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포트 안쪽 바닥 가장자리에 옅은 하얀 고리가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기포트 뚜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면 바닥에 하얀 자국이 얇게 깔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물만 끓이는 그릇인데도 쓴 지 몇 달만 지나면 바닥 가장자리가 하얗게 일어나고, 심해지면 돌가루처럼 딱딱하게 굳는다. 날마다 물을 끓여 마시는 집이라면 뚜껑을 열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눈에 보이니 수세미를 넣어 문질러 보지만 하얀 자국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는다. 입구가 좁아 손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힘을 주다 보면 바닥을 긁게 될까 싶어 중간에 그만두게 된다. 식초나 구연산을 사 와야 하나 싶지만 그것만 사러 나가기도 번거롭다.
그런데 마시다 남아 김이 빠진 콜라를 부어 한 번 끓이는 것만으로도 같은 자리가 지워진다. 버리려고 둔 콜라 한 컵이면 되니 따로 사러 나갈 것도 없고, 바닥을 힘주어 긁지 않아도 된다.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전기포트 바닥 하얀 물때
전기포트 바닥의 원형 열판 가장자리에만 옅은 하얀 자국이 남아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기포트 바닥에 생기는 하얀 자국은 때가 아니라 수돗물에 들어 있던 성분이 남은 것이다. 물에는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이 녹아 있는데, 물이 끓어 증발하면 이 성분은 함께 날아가지 못하고 바닥에 가라앉아 그대로 굳는다. 물을 끓인 횟수가 쌓일수록 그 층이 두꺼워진다.
이렇게 굳은 자국은 바닥에 눌어붙은 딱딱한 층이라서 문질러 떨어지는 때와는 성질이 다르다. 게다가 전기포트 바닥에는 물을 데우는 열판이 있어 쇠 수세미로 긁으면 흠집이 남고, 흠집이 난 자리에는 다음부터 하얀 자국이 더 빨리 낀다.
굳은 층은 산성에 닿으면 풀어지는데, 콜라에 든 인산이 바로 산성을 띤다. 알칼리성인 하얀 물때가 인산과 만나면 딱딱하던 덩어리가 풀어져 물속으로 흐트러진다. 그래서 겉을 문질러 떼어 내는 대신 녹여서 흘려보내는 쪽으로 손을 대야 바닥까지 깨끗해진다.
작은 유리컵의 남은 콜라를 전기포트 안으로 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기포트 바닥에 낀 하얀 물때 지우는 방법
콜라와 물을 절반 아래까지만 담은 전기포트가 주방 조리대 위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마시다 남은 콜라 한 컵 정도면 충분하다. 김이 빠져 밍밍해진 것이 오히려 알맞아서 새로 따 둘 필요도 없다. 전기포트에 콜라를 부어 바닥이 잠길 만큼 깔고, 그 위에 물을 더해 포트 절반 아래까지만 채운다. 물을 가득 채우면 끓을 때 거품이 뚜껑으로 넘친다.
뚜껑을 닫고 전원을 켜서 한 번 끓인다. 콜라는 물보다 거품이 많이 올라오니 끓는 소리가 커지면 옆에서 지켜보다가 거품이 입구까지 차오르기 전에 전원을 끈다. 그다음에는 뚜껑을 덮은 채 20분에서 30분쯤 그대로 둔다. 바닥의 하얀 자국이 옅어지고 물이 뿌옇게 흐려지면 녹을 만큼 녹은 것이다.
뜨거운 콜라를 따라 버릴 때는 손등에 튀지 않게 포트를 몸에서 떨어뜨려 기울인다. 콜라를 비운 다음 부드러운 수세미나 주방 솔로 바닥을 가볍게 문지르면 불어난 자국이 닦인다. 이어서 맑은 물로 서너 번 이상 헹구는데, 손으로 바닥을 만졌을 때 끈적거림이 없어야 헹굼이 끝난 것이다.
부드러운 노란 수세미로 비운 전기포트 바닥을 가볍게 닦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지막으로 맑은 물만 절반쯤 채워 한 번 더 끓이고 그 물은 그대로 버린다. 콜라의 당분이 남으면 다음에 끓인 물에서 단맛이 돌고 끈적한 자국이 새로 생긴다. 유리 포트라면 콜라를 붓기 전에 포트가 완전히 식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뜨거운 유리에 찬 음료를 부으면 금이 갈 수 있다.
전기포트 바닥에 하얀 자국이 보이기 시작하면 한두 달에 한 번쯤 마시다 남은 콜라를 버리기 전에 이렇게 써 보길 권한다. 포트 바닥을 챙기는 일은 식구들이 날마다 마시는 물이 지나가는 자리를 챙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