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찜 하나로 밥 한 공기 뚝딱입니다" 가을 배추 반 포기를 '이 방향'으로 놓고 쪄보세요


접시에 담긴 완성된 배추찜과 양념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접시에 담긴 완성된 배추찜과 양념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하순이면 시장에 속이 꽉 찬 가을 배추가 쌓이고, 김장 전에 반 포기쯤 사다가 쪄서 반찬으로 내는 집이 많아진다. 그런데 막상 찜기에서 꺼내 보면 하얀 줄기 쪽은 아직 아삭하게 설어 있고 노란 속잎은 흐물흐물해져, 한 접시 안에서도 씹히는 느낌이 제각각인 경우가 흔하다.

이럴 때는 보통 찌는 시간을 몇 분 더 늘리거나 중간에 뚜껑을 열어 배추를 뒤집어 보는데, 시간을 늘리면 연한 속잎만 더 무르고 뚜껑을 열면 김이 빠져 다시 데워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결국 줄기가 익을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잎은 힘없이 풀어진 배추찜이 되기 쉽다.

배추찜을 고르게 익히는 데는 양념이나 재료를 더하는 것보다 배추를 찜기에 놓는 방향이 먼저인데, 세로로 가른 배추의 초록 겉잎이 찜기 바닥에 닿도록 놓으면 반 포기도 12분이면 줄기까지 부드럽게 익는다.

줄기와 잎이 따로 익는 배추 반 포기

두께가 다른 초록 겉잎과 노란 속잎이 보이는 배추 단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두께가 다른 초록 겉잎과 노란 속잎이 보이는 배추 단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배추 한 포기 안에서도 부위마다 두께와 질감이 다르다. 바깥쪽 초록 겉잎은 햇볕과 바람을 맞고 자라 속잎보다 억세고 두꺼운 편이고, 안쪽 노란 속잎은 얇고 연해서 김이 조금만 닿아도 금방 숨이 죽기 때문이다.

노란 속잎이 아래로 가게 놓으면 찜기 바닥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김을 연한 속잎이 가장 먼저 받고, 억센 겉잎은 위쪽에서 남은 김만 쐬게 된다. 그래서 겉잎이 다 익을 때까지 시간을 늘릴수록 속잎은 점점 더 물러지는 것이다.

초록 겉잎을 바닥에 닿게 두면 순서가 반대가 되는데, 억센 겉잎이 김을 먼저 받아 익는 동안 그 위에 겹친 속잎은 겉잎을 지나 올라온 김으로 천천히 익는다. 그래서 시간을 늘리거나 뒤집기보다 처음 놓는 방향부터 바꾸는 것이 좋다.

배추찜 줄기까지 고르게 찌는 방법

초록 겉잎이 아래로 향하도록 찜기에 나란히 놓은 배추 두 덩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초록 겉잎이 아래로 향하도록 찜기에 나란히 놓은 배추 두 덩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배추찜용 배추는 들었을 때 크기에 비해 묵직하고 겉잎의 초록빛이 진하며 밑동 단면이 하얗고 싱싱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은데, 겉잎이 누렇게 시들었으면 그 한두 장만 떼어 내고 나머지 초록 잎은 그대로 남겨 둔다. 초록 겉잎이 있어야 찜기 바닥에 닿게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추 반 포기는 세로로 한 번 더 갈라 두 덩이로 나누는데, 이때 밑동은 잘라 내지 않아야 찌는 동안 잎이 흩어지지 않는다. 잎 사이에 낀 흙은 흐르는 물에 잎을 살짝 벌려 가며 헹구고, 물기를 가볍게 털어 둔다.

밑동을 붙인 채 잎 사이를 흐르는 물로 헹구는 배추 두 덩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밑동을 붙인 채 잎 사이를 흐르는 물로 헹구는 배추 두 덩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찜기 냄비에 물을 붓고 먼저 끓여 김이 충분히 오른 다음에 배추를 넣는다. 두 덩이를 초록 겉잎이 찜기 바닥에 닿도록 눕혀 겹치지 않게 나란히 놓고, 뚜껑을 닫은 뒤 12분을 그대로 쪄 준다. 중간에 뚜껑을 열면 김이 빠지니 시간이 다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다 쪄진 배추는 뜨거운 김에 손을 데지 않도록 집게로 꺼내 도마에 놓고, 밑동을 잘라 낸 뒤 먹기 좋게 4등분해 접시에 담는다. 그 위에 간장에 청양고추와 홍고추, 대파를 잘게 썰어 넣은 양념장을 끼얹으면 배추의 단맛과 잘 어울린다.

집게로 도마 위 찐 배추를 네 등분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집게로 도마 위 찐 배추를 네 등분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젓가락으로 하얀 줄기의 가장 두꺼운 곳을 눌렀을 때 힘없이 쑥 들어가고, 초록 겉잎이 찢어지지 않은 채 숨만 죽어 있으면 고르게 익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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