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통 얼룩 제거 / 사진=더카뷰 |
김치나 김칫국물, 토마토소스를 담았던 플라스틱 통은 깨끗이 씻어도 빨간 얼룩이 그대로 남는다. 세제를 묻혀 박박 문지르고 수세미로 닦아도 좀처럼 빠지지 않아, 결국 물든 채로 쓰거나 보기 싫어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빨간 얼룩은 힘으로 닦을 것이 아니라, 햇볕에 며칠 두는 것만으로 사라진다.
비밀은 얼룩의 정체에 있다. 김치와 고춧가루, 토마토, 당근 같은 붉고 주황빛 나는 식재료에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가 들어 있다. 이 색소가 플라스틱에 배어들어 빨간 얼룩으로 남는 것인데, 문제는 이 색소가 물에 녹지 않는 지용성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물과 세제로 아무리 씻어도 빠지지 않는다.
물로 안 되는 데는 이유가 있으니,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다행히 카로티노이드에는 한 가지 약점이 있다. 햇빛에 약하다는 것이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색소 구조가 분해되며 색이 옅어진다. 물로는 못 빼는 얼룩을, 햇빛이 대신 분해해 주는 셈이다.
씻어서 햇볕에 며칠 두기
김치통 얼룩 제거 / 사진=더카뷰 |
방법은 더없이 간단하다. 빨간 얼룩이 밴 플라스틱 통을 평소처럼 물과 세제로 한 번 씻어 음식물 찌꺼기와 기름기를 걷어 낸다.
그런 다음 헹군 통을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뚜껑을 열어 둔 채로 둔다. 베란다나 창가, 마당처럼 볕이 오래 드는 자리가 좋다.
그대로 2~3일쯤 두면, 물과 세제로는 꿈쩍도 않던 빨간 얼룩이 눈에 띄게 옅어지거나 깨끗이 사라진다. 얼룩이 심하면 며칠 더 두면 된다.
김치통 얼룩 제거 / 사진=더카뷰 |
통 안쪽까지 햇빛이 고루 닿도록 가끔 방향을 돌려 주면 더 고르게 빠진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이어지면 효과가 더디니, 맑은 날을 골라 내놓는 것이 좋다.
이 방법의 또 다른 장점은 청소가 덤으로 된다는 것이다. 햇빛의 자외선은 색소를 분해하는 동시에 살균 효과가 있어, 통에 밴 세균과 냄새까지 함께 줄여 준다. 얼룩을 빼면서 소독과 탈취까지 되는 일석삼조인 셈이다.
빨간 얼룩이 잘 배는 반찬통이나 도시락통을 여러 개 모아 한 번에 볕에 내놓으면, 손 하나 안 대고 통째로 관리할 수 있다.
조금 더 빨리 빼고 싶다면
김치통 얼룩 제거 / 사진=더카뷰 |
급하게 써야 해서 며칠을 기다리기 어렵다면, 햇볕에 두기 전에 손질을 더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카로티노이드가 지용성이라는 점을 이용해, 얼룩 부위에 식용유를 살짝 발라 닦아 내면 색소 일부가 기름에 풀려 옅어진다. 기름으로 한 번 닦은 뒤 세제로 씻고 햇볕에 두면 한결 빨리 빠진다.
베이킹소다도 보탬이 된다. 키친타월에 베이킹소다를 묻혀 얼룩 위에 10분쯤 덮어 두면, 알칼리 성분이 색소를 흡착하고 분해해 얼룩이 옅어진다.
이렇게 애벌로 손을 본 뒤 햇볕에 마무리하면, 빨간 얼룩이 더 빠르게 사라진다. 쌀뜨물에 잠시 담갔다 햇볕에 말리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마침 쌀을 씻을 때 곁들여 시도해 볼 만하다.
김치통 얼룩 제거 / 사진=더카뷰 |
한 가지 알아 둘 점은, 햇빛에 오래 두는 것이 플라스틱 자체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얇거나 오래된 플라스틱은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면 약해지고 변형될 수 있으니, 얼룩이 빠진 뒤에는 바로 그늘로 들여놓는 것이 좋다. 색이 잘 배는 음식은 애초에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으면 얼룩 걱정이 줄어든다.
빨간 플라스틱 얼룩은 박박 닦을 것이 아니라, 씻어서 햇볕에 2~3일 두기. 급하면 식용유나 베이킹소다로 애벌 손질을 더하면 된다. 수세미질로 흠집만 내던 빨간 통을, 자외선이 깔끔하게 되살려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