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와 아몬드를 작은 지퍼백에 나눠 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지면서 견과류를 큰 봉지로 사 두는 집이 많은데, 찬장에 두고 한 줌씩 꺼내 먹다 보면 어느 날 호두 한 알에서 오래된 식용유 같은 쩐내가 올라온다. 처음 샀을 때의 고소함은 사라지고 혀끝에 쓴맛까지 남아, 아직 반 넘게 남은 봉지를 다 버려야 하나 싶어진다.
대부분은 봉지 입구를 집게로 집어 두거나 밀폐용기에 옮겨 담는 것으로 보관을 끝낸다. 바짝 마른 식품이라 실온에 두어도 괜찮다고 여기기 쉬운데, 이렇게 두면 몇 주 지나지 않아 호두와 아몬드에서 같은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다 먹기 전에 버리는 양이 생긴다.
견과류는 먹을 분량씩 나눠 공기를 빼고 포장한 뒤 냉장고에 두고, 오래 두고 먹을 분량은 냉동실에 넣어 두면 고소한 맛을 훨씬 오래 지킬 수 있다. 마른 견과류도 찬장보다 찬 곳이 맞는 식품이라서 보관 자리만 바꿔도 쩐내 때문에 버리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찬장에 둔 호두에서 쩐내가 나는 이유
찬장 선반의 집게로 닫은 큰 호두 봉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호두와 아몬드에는 기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 기름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면 조금씩 변하면서 오래된 식용유 같은 냄새를 낸다. 견과류 기름이 변하는 속도는 따뜻하고 햇빛이 드는 곳일수록 빨라져서, 가스레인지 옆 찬장이나 창가 선반에 둔 견과류에서 쩐내가 먼저 난다.
큰 봉지를 집게로 꼭 집어 두어도 쩐내가 나는 것은 봉지를 열 때마다 새 공기가 들어가기 때문인데, 하루에 한 줌씩 꺼내 먹으면 한 달 동안 서른 번 넘게 봉지 안의 견과류 전체가 공기에 닿는다. 큰 봉지째 냉장고에 넣어도 꺼냈다 넣기를 되풀이하면 온도가 오르내리면서 봉지 안에 물방울이 맺혀 눅눅해지기 쉽다.
그래서 고소한 향을 오래 지키려면 낮은 온도와 공기 차단을 함께 챙겨야 한다. 냉장 10도 이하, 냉동 영하 18도 이하에서는 견과류 기름이 변하는 속도가 훨씬 느려지고, 먹을 만큼씩 나눠 두면 아직 먹지 않은 봉지는 열 일이 없어 처음 포장한 상태 그대로 남는다. 다만 이미 쩐내가 난 견과류는 볶거나 데워도 냄새가 돌아오지 않는다.
견과류에 쩐내 생기지 않게 보관하는 방법
일주일 분량으로 나눈 견과류 지퍼백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작은 지퍼백이나 작은 밀폐용기 여러 개면 충분하다. 견과류는 큰 봉지를 처음 뜯었을 때 바로 나누는 것이 가장 좋고, 한 봉지에는 일주일 동안 먹을 분량만 담는다. 하루에 한 줌씩 먹는 집이라면 일곱 줌 정도가 한 봉지에 들어갈 양이다.
지퍼백에 견과류를 담은 뒤에는 바닥에 눕혀 손바닥으로 눌러 가며 공기를 최대한 빼고 지퍼를 닫는다. 지퍼백이 견과류에 달라붙을 만큼 납작해지면 공기가 충분히 빠진 것이고, 겉에 담은 날짜를 적어 두면 어느 봉지부터 먹을지 헷갈리지 않고 바로 꺼내 쓸 수 있어 편하다.
공기를 빼며 납작하게 누르는 견과류 지퍼백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바로 먹을 한두 봉지는 냉장고에 넣고, 나머지는 냉동실 안쪽 깊은 곳에 넣어 둔다. 냉동실 문 쪽은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오르내려서 안쪽이 더 안전하다. 냉장고 봉지를 다 먹으면 냉동실에서 한 봉지를 꺼내 냉장고로 옮기고, 꺼낸 봉지는 실온에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냉동실 안쪽에 넣는 납작한 견과류 지퍼백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먹기 전에는 한 알을 먼저 맛보고, 쓴맛이나 쩐내가 나거나 눅눅해졌다면 그 봉지는 통째로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곰팡이가 보이면 그 알만 골라내지 말고 봉지째 버린다.
지퍼백이 없다면 뚜껑이 꼭 닫히는 작은 유리병에 견과류를 꽉 채워 담아도 되고, 잣이나 땅콩, 피칸처럼 기름이 많은 다른 견과류도 같은 순서로 나눠 두면 된다.