를 풀어 양념을 완성한다. 고춧가루가 배즙에 다 풀려 양념 색이 고르게 붉어지면 파를 넣을 준비가 된 것이다.
파채는 먹기 직전에 양념에 넣고 손으로 털듯 가볍게 버무리는 것이 좋은데, 세게 주무르거나 미리 무쳐 두면 파가 숨이 죽어 축 처진다. 고기가 다 구워질 무렵에 무치고 참기름과 깨는 마지막에 뿌린다.
고기 한 점을 파채와 함께 집어 들면 그릇 바닥에 자작하게 고인 양념 국물이 함께 묻어 나오고, 짠맛보다 배의 달큰한 맛이 먼저 입에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