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음식 냉장고에 넣기 전 '이것'부터 하세요"…'이 순서' 기억하면 배탈 걱정 없습니다


넓고 얕은 흰 접시에 동그랑땡과 동태전을 겹치지 않게 한 겹으로 펴 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넓고 얕은 흰 접시에 동그랑땡과 동태전을 겹치지 않게 한 겹으로 펴 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추석을 앞둔 전날 부엌은 온종일 불 앞이다.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치고 갈비찜까지 안치고 나면 큰 솥과 쟁반마다 음식이 수북하게 쌓인다. 차례상에 올릴 몫과 식구들이 나눠 먹을 몫을 한꺼번에 만들다 보니, 만들어 놓은 음식은 대부분 다음 날까지 그대로 보관해야 한다.

이때 거의 모든 집이 같은 방법을 쓴다. 뜨거운 음식을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된다는 말을 오래 들어 왔기 때문에, 솥이나 쟁반째 그대로 두고 김이 완전히 가실 때까지 기다린다. 손님상 준비에 정신이 없다 보면 그대로 서너 시간이 지나기도 하고, 아예 밤새 부엌에 두었다가 아침에야 냉장고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명절이 지나고 배탈이 나는 일은 대개 이 사이에서 생긴다. 문제는 뜨거운 음식을 넣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식히는 데 걸리는 시간인데, 조리를 마친 음식은 2시간 안에 식혀 냉장고에 넣는 것이 기준이다. 넓은 그릇에 얇게 나눠 담기만 해도 이 시간은 충분히 지킬 수 있다.

한 솥에 쌓아 둔 명절 음식이 늦게 식는 이유

스테인리스 쟁반 위에 전을 여러 겹으로 포개어 수북하게 쌓아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스테인리스 쟁반 위에 전을 여러 겹으로 포개어 수북하게 쌓아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음식이 상하는 것은 미지근한 온도에 오래 머물 때다. 갓 조리를 마친 음식은 뜨겁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내려가는데, 이 내려가는 구간이 길어질수록 음식에서 군내가 나고 맛도 빨리 떨어진다. 같은 전이라도 금방 식혀 넣은 것과 밤새 두었다 넣은 것은 다음 날 데웠을 때 맛이 확연히 다르다.

명절 음식이 유독 늦게 식는 이유는 양이 많고 두껍게 쌓여 있기 때문인데, 열은 음식이 공기와 닿는 겉면에서만 빠져나간다. 전을 쟁반에 열 장씩 포개 두면 가운데 낀 전은 위아래가 모두 다른 전에 막혀 있어 몇 시간이 지나도 미지근하고, 국물이 자작한 갈비찜을 솥째 두면 속은 더 오래 뜨끈하게 남는다.

반대로 같은 음식을 넓은 접시에 한 겹으로 펴 놓으면 공기와 닿는 면이 몇 배로 늘어나 열이 훨씬 빨리 빠진다. 솥에서 두 시간 넘게 걸리던 것이 얇게 나눠 담으면 30분에서 한 시간 사이에 손이 편하게 닿을 만큼 내려간다. 그러니 다 식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빨리 식는 모양으로 담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같은 시금치나물을 한 그릇에 수북이 담은 것과 두 접시에 얇게 나눠 편 것을 나란히 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같은 시금치나물을 한 그릇에 수북이 담은 것과 두 접시에 얇게 나눠 편 것을 나란히 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명절 음식 2시간 안에 식혀 냉장고에 넣는 방법

불에서 막 내린 전을 넓은 채반에 한 장씩 겹치지 않게 옮겨 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불에서 막 내린 전을 넓은 채반에 한 장씩 겹치지 않게 옮겨 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필요한 것은 바닥이 넓고 얕은 접시나 쟁반, 그리고 뚜껑이나 랩 같은 덮개뿐이다. 담는 두께는 3센티미터를 넘지 않게 잡고, 조리를 끝낸 시각부터 2시간을 센다. 전이나 부침은 불에서 내리자마자 채반이나 넓은 접시에 겹치지 않게 한 장씩 펴 놓는 것이 좋다.

나물은 한 그릇에 수북이 담지 말고 두세 그릇에 나눠 얇게 펴고, 갈비찜이나 잡채처럼 양이 많은 음식은 먹을 만큼씩 통 여러 개에 나눠 담되 뚜껑은 아직 덮지 않는다. 나눠 담은 음식은 가스레인지 옆처럼 더운 자리를 피해 바람이 통하는 곳에 두고, 창을 열어 두거나 선풍기를 약하게 돌려 두면 식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갈비찜을 사각 밀폐용기 세 개에 나눠 담고 뚜껑은 옆에 따로 놓아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갈비찜을 사각 밀폐용기 세 개에 나눠 담고 뚜껑은 옆에 따로 놓아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그릇 바닥을 손등으로 짚었을 때 뜨겁지 않고 미지근하면 다 식은 것이니, 그 상태에서 덮개를 덮어 냉장고에 넣는다. 덮개는 음식이 마르지 않게 막아 주니 뚜껑이든 랩이든 상관없다. 차가워질 때까지 기다리다 2시간을 넘기는 것보다, 미지근할 때 덮어서 넣는 편이 안전하다.

냉장고에 넣어 둔 명절 음식은 꺼내서 바로 먹지 말고 반드시 다시 데워 먹는다. 전은 팬에 한 번 더 지지고 갈비찜이나 국은 팔팔 끓여 낸다. 두껍게 썬 고기는 냉장에서 1~2일을 넘기지 않고, 다진 고기는 냉장 1~2일에 냉동이라도 2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성묘나 차례 때문에 음식을 들고 나설 때는 아이스박스에 아이스팩을 함께 넣어 10도 이하를 유지한 채 옮긴다.

올 추석에는 다 식기를 기다리는 대신 넓은 그릇에 나눠 담아 2시간 안에 냉장고에 넣어 보길 권한다. 온종일 불 앞에서 만든 음식을 명절 마지막 날까지 처음 맛 그대로 먹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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