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간장을 푼 찬물에 마른 미역을 담아 불리는 준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미역국은 재료가 단순해서 손이 덜 가는 국인데, 막상 끓여 놓고 한 숟갈 떠먹어 보면 바다 냄새가 코끝에 남아 영 달갑지 않을 때가 있다. 생일상에 올리려고 아침부터 끓였는데 식구들이 몇 숟갈 먹고 수저를 내려놓으면 더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마른 미역을 맹물에 오래 불려 두고 물을 몇 번이나 갈아 가며 헹구고, 참기름에 한참 볶아 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비린내는 어느 정도까지만 옅어지고, 헹구는 횟수를 늘리면 미역 맛까지 같이 빠져 국물이 멀거니 싱거워지는 쪽으로 간다.
미역을 불리는 물에 국간장을 한 스푼 풀어 두는 것만으로 이 문제가 달라진다. 맹물 대신 간장물에 불린 미역은 비린내가 줄고 국물 맛은 오히려 더 진해지는데, 재료를 따로 사 올 일도 없고 불리는 시간도 평소와 같다.
맹물에 불린 미역에서 바다 냄새가 남는 이유
맹물에 불린 미역과 불린 물이 담긴 유리 볼의 가까운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른 미역의 비린내는 미역이 머금고 있는 바다 특유의 냄새 성분에서 나오는데, 물에 담가 두면 이 냄새가 물로 빠져나오는 동시에 부풀어 오른 미역 속으로 다시 스며든다. 그래서 불린 물만 따라 버려도 미역 자체에는 냄새가 그대로 남아 있다.
여기서 물을 갈아 가며 여러 번 헹구면 냄새는 조금 더 빠지지만 미역이 가진 감칠맛도 같이 씻겨 나가기 때문인데, 비린내를 잡으려고 헹굴수록 국물은 맹탕에 가까워진다. 덜어 내는 쪽으로만 손을 대면 맛까지 함께 덜어 내는 셈이 된다.
국간장을 푼 물에 불리면 반대로 더하는 쪽이 된다. 국간장은 콩을 오래 발효시켜 만든 간장이라 짠맛과 함께 구수한 향이 들어 있고, 이 향과 짠맛이 미역에 배면 바다 냄새가 혼자 도드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불린 뒤에 헹구지 않고 간장물이 밴 그대로 볶는 것이 중요하다.
미역국 끓일 때 미역 비린내 줄이는 방법
국간장을 고루 푼 찬물에 마른 미역을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마른 미역과 국간장뿐이다. 찬물을 받아 국간장을 풀어 고루 섞는데, 2~3인분이면 물 1리터에 1스푼이 적당하다. 더운물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미역이 금방 물컹해져 씹는 맛이 사라진다. 간장물이 섞이면 마른 미역을 10g쯤, 손으로 가볍게 쥐어 한 줌이 조금 안 되는 양을 넣고 15분을 그대로 둔다. 미역은 불면 열 배 가까이 부풀어서 처음에 넉넉히 넣으면 대야가 넘친다.
15분이 지나 미역이 부드럽게 펴지고 손으로 만졌을 때 뻣뻣한 심이 느껴지지 않으면 다 불어난 것이다. 이때 물에 헹구지 않는다. 그대로 건져 두 손으로 가볍게 눌러 물기만 짜낸 다음,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두른 냄비에 바로 넣고 중불에서 2~3분 볶는다.
불린 미역을 두 손으로 가볍게 눌러 물기만 짜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볶다가 미역 색이 진해지고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면 물을 붓고 끓인다. 간장물이 이미 배어 있어 간이 어느 정도 잡혀 있으니, 소금은 처음부터 넣지 말고 국물을 맛본 다음 국간장으로 조금씩 맞추는 것이 좋다. 센 불에서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15분쯤 더 끓인다.
참기름을 두른 냄비에서 불린 미역을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미역을 30분 넘게 불려 두면 국간장을 썼더라도 끓이는 동안 흐물흐물해지니 15분 안쪽에서 끊는 것이 좋다. 간을 약하게 먹는 집이라면 국간장을 반 스푼으로 줄여도 비린내는 덜해진다. 맑게 끓이는 소고기 미역국이든 들기름만 넣는 미역국이든 불리는 방법은 같다.
다음에 미역국을 끓일 때는 미역을 담그는 물에 국간장을 한 스푼 풀어 보길 권한다. 불리는 물을 한 번 바꿔 두는 것만으로 식구들이 수저를 내려놓지 않는 국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