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쌀포대 입구와 가지런한 쌀알을 가까이에서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햅쌀이 나오는 가을에는 10kg, 20kg 쌀포대를 새로 들여놓는 집이 많은데, 막상 포대를 열려고 하면 입구를 꿰맨 실이 단단하게 박혀 있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진다. 손으로 실밥을 잡아당겨 봐도 꿈쩍하지 않으니 결국 서랍에서 가위를 꺼내게 된다.
가위로 윗부분을 잘라 내면 당장은 열리지만, 잘린 종이 가장자리가 너덜너덜해지고 종이 부스러기와 실 토막이 쌀 위로 떨어지기 쉽다. 실밥을 하나씩 뜯어 보려 해도 몇 땀 풀리다 끊어지기를 되풀이해 손끝만 아프고, 입구가 들쭉날쭉해져 쌀을 덜어 낸 뒤 다시 접어 두기도 불편해진다.
쌀포대 입구는 실 한 가닥만 제대로 당기면 가위 없이도 열린다. 한쪽 면 끝의 매듭을 풀고 반대쪽 면의 고리 속 실을 당기면 봉합선이 처음부터 끝까지 연달아 풀리는데, 쌀집에서 포대를 열 때 쓰는 방법이라 한 번 익혀 두면 쌀을 살 때마다 편하게 쓸 수 있다.
한 줄 실과 꼬인 고리로 이어진 쌀포대 봉합선
쌀포대 입구의 곧은 한 줄 실과 반대쪽 고리 봉합선을 나란히 보여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쌀포대 입구를 살펴보면 앞뒤 면의 실 모양이 서로 다르다. 한쪽 면은 실이 한 줄로 곧게 지나가고, 반대쪽 면은 두 실이 꼬이면서 둥근 고리가 사슬처럼 줄지어 이어져 있다. 이 고리 하나하나가 다음 땀의 실을 붙잡고 있어서, 고리가 이어져 있는 동안에는 포대 입구가 단단하게 닫혀 있다.
봉합선 끝에는 실이 빠지지 않도록 매듭이 지어져 있는데, 이 매듭이 묶인 채로 실을 당기면 고리가 오히려 더 조여지기만 한다. 중간을 가위로 끊어도 고리가 서로 물린 채 남아 있어 실이 짧게 토막 나기 때문에, 몇 땀 뜯다 보면 다시 막혀 처음부터 실 끝을 찾아야 하는 일이 반복된다.
반대로 끝 매듭을 먼저 풀어 실 끝을 빼 두면 고리를 붙잡고 있던 실이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 상태에서 고리 속 실을 당기면 맨 끝 고리가 풀리면서 그다음 고리도 차례로 풀려 나가, 봉합선 전체가 한 가닥 실로 술술 빠져나온다. 그래서 어느 면의 어느 실을 먼저 손대느냐가 포대를 쉽게 여는 핵심이다.
풀어 낸 끝 매듭 옆으로 봉합 실 한 가닥이 길게 빠져나오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쌀포대 입구 봉합 실 한 번에 푸는 방법
바닥에 눕힌 쌀포대 입구 한쪽 끝의 개봉 표시와 봉합선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포대를 바닥에 눕혀 놓고 입구 근처에 인쇄된 개봉 표시를 확인한다. 화살표나 '이쪽을 여세요' 같은 표시가 있으면 그쪽 끝에서 시작해야 실이 잘 풀린다. 표시가 없는 포대라면 한쪽 끝에서 먼저 해 보고, 실이 풀리지 않을 때 반대쪽 끝으로 옮겨 가면 된다.
이제 실이 한 줄로 보이는 면을 위로 오게 놓고, 봉합선 끝에 삐져나온 실 끝을 찾는다. 이 실 끝을 마지막 땀에서 살살 빼낸 뒤 묶여 있는 매듭을 손톱으로 벌려 풀어 준다. 매듭이 단단하면 이쑤시개 끝을 매듭 사이에 넣어 벌리면 쉽게 풀리고, 실 끝이 자유롭게 움직이면 준비가 끝난 것이다.
한 줄로 보이는 면의 끝 매듭을 손톱으로 벌려 푸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그다음 포대를 뒤집어 두 실이 꼬여 있는 면이 위로 오게 한다. 같은 쪽 끝의 둥근 고리를 보면 안쪽에 실 끝이 하나 들어가 있는데, 이 실 끝을 잡고 봉합선 방향으로 천천히 당긴다. 제대로 잡았다면 고리가 하나씩 풀리면서 지퍼가 열리듯 봉합선이 따라 풀리고, 실이 중간에 걸리지 않고 끝까지 길게 빠져나온다.
실이 다 빠지면 입구를 덮고 있던 종이띠를 위로 들어 올려 포대를 연다. 당기다가 실이 조여서 멈추면 다른 실을 잡은 것이니, 손을 놓고 한 줄 면의 매듭이 다 풀렸는지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빼낸 실은 쌀에 섞이지 않도록 바로 버리고, 쌀을 덜어 쓴 뒤에는 입구를 두세 번 접어 집게로 집어 두거나 밀폐용기에 옮겨 담는다.
다음에 쌀포대를 열 때는 가위부터 찾지 말고 입구의 실 모양부터 살펴보길 권한다. 입구를 깔끔하게 열어 두면 쌀을 다 먹을 때까지 종이 부스러기 걱정 없이 편하게 덜어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