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한 도라지나물이 담긴 작은 반찬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부터 11월 사이는 도라지가 맛이 드는 때라 시장에도 흙 묻은 통도라지와 껍질 벗긴 도라지가 많이 나온다. 하얗고 아삭한 도라지를 사 와 나물로 무쳐 상에 올렸는데, 한입 씹자마자 혀끝에 쌉싸름한 맛이 남아 식구들이 젓가락을 잘 대지 않으면 서운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도라지 쓴맛을 줄이려고 흔히 소금을 뿌려 박박 문지르거나 소금물에 한참 담가 두는데, 소금을 많이 쓰면 도라지에 짠맛이 배어 나물 간을 맞추기가 까다로워진다. 그렇다고 쓴맛이 빠질 때까지 물에 오래 담가 두면 도라지 특유의 아삭한 식감이 줄어들어 나물 맛이 밍밍해지기 쉽다.
이럴 때는 소금 대신 설탕을 꺼내 쓰면 된다. 손질한 도라지를 설탕으로 30초 동안 힘껏 주무른 다음 같은 볼에 물을 부어 30분 우리고 흐르는 물에 헹구면, 거슬리던 쓴맛이 한결 덜해져 담백한 도라지나물을 만들 수 있다.
소금물에 담가도 남는 도라지 쓴맛
섬유 결이 보이도록 가른 손질 도라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도라지의 쌉싸름한 맛은 뿌리 안에 든 사포닌 성분에서 나오는데, 이 성분이 껍질 바로 아래뿐 아니라 뿌리 속 섬유 사이에도 고루 들어 있다. 그래서 겉을 물로 씻어 내는 것만으로는 쓴맛이 잘 빠지지 않고, 굵은 도라지일수록 씹을 때 속에서 쓴맛이 배어 나온다.
물에 담가 두기만 하면 물이 닿는 겉면에서만 쓴맛이 조금씩 빠져나오기 때문에, 단단한 도라지 속까지 우러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린다. 쓴맛을 빨리 빼려면 물에 넣기 전에 도라지 겉을 먼저 부드럽게 풀어, 안에 든 쓴맛이 물로 쉽게 빠져나올 수 있게 해 두어야 한다.
설탕으로 주무르면 설탕 알갱이가 도라지 겉을 문지르는 사이 도라지에서 물기가 배어 나오고, 이 물기에 쓴맛이 섞여 함께 나온다. 이 상태에서 물을 부어 우리면 빠져나온 쓴맛이 물로 옮겨 가 훨씬 수월하게 줄어든다. 설탕은 헹굴 때 씻겨 나가니 나물 간을 맞출 때도 부담이 없다.
설탕을 묻힌 도라지를 두 손으로 주무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도라지에 남은 쓴맛 빼는 방법
설탕을 고루 뿌린 도라지가 담긴 유리 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도라지와 설탕, 도라지가 넉넉히 들어가는 볼 하나면 된다. 통도라지라면 껍질을 돌려 벗긴 뒤 굵은 것은 세로로 반이나 네 갈래로 가르고 손가락 길이로 잘라 볼에 담은 다음, 설탕을 도라지 겉에 고루 묻을 만큼 뿌린다.
설탕을 뿌린 도라지는 두 손으로 쥐었다 놓기를 되풀이하면서 30초 동안 힘껏 주무른다. 처음에는 설탕 알갱이가 서걱거리다가 도라지에서 물기가 배어 나와 설탕이 녹으면서 겉이 촉촉하게 젖는데, 이 상태가 되면 주무르기를 멈추면 된다.
주무른 도라지는 다른 그릇으로 옮기지 않고 같은 볼에 도라지가 잠길 만큼 물을 부어 30분 동안 그대로 둔다. 30분이 지나면 우린 물은 버리고 도라지를 체에 밭쳐 흐르는 물에 두세 번 헹구는데, 손으로 만졌을 때 끈적한 설탕기가 느껴지지 않으면 헹굼이 끝난 것이다. 물기를 꼭 짠 도라지는 평소처럼 볶거나 무쳐 나물로 만들면 된다.
체에 밭친 도라지를 흐르는 물에 헹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쓴맛 때문에 도라지나물에 손이 덜 갔다면 이번 가을에는 소금 대신 설탕으로 먼저 주물러 보길 권한다. 쓴맛만 덜어 내도 제철 도라지의 아삭한 식감이 살아나 식구 모두 편하게 먹는 반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